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2’·‘스위트홈2’ 창작의 한계 드러내…하이틴 좀비물 ‘지금 우리 학교는2’ 출격 대기
#‘스위트홈2’·‘D.P.2’…청출어람은 없다
12월 1일 ‘스위트홈2’가 공개됐다. 2020년 시즌1을 내놓은 지 3년 만이다. 하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다. 시즌1의 경우 공개된 지 나흘 만에 해외 13개국 1위, 70개국 이상 톱10에 진입했다. 한국 시리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톱10에도 올랐다. 하지만 시즌2는 공개 직후 넷플릭스 TV시리즈 6위에 올랐으나 그 후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호불호가 엇갈리는 것에 대해 연출자인 이응복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인정한다”면서도 “시즌3까지 보면 이해할 것”이란 해명을 내놨다.
시즌1의 경우, 괴물이 등장한 허름한 아파트 그린홈을 배경으로 사투를 벌이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빠른 전개로 밀도 높게 그렸다. 시즌2는 그린홈에서 벗어난 인간들이 새로운 터전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등장인물도 크게 늘어나면서 세계관을 확장했지만 “산만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시즌 2, 3가 함께 촬영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시즌2에서는 이야기를 넓히고, 화두만 던졌을 뿐 결론이 없었다. 영화로 치자면 중반부까지만 보다 나온 셈이다. “시즌3가 하이라이트였다면 동시에 공개했어야 한다”는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시즌2에 실망한 이들이 시즌3를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스위트홈2’는 크리처물임에도 괴물에 대한 호평을 찾아보기 어렵다. 시즌1의 프로틴 괴물, ‘연근이’라 불린 청각 괴물 등이 화제를 모았으나 시즌2 속 괴물의 매력은 반감됐다. 감정을 느끼는 괴물의 모습을 곳곳에 배치했지만 그리 신선하지 않다.
지난 7월 공개된 ‘D.P.2’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군무이탈 추격조의 이야기를 다룬 이 시리즈는 시즌1 공개 당시 군내 부조리에 대한 사회적 목소리가 커질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정작 ‘D.P.2’는 뚜껑이 열린 후 조용했다. 시즌1의 주인공인 추격조의 이야기는 줄어든 반면 군 수뇌부들의 암투에 초점을 맞추며 “초심을 잃었다”는 평이 나왔다.
이를 두고 “창작의 한계”라는 뼈아픈 분석이 이어진다. 두 작품의 시즌1은 유명 웹툰을 원작으로 삼았다. 이미 검증된 이야기를 퀄리티 높은 영상으로 옮기며 웹툰 독자를 포함해 두꺼운 팬층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시즌2는 창작물이다. 시즌1의 얼개는 가져왔지만 새로운 에피소드를 넣은 신작인 셈이다. “시즌1과 차별화해야 한다”는 압박은 두 작품의 이야기가 ‘산으로 가게’ 만들었다. 두 작품 모두 공개 당시 “원작자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주장했지만, 원작의 매력이 반감되면서 혹평을 피할 수 없었다.
웹툰에선 이미 완결된 이야기를 무리하게 확장한 것도 문제다. 시즌1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 자연스럽게 시즌2를 제작하게 됐는데, 웹툰에서 사실상 마무리된 이야기를 더 끌어나가려니 개연성이 부족하고 느슨해진다는 것이다. 애초에 시즌제를 염두에 두지 않았음에도 시즌1의 성공에 기대 시즌2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헐거워진 셈이다.
#‘오징어 게임2’·‘지금 우리 학교는2’…아직 희망은 있다
실망하긴 이르다. 역대 넷플릭스에서 소개한 한국 콘텐츠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오징어 게임’과 ‘지금 우리 학교는’의 속편이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가 12월 12일(현지시각) 발표한 ‘시청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기준 ‘오징어 게임’과 ‘지금 우리 학교는’은 각각 흥행 순위 120위(8720만 시간), 103위(9460만 시간)를 기록했다. 공개된 지 2년이 다 돼가지만 여전히 두 작품을 찾는 이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이는 시즌2에 대한 기대감과 비례한다.
‘오징어 게임’은 2023년 7월 시즌2 촬영을 시작했다. 기존 출연진인 배우 이정재, 이병헌, 공유 외에도 임시완과 강하늘, 최승현(탑), 박성훈 등이 가세했다. 넷플릭스는 최근 취재진을 대상으로 충청도 모처에 마련된 세트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난 황동혁 감독은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삼가면서 “새로운 게임, 새로운 캐릭터와 함께 펼쳐질 더욱 깊어진 이야기와 메시지를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근에는 ‘오징어 게임’을 실사 게임으로 옮긴 예능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가 공개돼 넷플릭스 영어권 TV부문 흥행 1위에 올랐다. 이 작품에 대한 글로벌 기대감이 여전하다는 뜻이다.
한국식 하이틴 좀비물로 각광받은 ‘지금 우리 학교는’ 역시 시즌2가 준비 중이다. 시즌1을 책임진 이재규 감독이 다시금 메가폰을 잡는다. 이 감독은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이 작품을 통해 좀비물인 ‘지금 우리 학교는’을 만들며 피폐해진 마음을 위로받았다는 이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대본 작업 중인데, 신나게 만들고 있다. 좀비로 함락된 서울이 배경이고, 시즌1보다 더 다이내믹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넷플릭스는 최근 시즌3에 접어든 ‘솔로지옥’ 시리즈를 새로 공개하고, ‘피지컬:100’ 역시 시즌2를 만들고 있다. 결국은 ‘재미’가 답이다. 한껏 상승한 눈높이와 기대감에 부응하는 속편을 내놓는다면 넷플릭스를 기반으로 한 한국 콘텐츠의 선순환은 가능해진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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