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간이검사 음성, 모발검사 음성 가능성도…GD 자진출석 의사 밝히며 공개적으로 혐의 부인
추가 수사 대상 연예인이 없다는 얘기는 10월 30일 정례 간담회에서 나온 답변인데 이 자리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은 “현재 수사 대상자는 10명으로 이선균 씨를 포함해 5명을 입건했고 나머지 5명은 입건 전 조사 단계”라며 “관련자 진술 확보, 휴대전화 포렌식, 압수수색 등으로 신속하게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입건된 이들 가운데 연예인은 이선균과 지드래곤 등 2명, 나머지 3명은 유흥업소 실장 A 씨와 유흥업소 종업원, 그리고 의사다.
이선균의 이름이 알려진 뒤 다양한 연예인 이름이 거론되며 각종 리스트가 난무했다. 유흥주점발 마약 사건의 중심은 구속된 유흥업소 실장 A 씨로 알려졌고,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등이 A 씨의 단골, 다시 말해 회원으로 알려지면서 각종 마약 리스트는 더욱 힘을 받았다. 경찰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모른다는 위기론이 연예계에 퍼져나가기도 했다.
그렇지만 늘 그렇듯 이런 리스트는 신빙성이 떨어진다. 마약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일부 연예인들은 바로 사실무근이라며 공식입장을 냈고, 별다른 공식입장을 내지 않은 연예인들은 평소처럼 연예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각종 리스트에서 언급되지 않았던 지드래곤이 갑자기 입건됐고, 유력하게 언급되던 연예인은 차기작을 발표하며 대비를 이뤘다. 역시 이번에도 각종 리스트는 사실무근의 루머로 귀결되는 분위기였다.
이제 연예계 관련 경찰 수사는 입건된 이선균과 지드래곤에 집중될 예정인데 상당한 난항이 불가피해 보인다. 우선 이선균은 간이 시약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다. 간이 검사는 5∼10일 안에 마약을 했을 경우 양성 판정이 나오는데 이선균의 간이 시약 검사는 10월 28일 오후에 이뤄졌다. ‘톱스타 L’로 이선균 관련 이니셜 보도가 최초 보도된 시점이 10월 19일임을 감안하면 이미 예상된 결과다. 행여 마약 불법 투약을 했을지라도 관련 보도까지 나오기 시작한 상황에서 계속 투약을 이어가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관건은 모발과 소변을 통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정 결과다. 정밀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대략 1개월 정도 걸린다.
현재 이선균은 마약 불법 투약 의혹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10월 28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를 찾으며 포토라인에 선 이선균은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많은 분께 큰 실망감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진실한 자세로 성실하게 수사에 임하겠다”며 “이 순간 너무 힘든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다시 한 번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마약 투약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선균의 변호인 측 역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선균 측이 정밀 검사 결과에서도 음성 판정이 나올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선균이 받고 있는 혐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와 ‘향정’이다. ‘향정’에는 필로폰(메스암페타민)과 MDMA(엑스터시)을 비롯해 프로포폴, 졸피뎀, 미다졸람, 케타민 등의 의료용 진통제 등이 포함된다.
통상 모발검사는 최대 1년이 넘는 기간까지 마약 투약 여부를 알 수 있지만 복용 약물에 따라 차이는 존재한다. 대마와 프로포폴 등은 통상 90일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선균이 대마와 어떤 향정 약물을 불법 투약했는지에 따라 모발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올 가능성도 분명 존재한다.
이선균이 A 씨 등에게 공갈 및 협박을 당해 금품까지 건넸다고 알려졌는데 협박을 당한 시점 이후 마약 불법 투약을 중단했으며, 이 시점이 90일 이전이라면 음성 반응이 나올 수 있다. 물론 현재 상황에선 이선균이 아예 마약 불법 투약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또한 프로포폴이나 졸피뎀, 케타민 등 의료용 진통제가 모발검사에서 검출됐을 경우 병원 처방 등으로 의료 목적이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11월 4일 오후 이선균을 소환해 피의자 신문을 진행한다. 공식입장과 달리 수사에서는 마약 불법 투약에 대해 긍정 또는 부인을 해야 한다. 이선균이 혐의를 부인할 경우 경찰 수사는 복잡해진다. 이후 정밀 감정에서 양성 반응이 나올지라도 이선균 측이 의료용 진통제는 의료 목적이었다며 혐의를 부인할 수 있다. 대마의 경우 초범이고 상습이 아니라면 처벌이 가벼워 양성 반응이 나오면 인정해도 처벌이 무겁지 않다. 유아인은 정밀 검사에서 여러 종의 마약류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지만 대마만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법도 있지만 발부를 확신하기 어렵다. 유아인은 두 번이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한편 지드래곤은 이선균과 달리 공식적으로 마약 불법 투약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게다가 인천경찰청 마약수사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마약 혐의를 적용해 지드래곤의 통신내역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기각했다. 게다가 기각 사유가 치명적인 ‘범죄 사실 소명 부족’이다.
지드래곤 측은 오히려 자진출석 카드를 꺼내들며 적극적인 혐의 부인에 나섰다. 지드래곤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케이원챔버의 김수현 변호사는 10월 31일 입장문을 통해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범죄수사계에 선임계와 함께 자진 출석 의향서를 제출했다”며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없다. 빠른 실체적 진실규명으로 억울함을 조속히 해소하겠다. 일체 자료를 임의제출하고 모발과 소변 검사에도 적극 임하겠다”고 밝혔다. 지드래곤의 경찰 출석은 11월 6일로 예정됐다.
‘마약 리스트’까지 나돌 만큼 세간의 화제를 집중시킨 ‘유흥주점발 마약 사건’이 자칫 화제성에 반해 빈약한 수사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선균과 지드래곤의 혐의 입증이 제대로 이뤄질지 여부도 아직 불투명한 데다 사건 초반 화제를 집중시킨 재벌 3세와 가수 지망생은 여전히 입건하지 않고 내사 중이다.
이번 수사를 두고 너무 빨리 언론 보도가 이뤄진 부분이 아쉽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대개 연예인 마약 사건은 내사를 거쳐 정식 수사로 전환돼 입건이 이뤄지고 간이 검사와 정밀 검사 등도 진행됐을 무렵 언론에 알려진다. 그렇게 화제성이 극대화됐을 때 피의자 신문을 위한 경찰 출석이 이뤄진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사 단계에서 미리 보도가 이뤄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고 경찰 수사가 쫓기듯 진행되는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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