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다 9단 합류 ‘천군만마’ KH에너지 우승 후보로…‘젊은 피’ 포진 칠곡·나카네 영입 문경 강세 예상
#외국인 용병제도 부활
출전에 나이 제한을 두고 있는 레전드리그의 이번 시즌 대상은 남자는 50세 이상(1974년 이전 출생), 여자 40세 이상(1984년 이전 출생)이다. 총 32명의 선수 중 여자기사는 3명(권효진 7단, 이영신 6단, 이지현 5단)이다.
참가팀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우승팀 고양시를 비롯해 △스타영천 △의정부 행복특별시 △KH에너지는 그대로 참가하며 여기에 △용인 퓨리움 △Yes 문경 △칠곡황금물류 △의성마늘이 신규 팀으로 합류해 8개 팀이 정규리그 경기를 펼친다.
전반기 오더제, 후반기 지명제로 치렀던 지난해와 달리 올 시즌은 외국인 선수 출전에 따라 전면 오더제로 진행된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해 끊겼던 외국인 용병제도도 부활했다. 이창호 9단의 천적으로 이름을 떨쳤던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 9단과 나카네 나오유키 9단이 출전한다. 나카네 9단은 여자바둑리그 부안팀 감독인 김효정 3단의 형부이기도 하다.
요다 9단을 영입하며 우승후보 영순위로 떠오른 KH에너지 김성래 감독은 “원래 팬데믹 전 함께 뛰었던 조치훈 9단을 다시 맞이하고 싶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았다. 그래서 다음 순위로 다케미야 마사키 9단의 영입을 고려하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요다 9단과 인연이 닿았다. 조건도 국내 기사들과 큰 차이가 없었고, 자국 내 일정만 겹치지 않는다면 최대한 출전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스타영천 팀도 복병 이상"
김성래 감독은 중국 루이나이웨이 9단의 영입도 고려했지만 비자 발급에 어려움이 있어 무산됐다고 했다. 후보 선수 그룹인 4지명에서 요다를 얻은 KH에너지는 단숨에 자타공인 유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김 감독도 굳이 부인하지 않는다.
“1~3지명인 김수장, 안관욱, 장수영 9단만으로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할 거라 봤는데 요다 9단까지 합류했으니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다.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3년 동안 조치훈 사범님을 모셨고, 다시 3년간 서봉수 사범님을 모셨다. 이번엔 또 하나의 레전드 요다 9단까지 합류했으니 제가 복이 많은 감독 같다. 선수 선발이 잘됐으니 우승에 도전해보겠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김성래 감독은 경계해야 할 팀으로 비교적 젊은 피 이상훈 9단(51)과 윤현석(49)이 포진한 칠곡 팀과 김찬우, 김일환, 강훈의 1~3지명에 용병 나카네 9단이 더해진 문경 팀을 꼽았다.
지난해 우승팀 고양시의 한철균 감독의 예상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철균 감독은 “역시 요다 9단이 가세한 KH에너지가 독보적 강팀으로 예상된다. 그 뒤를 칠곡과 문경이 추격할 것으로 보이며, 스타영천 팀도 복병 이상의 역할을 해낼 것”으로 분석했다.
#용병 4지명은 '특혜'?
이날 열린 선수 선발식에서 32명의 선수들이 각자 자기 팀을 찾아갔지만 문제점도 지적됐다. 외국인 선수들을 실력에 관계없이 4지명으로 몰아넣는 것이 맞느냐는 것. 3판 2승제의 경기 방식에서 1지명급 4지명 선수를 보유한 팀은 당연히 다른 팀에 비해 유리할 수밖에 없다.
한 바둑관계자는 “여자바둑리그도 마찬가지지만 현행 선수 선발의 문제는 발군의 실력의 가진 용병 선수를 무조건 4지명으로 데려올 수 있다는 점이다. 3판 2승제로 승부를 가리는데 용병을 4지명으로 쓸 수 있다면 그건 일종의 특혜”라고 지적했다.
그는 “레전드리그의 90%가 지자체 팀들인데 이들은 예산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용병제도를 만들었으니 무작정 뽑으라고만 하면 어떡하나. 예산이 없는데. 이래서는 자금이 부족한 팀들은 들러리가 될 수밖에 없다. 실력을 갖춘 용병은 1지명 그룹에 넣든지, 차라리 선발식을 없애고 전면 구단제를 실시하는 게 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발식을 마친 2023 레전드리그는 8월 11일 개막식을 갖고 14일 고양시와 Yes 문경의 1라운드 1경기로 정규시즌에 들어간다.
2023 쏘팔코사놀 레전드리그 우승팀에는 3000만 원, 준우승팀에는 15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팀 상금과 별도로 승자 70만 원, 패자 40만 원의 대국료가 책정됐다. 생각시간은 각자 30분에 40초 초읽기 5회다.
유경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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