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다니는 이탄 습지가 교각 가로막아…주민들 배 수십 척 동원해 이동 작전 펼쳐
1923년 커다란 습지가 범람하면서 만들어진 치페와 호수에는 그후 많은 이탄 습지가 만들어졌다. 이탄이란 식물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 등이 나무나 퇴적물, 물 등에 의해 압축되어 형성된 것으로 전체의 90%가 물이기 때문에 진흙처럼 보인다. 이탄이 쌓여서 만들어진 습지를 가리켜 이탄 습지라고 한다.
치페와 호수의 이탄 습지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각종 식물이 자라면서 마치 섬처럼 호수에 떠있게 됐다. 섬들의 크기는 저마다 다르다. 오래된 섬들은 바람이 불면 돛 역할을 하는 나무가 자라면서 호수 위를 이리저리 둥둥 떠다니기도 한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섬은 호수 서쪽에 위치한 ‘포티 에이커 보그(Forty Acre Bog)’라고 불리는 습지다. 문제는 이 거대한 섬이 때때로 호수의 동쪽과 서쪽 사이의 유일한 통로인 다리를 가로막는다는 사실이다. 이런 까닭에 지역 주민들은 늘 신경을 곤두세우고 시시때때로 섬의 위치를 조정하고 있다. 현지 주민인 데니 레이즈는 “아침에 호수에 오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게 바로 이 섬의 위치다”고 말했다.
이 덩어리를 옮기는 유일한 방법은 배를 이용하는 것이다. 한 척이 아니라 수십 척의 배가 바람을 등에 업고 한마음으로 섬을 밀어내야 한다. 지난해에는 25척의 배가 동원돼 떠다니는 섬을 다리에서 멀리 밀어냈다. 이 지역 남성은 ‘노던뉴스나우’에 “우리는 매년 이렇게 하고 있다. 뒤에서 바람이 불 때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임의로 습지를 제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포티 에이커 보그’와 같은 떠다니는 섬들은 다양한 동물 종들의 서식지이기 때문에 법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 출처 ‘노던뉴스나우’.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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