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 논란·코치 성추행 의혹 등으로 현재 운영 중단…전 씨 학원 매널 수강료 ‘월 200만’ 남 씨 통장으로 입금
펜싱 아카데미를 오픈하면서 남현희 씨가 남긴 말이다. 국가대표이자 금메달리스트였던 그의 명성과 열정은 강남 학부모들을 펜싱 학원으로 이끌었다. 승승장구할 것 같던 남현희 아카데미에 새로운 어려움이 닥쳤다. 대표인 남현희 씨가 소속 코치의 성추행을 방관했다는 의혹과 전청조 씨가 운영한 펜싱학원 ‘매널’ 운영을 도왔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 덕에 흥하다 대표 탓에 영업 중단
남현희 씨는 2020년 6월 6일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 본인의 이름을 내건 펜싱 아카데미를 공식 개원했다. ‘남현희 인터내셔널 펜싱 아카데미’는 총면적 70평 규모에 파스트(경기대) 5개, 심판기 5대, 라운지 등을 갖췄다.
수많은 금메달을 목에 건 ‘땅콩 검객 남현희’의 이름값은 아카데미 운영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현희 아카데미에 부유층 자제가 많이 다닌다는 글이 올라왔다. 남현희 아카데미 한 원생의 학부모라고 주장한 작성자는 “(원생 중에) 국내 대기업 3세, 4세 등 10대 아이들이 많고 톱급 연예인 자녀 등 부유층이 많다”고 했다.
근처에서 남현희 아카데미보다 먼저 자리 잡은 한 펜싱클럽 관계자는 “경쟁 업체인 남현희 아카데미가 들어오고 여러 학생들이 그곳으로 옮겨가면서 (저희 펜싱클럽에도) 타격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펜싱이 인기 종목으로 부상하는 흐름도 아카데미를 도왔다. 2021년 7월 28일에는 대한민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도쿄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의외의 수혜자는 다름 아닌 남현희 아카데미였다. 남현희 아카데미 홈페이지는 이날 밤 트래픽이 초과돼 접속이 불가능했다. 펜싱 종목에 대한 인기가 펜싱 교육으로 향한 것이다.
일요신문은 11월 1일 오후 남현희 아카데미에 방문했다. 문이 굳게 닫힌 상태였다. 남현희 씨의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 씨의 사기 의혹이 불거지고 남 씨가 소속 코치의 미성년자 성추행 의혹을 방관했다는 논란이 터진 뒤 10월 26일부터 아카데미 운영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앞서의 펜싱클럽 관계자는 “처음 남현희 아카데미에서 코치 성추행 의혹이 터졌을 당시에 학원을 바꾸고 싶다고 문의했던 학부모는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현희 아카데미가 문을 닫으면서 계속 운동을 해야 할 아이들을 데리고 오려는 학부모 상담이 점점 늘어나는 분위기다. 이전에 (남현희 아카데미로) 학원을 바꿨던 학부모들에게도 연락이 온다”고 말했다.
11월 2일 디스패치는 성폭력 가해자이자 남현희 펜싱 아카데미에서 근무한 J 코치의 행적을 자세히 보도했다. 고등학생 A 양을 성추행한 것으로 알려진 J 코치는 지난 7월 8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J 코치는 A 양에게 성폭력은 물론 폭언, 폭행도 일삼았고 가스라이팅까지 했다.
남현희 씨는 A 양에 대한 J 코치의 성폭력 가해 사실을 전해 들었으나 외면했다. 1차적인 분리 조치조차 하지 않았다. A 양의 가족은 “J 코치 징계는 없었다. 그룹 레슨을 했기 때문에 같은 공간에서 마주칠 수밖에 없었다”면서 “남현희 대표가 분리 조치만 제대로 해줬다면”이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2023년 4월 열린 펜싱대회에서 J 코치는 화장실에 들어가는 A 양을 발견하고 몰래 따라가 뒤에서 껴안았다. A 양은 대회장 안에서 무서워 불안에 떨었고, 그동안 성추행 피해 사실을 숨겨왔던 어머니에게 지금까지 발생했던 모든 일을 털어놨다.
A 양의 어머니가 6월 남현희 씨에게 연락하자 남 씨는 이미 성추행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처음 듣는 얘기인 것처럼 행동했다. 게다가 A 양에게 새로운 코치를 소개해 주고 대학 입학에 도움을 주겠다는 등 본질에서 벗어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피해 학생 부모는 J 코치의 극단적 선택으로 사건이 종결된 뒤 남현희 씨로부터 연락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최근 피해 학생들을 불러 사실 관계를 확인했으며, 남 씨의 개인 사정과 관계 없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널 학원’은 또 뭐길래
남현희 아카데미가 전청조 씨의 펜싱학원 ‘매널’을 홍보해주는 역할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11월 2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전청조 씨는 ‘매널’이라는 펜싱학원을 운영해 고위층 자녀 위주로 수강생을 받았다. 매널의 수강료는 남현희 펜싱 아카데미보다 수십만 원 더 비싼 월 200만 원이며 수강료는 남현희 씨 통장으로 입금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업도 남현희 아카데미에서 진행됐다. 남현희 씨는 직접 학부모에게 매널의 고급 레슨을 받으라며 등록을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현희 씨가 성추행 피해자 가족에게 해결책으로 언급한 ‘새로운 코치’ 역시 전청조 씨가 차린 ‘매널’ 펜싱학원 소속이었다.
일각에서는 전청조 씨가 매널 수강생들에게 해외 대회 프로그램을 권하면서 고액을 요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남현희 씨는 ‘매널’의 실체와 공동운영 의혹에 관한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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