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께 얇아진 슬래브 적용도…최초 설계 반영 안 된 옥상정원 추가 설치
논란이 불거진 곳은 기장군이 국내 최대의 수영장으로 홍보하면서 개장한 정관아쿠아드림파크다. 해당 시설의 옥상층 보 1개와 옥상층과 2층을 연결하는 외부계단의 슬래브가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내용은 기장군의회가 청구한 수영장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통해 확인됐다.
먼저 옥상층 슬래브 보의 경우 철근 배근 간격이 구조계산서상에는 200mm였으나, 실제 시공은 300mm로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배근 간격이 넓어질수록 그만큼 강도는 약해진다. 외부 계단 슬래브의 경우 설계도면에서는 두께가 200mm였으나, 실제 시공에서는 150mm로 줄어들었다.
슬래브의 두께는 더욱 얇아지고 철근의 배근 간격은 상대적으로 커진 셈이다. 결국 옥상층 바닥하중에 대해 슬래브의 내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감사원은 이런 이유로 인해 옥상과 외부 계단 하부에 콘크리트 균열·누수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게다가 최초 설계에는 반영되지 않은 옥상 장미정원이 추가로 설치되면서 그에 따른 하중으로 건축물의 안전성이 더욱 떨어져 균열과 누수를 가속화시켰다는 분석도 나왔다.
옥상 장미정원은 2020년 2월 준공된 설계용역에는 반영되지 않았었다. 준공을 몇 개월 앞둔 2022년 1월 7일 오규석 전 기장군수의 지시로 갑자기 추가로 설치됐다. 이후 오 전 군수의 지시가 있은 뒤 사흘이 지난 1월 10일에 설계변경이 추진됐다. 당시 오 전 군수는 3선 연임 제한으로 퇴임을 앞두고 있었다.
7억 원의 예산이 추가 투입된 장미정원이 하중에 대한 철저한 검토 없이 이같이 급하게 진행되면서 엄청난 손실을 불러왔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건축법에 따르면 수영장 옥상층의 구조 안전성 등을 검토할 때는 건물 옥상 바닥에 작용하는 각종 하중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옥상층의 경우 사람의 출입이 자유로운 공간으로서 사람이 출입한다는 조건과 정원 구간의 식재 하중 등이 동시에 작용한다는 전제 하에서 최대 하중을 적용한 건축물의 구조 안전성이 확인돼야 한다.
이를 위해 건축사 또는 건축구조기술사로부터 건축물 또는 구조물이 안전한지를 확인받아야 하고 설계도서를 일부 변경할 때도 구조검토를 하도록 관련법에 명시돼 있다. 그러나 당시 기장군은 옥상정원 추가 설치에 대한 구조 안전에 관한 객관적인 증빙 없이 단순 ‘옥상 장미공원 조성에 따른 하중 문제가 없다’는 구두 의견만으로 승인 처리했다.
오 전 기장군수의 퇴임을 불과 보름가량 남겨놓은 시점에서 개장한 정관아쿠아드림파크는 총사업비 524억 원이 투입됐으나, 이 같은 요인으로 개장 2개월 만인 지난해 8월 누수와 침수사고로 인해 문을 닫았다. 이후 일부 보수공사를 거쳐 7월에 다시 문을 열었다.
박종철 부산시의원(시민안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다른 무엇보다 기장군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철근 배근 문제가 확인된 만큼, 철저한 보강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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