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주현영 등 신예 스타들 대거 출연…SBS 김유정·송강의 ‘마이 데몬’으로 부진 만회 나서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의 첫 방송일이 11월 24일 밤 9시 50분으로 확정됐다. 첫 방송 일자를 공개한 예고편까지 방송에 노출되기 시작했다. 물론 편성이 바뀔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지만 큰 이변이 없는 이상 11월 24일 첫 방송이 이뤄질 전망이다.
방송사 편성에서 가장 흔한 이변은 대형 스포츠 경기 생중계다. 지금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가 한창이다. 그렇지만 MBC의 한국시리즈 중계 일정에서 금요일과 토요일은 빠져 있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도 11월에 열리는데 목요일과 화요일 경기인 데다 생중계는 TV조선 단독이다. 따라서 11월 24일까지 MBC 금토 드라마 편성에 영향은 전혀 없다.
가장 흔치 않은 이변은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의 연장 방영이다. 과거에는 인기 드라마의 연장 방영이 잦았지만 사전제작제가 자리 잡은 요즘에는 매우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현재 ‘연인’은 연장 방영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인’은 11월 3일에 결방됐다. 이날 KBO 플레이오프 경기 4차전이 열렸는데 MBC가 생중계하는 순서였기 때문이다. 이날 예정됐던 17회 방송은 4일에 방영됐다.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의 첫 방송 예정일인 11월 24일까지 남아 있는 금요일과 토요일은 모두 5번. ‘연인’이 예정대로 20회로 종영하면 11월 18일이 빈다. 대개의 경우 방송사는 이렇게 비는 요일에 종영 드라마를 총정리하는 스페셜 방송 내지는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를 홍보하는 스페셜 방송 등을 편성한다. 현재 MBC는 이런 스페셜 방송 대신 ‘연인’을 1회 연장 방영해 18일에 21회로 종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인’은 MBC 금토 드라마의 암흑기를 끝낸 드라마다. 2021년 ‘검은태양’으로 금토 드라마를 시작한 MBC는 ‘옷소매 붉은 끝동’이 연이어 성공을 거두며 금토 드라마의 강자로 우뚝 섰다. 2022년 상반기에도 ‘닥터로이어’와 ‘빅마우스’로 전성기를 이어가는 듯 보였지만 하반기 들어 ‘금수저’ 이후 하락기가 시작됐다. 이후 ‘팬레터를 보내주세요’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 ‘꼭두의 계절’ ‘조선변호사’ ‘넘버스 : 빌딩숲의 감시자들’ 등이 연이어 실패하면서 2023년 상반기까지 오랜 암흑기가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MBC는 히든카드로 남궁민을 꺼내들었다. 남궁민은 2022년 9월 방영된 ‘천원짜리 변호사’를 통해 SBS의 오랜 금토 드라마 암흑기를 끝낸 배우다. 이때를 기점으로 SBS 금토 드라마는 전성기에 접어들었고, MBC 금토 드라마는 암흑기가 시작됐다. 그리고 남궁민 카드는 이번에도 적중했다. ‘연인’의 폭발적인 인기로 MBC 금토 드라마가 다시 정상의 자리에 섰고 반대로 SBS는 정상에서 내려온 것. 금토 드라마 전성기를 주도한 ‘소방서 옆 경찰서’의 후속 시즌인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가 거센 ‘연인’ 돌풍 앞에서 힘을 쓰지 못했고, 김순옥 작가와 주동민 PD 라인의 ‘7인의 탈출’로도 반등에 성공하지 못했다.
문제는 ‘연인’이 끝난 뒤다. SBS ‘천원짜리 변호사’의 성공을 ‘소방서 옆 경찰서’가 잘 이어갔고 이후 ‘법쩐’ ‘모범택시2’ ‘낭만닥터 김사부 3’ ‘악귀’ 등 인기 드라마가 거듭 방영되면서 전성기에 접어들었다. SBS는 인기 금토 드라마를 시즌제로 제작하며 흥행세를 이어가는 전력을 구사하며 전성기를 이어가는 데에도 성공했다. 2023년 방송된 SBS 금토 드라마 6편 가운데 3편이 종영한 인기 금토 드라마의 다음 시즌 드라마일 정도다.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역시 ‘연인’ 돌풍이 너무 거세 빛이 바랬을 뿐 최고 시청률 9.3%로 결코 실패한 것은 아니었다.
MBC 역시 ‘연인’으로 이뤄낸 시청률 반등을 후속 드라마가 이어가느냐가 금토 드라마 전성기 구가의 중요한 요소다. 차기작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은 이세영, 배인혁, 주현영, 유선호 등이 출연한다. 요즘 각광받는 신예 스타들이 출연하는데 아무래도 ‘연인’의 남궁민에 비하면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 제작진 역시 유명 작가나 PD는 아니다. 대본은 TV조선 4부작 드라마 ‘아내스캔들 - 바람이 분다’의 고남정 작가가 담당한다. 고남정 작가의 미니시리즈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출은 ‘내 뒤에 테리우스’ 등의 박상훈 PD가 맡았다.
방송가에서는 ‘옷소매 붉은 끝동’과 유사한 분위기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MBC가 ‘검은태양’으로 금토 드라마의 문을 연 뒤 준비한 차기작이었다. 남궁민의 ‘검은태양’에 비해 ‘옷소매 붉은 끝동’은 출연진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고 제작진 역시 유명 작가나 PD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옷소매 붉은 끝동’은 엄청난 화제를 양산하며 7회부터 두 자릿수 시청률을 찍기 시작해 17.4%로 종영했다. ‘검은태양’의 최고 시청률이 9.8%였음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공이었다.
이후 ‘옷소매 붉은 끝동’의 주인공이었던 이준호는 A급 배우로 급부상했다. 그리고 여주인공 이세영은 최근 2년여 만에 차기작을 결정했는데 바로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다. MBC 입장에선 남궁민이 금토 드라마의 문을 화려하게 열고 연이어 이세영이 돌풍을 일으켰던 2021년의 영광을 2023년에 똑같은 흐름으로 다시 이어가려 하는 셈이다. ‘옷소매 붉은 끝동’이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했듯 ‘열녀박씨 계약결혼뎐’도 네이버를 통해 연재된 인기 웹소설이 원작이다.
SBS 역시 11월 24일 새 금토 드라마 ‘마이 데몬’ 방영을 시작한다. 김유정, 송강 주연으로 ‘철인왕후’의 윤성식 PD와 최아일 작가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드라마다. tvN에서 방영된 ‘철인왕후’는 마지막 회에서 17.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옷소매 붉은 끝동’와 ‘철인왕후’의 최고 시청률은 17.4%로 같다. 결국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 ‘옷소매 붉은 끝동’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아니면 ‘마이 데몬’이 ‘철인왕후’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가 MBC와 SBS의 금토 드라마 대격돌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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