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부 홍수, 서북부 가뭄, 5개 태풍 피해, 낙뢰 산불까지…이상 고온 현상이 원인, 내년엔 더 심해질 듯
9월 6일 중국 비상관리부는 2023년 8월 한 달간의 전국 자연재해 상황을 발표했는데, 그 피해 규모와 범위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홍수, 가뭄, 태풍, 지진 등이 각지에서 발생했다. 최근 중국을 강타한 대홍수의 전주곡이었던 셈이다.
8월에만 888만 7000명의 이재민이 집을 잃었다. 사망자는 168명이었고, 54만 7000명이 실종됐다. 무너진 집은 8만 2000채, 농작물 피해면적은 2300만 헥타르(ha·700억 평)에 달했다. 직접적인 경제 손실은 342억 위안(6조 2400억 원)으로 추산된다. 간접적인 손실까지 합하면 그 액수는 천문학적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과 과학계에선 2023년 6~8월의 무더위가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았다. 이 기간 전세계 평균 기온은 16.77℃다. 이는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8월만 따지면 16.82℃로 이는 사상 최고치다.
비상관리부가 발표한 8월의 자연재해 사례는 크게 5가지로 나뉜다. 우선 가장 많은 피해를 남긴 중국 동북부 쑹랴오 유역의 홍수다. 8월 한 달간 베이징, 톈진 등에선 태풍 등으로 인해 많은 비가 내렸다. 같은 기간 최대 10배 이상 많은 비가 내린 곳도 있었다. 이는 쑹랴오 유역의 심각한 홍수로 이어졌다.
홍수가 발생하면서 집과 농경지가 침수됐고, 교통과 통신 인프라가 훼손됐다. 이 일대에서만 8월의 직접적인 경제손실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170억 위안(3조 원)가량의 피해가 났다. 홍수 사망자 역시 160명으로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두 번째는 서북지역의 가뭄이다. 중국의 동북부가 홍수로 고통을 겪는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지속적인 고온, 적은 강우량으로 서북지역은 많은 피해를 입었다. 이곳의 저수지는 대부분 말라 있는 상태다. 하천 유입량 역시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역대급 가뭄으로 식수가 부족한 것은 물론, 농업과 축산업에 차질을 빚었다. 이 지역에서 물은 곧 생존이 됐다. 268만 명이 물 부족으로 손해를 입었다고 파악됐다. 농작물 피해 면적이 1280만ha(380억 평)에 달하는 것도 가뭄 때문이었다. 이는 8월 전체 피해면적 2300만ha(700억 평)에서 절반을 뛰어 넘는 규모다.
세 번째는 6호 태풍 ‘카누’다. 8월 중국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5개였다. 카누를 비롯해 △7호 ‘란’ △9호 ‘술라’ △10호 ‘다비’ △11호 ‘말미잘’이었다. 이 중 카누의 위력이 가장 셌고, 이로 인한 피해도 막심했다. 카누는 7월 말 필리핀에서 생성돼 8월 10일경 중국의 랴오닝 연안에 상륙했다. 동북부 지방에 많은 비를 뿌렸고, 쑹랴오 유역의 하천들이 넘쳤다. 카누는 앞서 언급한 쑹랴오 유역 홍수의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네 번째는 대기 불안에 따른 갑작스러운 날씨다. 우박, 소나기, 토네이도 등이다. 이 역시 고온 현상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8월에만 전국적으로 4차례 이상 번개를 동반한 우박이 쏟아졌다. 8월 13일엔 장쑤성 다펑구에서 토네이도가 발생해 2명이 목숨을 잃는 사건도 있었다.
이러한 재해는 사전에 전혀 대비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많은 피해가 날 수밖에 없었다. 우박 등으로 인해 많은 농경지와 주택이 훼손됐다. 우박으로 인한 사망자는 8명으로 집계됐다. 경제적 손실은 11억 위안(2000억 원)으로 파악됐다. 많은 중국인들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재해에 대해 많은 우려와 두려움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산불과 지진이다. 8월에만 네이멍구 21건, 헤이룽장성 14건 등 총 36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는 모두 낙뢰로 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뭄 지역에서도 다양한 규모의 산불이 났다.
8월에만 중국 본토에선 규모 4 이상 지진이 11번 발생했다. 8월 6일 산둥성에서 발생한 규모 5.5 지진은 이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것이었다. 이 지진으로 산둥성의 2900채 주택이 파손됐고, 2억 3000만 위안(418억 원)의 경제 손실을 입었다.
문제는 올해가 가장 더운 해가 될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많은 기후 단체들은 앞으로 더욱 지구의 온도는 올라갈 것이고, 이로 인한 자연재해 역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한다. 또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재해가 발생할 것으로도 점친다.
유럽연합(EU) 기후감시기관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국에 따르면 2023년 8월의 평균 온도인 16.82℃는 지구의 임계점(저온상으로 존재할 수 있는 한계 온도)이라고 한다. 올해보다 온도가 올라가면 지구가 버티기 어렵다는 뜻이다.
평소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온실가스 등의 문제점을 비판해온 한 유명 블로거는 이번 비상관리부 발표 후에 “엘니뇨는 지구의 재앙이다. 내년엔 더욱 기온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예측할 수 없는 돌발 기후와 자연 재해가 인간사회, 생태계를 점점 파괴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
“기시다와 밤늦도록 음주, 김건희가 말려” 일본 언론 ‘계엄 윤석열’ 재조명
온라인 기사 ( 2024.12.05 11:29 )
-
“간섭하지 마세요” 일본 대표 천재 ‘오타니·후지이’ 부모의 공통점
온라인 기사 ( 2024.11.07 13:48 )
-
“한류 꺾일 기미 안 보여” 한강 노벨문학상 계기로 세계 언론 K문화 재조명
온라인 기사 ( 2024.10.17 1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