▲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맹연습 중인 미국 양궁 남자대표팀과 이를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이기식 대표팀 감독. 사진출처=런던올림픽 홈페이지 |
태권도는 이번 올림픽 출전국 중 12개국에서 한국인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대한태권도협회가 파악하고 있는 런던올림픽 출전 감독들은 방영인(멕시코), 최영석(태국), 김천구(일본), 민신학(아프가니스탄), 김효주(이집트), 오선택(카자흐스탄), 윤순철(이탈리아), 금시환(나이지리아), 백무종(우즈베키스탄), 이정배(아제르바이잔·남), 박선미(아제르바이잔·여), 하태경(미국·남), 그리고 김준규(미국·여)를 포함한 13명이다. 또한 미국은 태권도대표팀 단장에 용인대 출신의 김우섭 씨를 선임했다.
▲ 민신학 아프간 감독 |
민 감독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아프가니스탄 올림픽 첫 동메달의 주인공인 로훌라 니크파이를 내세워 올림픽 두 번째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민 감독의 수제자 니크파이는 대한체육회가 런던 현지에서 운영하는 코리아하우스 홍보대사로 위촉되어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탈리아 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는 윤순철 감독은 해외 지도자 경력이 화려하다. 1993년부터 뉴질랜드 대표팀 감독을 지냈고 2000년부터 지금까지 이탈리아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윤 감독은 “1992년에 현역 생활을 은퇴했고 우연한 기회에 뉴질랜드 지도자로 가게 되었다”며 “오랜 기간 해외 지도자 생활을 하다보니까 해외정서에 적응이 된 것”이라며 국내 복귀가 쉽지 않음을 밝혔다.
이탈리아 대표팀은 올림픽에 대비해 올해 우석대학교와 수원에서 전지훈련 캠프를 차리고 훈련을 실시했다. 윤 감독은 “한국에서 총 45일간 경희대, 용인대, 수원시청, 삼성S1팀 소속의 우수한 한국 스파링 파트너들과 열심히 훈련했고 이탈리아에서도 한국의 중량급 선수 4명을 스파링 파트너로 초청했다”며 대표팀의 체계적인 훈련 과정을 공개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이탈리아는 태권도에 2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마우로 사르미엔토와 세계랭킹 3위의 카를로 몰페타다. 특히 몰페타는 한국의 차동민과 같은 체급인 80kg급에 출전한다. 윤 감독은 “몰페타 선수는 차동민 선수와 결승에서 만나게 되는 시드배정이다. 작년 경주세계선수권대회 때 두 선수가 대결해 우리 몰페타 선수가 졌다”며 “이탈리아 선수와 한국 선수가 맞붙으면 마음이 정말 아프다. 이번 올림픽에는 만나게 돼도 결승에서 만날 것”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체육계 일각에서는 한국인 지도자들의 해외 진출이 경기력 및 기술력 누출로 이어져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는 가운데 윤 감독은 다른 견해를 드러냈다. 윤 감독은 “한국이 가지고 있는 훈련 방식이나 경기 기술들이 해외에 노출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크게 보면 민간 외교에서 태권도가 발휘하고 있는 힘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며 “나 또한 이탈리아 한인회 수석부회장직을 맡으며 태권도를 통해 한국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며 외교적 측면에서 해외 지도자들의 노고를 바라봐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 이기식 미국 감독 |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의 자리를 수십 년간 굳건하게 지켜 왔기에 한국인 지도자 수요가 급증했고 유수의 한국인 지도자들이 한국을 떠났다. 그 결과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대한양궁협회 반미혜 홍보팀 담당자는 “해외 대표팀 감독 선출은 거의 다 감독들 개인적인 인맥이나 소개로 연결되는 실정이고 감독들도 인사이동 문제를 협회에 보고해야 할 의무는 없다”며 수시로 바뀌는 감독들의 거취를 파악하는 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반미혜 담당자는 덧붙여서 “한국 지도자들이 해외에서 일자리를 제공받고 세계 양궁 경기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는 좋은 현상이지만 외국팀의 한국인 지도자 선임이 자국 내 인력 누출로 이어지고 한국의 고유기술 누출과 실력의 상향평준화를 야기시킨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태권도와 양궁종목 외에도 중국여자하키의 정해일 감독, 일본배드민턴의 박주봉 총감독, 일본여자농구의 정해일 코치 등이 스포츠 한류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다.
차인태 기자 cit020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