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사회적 안전망 통해 자살 문제 해결 나서
- "사회구성원들 관심 조금 더 함께 할 수 있다면 자살 공화국 오명 벗을 것"
[일요신문] #. "사회 전체가 건강한 공동체 회복에 노력해 일부 계층의 열등감, 우울감 등을 감소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한국집단상담학회 전종국 회장(대구사이버대 교수))
#. "자살에 대한 생각 단계에서부터 치료가 이뤄질 경우 자살 예방에 큰 효과가 있어, 우울증 초기 단계부터 정신치료 등의 의학적 도움을 미리 쉽게 받을 수 있는 제도 마련과 인식개선이 중요하다."(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정상원 교수)
#."학교에서 매년 6시간씩 자살예방 의무교육을 하듯, 회사 및 건강보험 공단 등에서 40~50대를 대상해 우울증 검사 및 자살예방 의무교육을 실시할 경우, 40~50대의 우울감 감소 및 자살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대구지역 학교 근무 중인 전문 상담교사 A씨)
- 우리나라 지난해 자살 사망자 1만2906명…OECD 국가 중 1위
자살 문제가 개인 차원을 넘어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국가적 문제가 될 만큼 심각해지고 있다. 정부 역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연간 450억원의 자살 예방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자살 예방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은 9월 우리나라의 2022년 자살 사망자는 1만2906명이며 인구 10만 명당 25.2명으로 OECD 국가 중 1위라고 발표했다. 이를 국가 간 연령표준화 자살률(국제 비교를 위해 OECD 기준인구로 연령 구조 차이를 제거한 표준화 사망률)로 환산할 경우 22.6명으로 OECD 국가 평균 10.6명에 비해 2배 이상 높고, 가장 낮은 그리스(3.9명)에 비해 5배 이상 높으며, 이웃 일본(15.2명)보다 1.5배 높은 수치이다.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특히, 자살 사망자 수가 많은 40대, 50대의 경우는 사회적으로 더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2022년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일평균 40대 6.3명, 50대 6.7명 연간 4808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 자살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이 약 5조 4000억원인 점을 고려해 볼 때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40, 50대의 자살은 다른 연령층보다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스웨덴 연구에 따르면 자살 유족은 일반적인 사망의 경우와 다른 애도 과정과 심리·사회적 고통을 경험하며 일반인 대비 자살위험이 8.3배, 우울증은 7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 또, 한 사람이 자살로 사망할 때 이로 인해 영향을 받는 사람은 최소 5~10명이며 가정의 경제 주체인 40, 50대의 자살은 심리적 어려움에 경제적 어려움까지 더해 자살 유족에게 복합적 문제 발생의 위험이 있다.
실제, 송파구·김포, 대전 유성구, 전남 영암군 등 잇따라 발생한 일가족 사망사건 등에서 보듯 생계를 책임지는 40, 50대 가장의 자살은 죽음에 앞서 다른 가족을 먼저 살해 후 자살이라는 극단적으로 왜곡된 형태가 나타나기도 한다.
한국집단상담학회 전종국 회장은 우리 사회의 자살이 많은 이유에 대해 "개발시대에서는 짧은 기간 급속한 성장(40-50여 년)과 성장의 가속화만큼 빈부 격차와 기득권의 확대 등 상대적으로 극심한 양극화에 따른 삶에 대한 실망과 좌절"이라고 진단한다.
그중 40, 50대의 자살이 늘어나는 이유는 "치열한 경쟁 속에 노력했지만 더 이상 지위나 상승의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절망과 자책감, 우울감을 많이 느끼는 나이가 40, 50대이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결국 자살문제는 개인의 문제보다는 사회적 문제로 찾아가는 것이다.
- 경북도, 지역 맞춤형 자살예방 사업 추진…자살률 감소 '힘 쏟아'
경북도는 '자살로부터 안전한 마음건강 경북 조성'이라는 목표를 정하고 생명안전망 구축, 자살 위해수단 관리, 자살위기 대응 및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지역 맞춤형 자살예방 사업 추진으로 자살률 감소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40대 자살동기 1위, 50대 자살동기 2위인 경제생활 문제 해결을 위해 신용회복위원회와의 연계를 통한 경제위기군 자살예방 지원에 힘쓰고 있다.
또, 자살 사망사건으로 인한 자살 유족의 다방면의 어려움에 대한 지원과 자살 유족의 일상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자살 유족에 대한 심리적 경제적 지원을 펼치고, 자살 사망사건이 발생한 조직과 단체에 대한 사후대응(교육, 상담, 조직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대화기부운동, 전문 교육을 받은 G-공감지기 양성 및 관리 등 마음건강 강화를 통한 40, 50대의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예방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경북도 자살률은 2018년 대비 2.8명(-9.4%) 감소, 2021년 대비 2.2명(-7.6%) 감소했다.
40, 50대의 자살 사망자 수도 2018년 대비 18.5%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사회 구성원들 자살 줄이는 데 적극 함께해야
자살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사회구성원 모두가 자살을 줄이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일본의 경우 2006년 '자살대책기본법'을 제정하고 2021년 8300억의 예산을 쏟아 붓는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꾸준히 노력한 결과 2003년 3만4427명에 이르렀던 자살 사망자 수를 2016년에는 2만1897명으로 36% 감소시킬 수 있었다.
도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세대별, 계층별 맞춤형 원인 분석과 대책 수립으로 자살 인구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어, 사회구성원들의 관심이 조금 더 함께 할 수 있다면 조만간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어 던지고 '함께 살고 싶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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