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터지는 티케팅’ 속 부모·자녀 소통 싹트고…SBS 예능 ‘미우새’ 출연하자 모벤져스 열광
#대기자만 60만…진정한 ‘피케팅’
임영웅은 오는 10월부터 5개 도시를 도는 2023 전국투어 콘서트 ‘IM HERO’(아임 히어로)를 진행한다. 이를 앞두고 9월 14일 서울 공연 티켓 예매 창구가 오픈됐다. 필자가 직접 참여해 본 임영웅 공연 티케팅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오후 8시 예매 시작을 앞두고 예매창은 ‘버벅’거리기 시작했다. 역시나 오후 8시가 되자 ‘일시적인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다시 시도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팝업창이 떴다. 서버가 몰려드는 접속자를 감당하지 못한 탓이다. 다시 접속했을 때 대기자수는 20만 명이 넘었다.
이번 서울 공연은 총 6회 진행된다.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이 1회당 최대 1만 5000명을 수용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9만 명이 입장할 수 있다. 20만 명의 대기자가 인당 2장씩 예매한다고 해도 이미 한도 초과다. 결국 장렬히 ‘전사’했다.
9월 15일 임영웅의 소속사 물고기뮤직은 “임영웅의 콘서트 티켓 예매 트래픽이 단 1분 만에 최대 약 370만을 달성했다. 이는 인터파크 역대 최대 트래픽”이라고 밝혔다. 예매에 실패한 이들이 온라인상에 인증한 사진을 보면, 대기자가 60만 명이 넘는 경우도 있었다. 왜 ‘피케팅’(피 터지는 티케팅)이라 불리는지 재차 입증됐다.
임영웅 공연 티켓 예매 경쟁은 더 이상 팬들끼리 즐기는(?) ‘그들만의 문화’가 아니다. 14일 예매가 끝난 뒤 15일 여러 종편 뉴스채널에서는 이 소식을 앞다투어 다뤘다. MBN ‘뉴스파이터’는 티켓 예매에 성공하고 실패한 이들의 경험담을 전달하기도 했다.
임영웅의 팬은 중장년층에 몰려 있다. 대다수가 스마트폰을 사용한다손 치더라도 60∼70대 부모 세대가 촌각을 다투는 티케팅에 참여하긴 무리다. 결국 이는 자녀와 손주 세대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마냥 임영웅을 탓할 순 없다. 티켓을 손에 넣으면 이보다 더한 효도가 없기 때문이다. ‘임영웅’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부모와 자녀의 소통의 창구가 열린 셈이다. 이는 임영웅이라는 존재가 일군 분명 가장 값진 성과다.
#시청률 껑충…‘임영웅 효과’ 또 입증
TV에 임영웅이 떴다. 팬들의 엄청난 관심과 동시에 관련 기사가 쏟아졌다. 그 결과는 시청률이라는 성적표로 입증됐다.
임영웅이 출연한 9월 17일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 방송 분량의 시청률은 16.1%(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한 주 전 방송 분량이 기록한 13.0%보다 3.1%포인트 상승했다. 이전 최고 수준이 15% 정도였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 방송된 ‘미운 우리 새끼’ 최고 시청률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분당 최고 시청률은 18.9%까지 치솟았다.
원래 임영웅은 TV 친화적인 스타였다. ‘미스터트롯’ 이후 1년 반 동안 계약을 맺은 TV조선의 예능 ‘뽕숭아학당’, ‘사랑의 콜센타’ 등에 매주 출연했다. 그런 그가 계약 종료와 동시에 사라졌다. “원래 예능을 어려워했다”던 그의 자연스러운 행보였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박탈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KBS 단독쇼나 ‘마이 리틀 히어로’를 통해 소통했으나 팬들의 갈증은 여전했다. 그러니 그의 오랜만의 예능 나들이는 팬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됐다.
임영웅과 소속사의 전략 역시 돋보였다. 왜 ‘미운 우리 새끼’가 시작이었을까. 일요일 밤 시간대 방송되는 ‘미운 우리 새끼’는 현재 송출되는 지상파 예능 가운데 최고 수준의 시청률을 구가하고 있다. 그만큼 노출도가 높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프로그램에는 스타의 어머니들 즉 ‘모벤져스’가 고정 패널로 참여하고 있다. 그들 모두 임영웅의 팬이다. 그가 스페셜 MC로 등장하자마자 “실물이 너무 예쁘다” “눈앞에서 본다는 걸 상상도 못했다” “미우새가 대단하다” “박수를 아무리 쳐도 이게 아깝지 않네” 등등의 찬사가 쏟아졌다. 그의 팬 층을 공략할 수 있는 더없이 적절한 프로그램이었던 셈이다.
이제 임영웅은 tvN 예능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놀토)으로 눈을 돌렸다. 조만간 녹화를 진행한 뒤 10월 방송 예정이다. ‘놀토’는 요즘 MZ세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더 이상 ‘트롯 가수’가 아닌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는 가수로서 젊은 세대까지 품겠다는 임영웅의 계산이 깔린 행보라 볼 수 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노래의 가사를 받아 적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가수인 그가 참여하기 적합한 프로그램이다.
임영웅은 최근 데뷔 7년차를 맞았다. 통상 유명 K팝 그룹들이 ‘7년차 징크스’를 겪으며 해체하거나 각자의 길을 가는 반면 임영웅은 더 높이 올라갈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역대 한국 가요계에서 전무후무한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고 평가받는 그의 다음 걸음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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