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커리어 불투명…소속팀 노리치에서도 향후 활약 장담 못해
황의조는 A매치 62경기 19득점을 기록 중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과 본선에 주축 자원으로 활약했다. 연령별 대표로도 31경기에서 18골을 넣었다. 와일드카드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나서며 각각 대회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하는 드문 기록도 남겼다.
최근 일련의 사태에서 죄가 있는 것으로 판명될 경우 더는 국가대표로서 활약은 어려워질 수 있다. '축구 국가대표팀 운영규정'에는 사회적 책임감과 도덕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이 같은 조항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대한축구협회 공정위원회의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집행유예 판결로 선수생활을 지속한다 하더라도 국가대표 커리어에는 물음표가 따른다. 제17조 징계 및 결격사유 조항에는 '금고 이상 실형을 선고받고 종료된 지 5년이 지나지 않은 자,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고 2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국가대표로 활약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현재 관심이 가는 대목은 개막이 눈앞으로 다가온 아시안컵 출전 여부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은 2024년 1월 12일 개막한다. 64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대표팀에 황의조는 주요 자원으로 간주된다. 지난 월드컵을 전후로 주전 자리에서 밀려난 모양새지만 교체 자원으로 신임을 받고 있다. 클린스만 체제 10경기 중 9경기에 출전했다. 이 기간 황의조는 3골을 넣어 대표팀 내 득점 3위에 올랐다.
황의조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로 전환됐다는 소식이 나왔으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황의조를 경기장에 투입시켰다. 그는 경기 후 관련 질문에서 "혐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이를 두고 '국가를 대표하는 신분으로서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한 선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원정경기 이후 대다수 해외파 선수들이 국내를 경유해 소속팀으로 돌아간 반면, 황의조는 국내를 거치지 않고 중국 내 경유로 곧장 영국으로 복귀했다.
축구협회로선 황의조의 존재에 대해 부담이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협회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장 안팎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팬들에게 종종 제공한다. 이전까지 자주 모습을 드러내던 황의조는 최근 영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협회 제공 경기 사진에서도 빠졌다. 이를 두고 협회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황의조는 프로 선수로서도 쉽지 않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 2022년 여름까지 그는 프랑스 리그에서 인정받는 공격수였다. 2021-2022시즌 지롱댕 보르도 소속으로 32경기 11골 2도움을 기록했다. 다만 팀의 2부리그 강등을 막지는 못했다.
이후 이적을 도모한 그는 프리미어리거의 꿈을 안고 노팅엄 포레스트로 이적했다. 곧장 같은 구단주 소유 구단인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로 임대가 됐으나 이때부터 어려움이 시작됐다. 올림피아코스에서 리그 7경기 만에 입지를 잃어 명단에도 들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됐다. 반 시즌 만에 임대 계약을 해지하고 일시적인 국내 복귀를 추진했다.
그의 선택은 FC 서울 임대 이적이었다. 신인 시절 그를 지도하던 안익수 감독의 신임 아래 개막전부터 19라운드까지 주전 자원으로 중용됐다. 18경기 4골로 감각을 끌어올리는 듯했다.
유럽 리그의 2023-2024시즌이 시작되며 원소속팀 노팅엄으로 복귀해 기회를 노렸다. 여전히 출전 기회는 없었다. 결국 잉글랜드 2부리그 노리치로 재차 임대됐다. 노팅엄 입단 이후 세 번째 임대 이적이었다. 개막 이후 급박하게 팀을 옮기며 노리치에서도 주로 교체로만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난 10월 말에서야 첫 골맛을 보며 팀 내 비중을 높여가는 상황에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 향후 활약을 장담할 수 없다.
황의조는 심적 안정을 찾아야 경기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선수라는 평을 듣는다. 2013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그는 데뷔 3년 차인 2015년 전 대회를 통틀어 45경기 21골 5도움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성인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린 것도 이때부터다.
하지만 2016년 이성 관계 관련 폭로가 나오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활약을 보였고 특히 시즌 막판 부진은 치명적이었다. 결국 당시 소속팀은 2부리그로 강등됐다. 이후 일본 생활 2년 차인 2018년에야 부활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유의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황의조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월드컵 본선 출전 등으로 승승장구해왔다. 다시 한 번 암초를 만난 황의조의 앞날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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