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 벗고 갤럭시코퍼레이션과 전속계약 공식화…손편지 통해 ‘마약 근절 재단’ 설립 의사 밝히기도
지드래곤(본명 권지용·35)과의 전속계약 사실을 발표하며 갤럭시코퍼레이션이 밝힌 향후 계획이다. 데뷔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 온 YG엔터테인먼트(YG엔터)를 떠나 새로운 소속사로 이적한 지드래곤은 2024년부터 새로운 행보를 선보일 예정이다. 큰 위기가 될 것처럼 보이던 마약 불법 투약 수사였지만 지드래곤은 오히려 이를 발판 삼아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지드래곤은 이미 2023년 6월 YG엔터와 전속계약이 끝났다. 지드래곤이 데뷔 때부터 함께해 온 YG엔터와 재계약을 할 가능성도 남아 있었지만 이적설에 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였다.
9월에는 지드래곤이 자신의 SNS에 게재한 사진 가운데 ‘WELCOMES G-DRAGON’이 쓰인 전광판 사진도 있었다. 당시는 지드래곤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소재의 워너뮤직 레코드 사무실 방문 사실이 외신에서 보도된 직후였으며 전광판이 워너 레코즈 그룹 사무실에 있는 것이라는 네티즌들의 추정이 더해져 워너 뮤직 그룹 이적설이 나돌기도 했다.
그런데 다음 소식은 YG와의 재계약이나 소속사 이적 발표가 아닌 마약 불법 투약 사건에 연루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암울한 뉴스였다. 그렇지만 지드래곤은 모든 마약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며 경찰 수사를 무혐의 불송치 결정으로 마무리지었다. 이렇게 마약 논란을 깨끗하게 극복한 지드래곤은 이적을 공식 발표했다.
지드래곤의 마약 수사가 불송치로 마무리되기 이전인 12월 초 머니투데이가 지드래곤의 갤럭시코퍼레이션 전속계약이 임박했다고 단독 보도했지만 당시만 해도 갤럭시코퍼레이션은 “공식적으로 답변드릴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리고 12월 20일 갤럭시코퍼레이션은 ‘권지용 마약 투약 의혹 무혐의 처분 및 향후 활동 관련 기자회견’을 연다는 공식 보도자료로 지드래곤 이적을 공식화했다.
12월 21일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갤럭시코퍼레이션 조성해 이사는 “최근 권지용 씨 수사가 종결되면서 향후 거취와 행보, 특히 갤럭시와의 관계에 대한 많은 문의가 있어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아티스트 지드래곤 님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단순한 소속사의 관계를 넘어서 파트너와 동반자 관계로 그동안 세상에 없었던 일, 나아가 하지 못했던 일에 도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하지 않은 지드래곤은 직접 쓴 손편지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여기서 지드래곤은 “최근에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주변에서 걱정도 많이 해주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셔서 잘 이겨낼 수 있었다”라며 “이번 사태를 지나며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곳을 보게 됐고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마약 근절 재단 설립 의사를 밝혔다.
또한 재단 설립과 관련해서 “마약 퇴치, 불평등, 불공정과 같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기회가 없는 아티스트들에게 기회를 주는 후원을 하며 나와 같은 일을 할 미래 세대를 양성하는 활동을 펼치려 한다”며 “재단에서 이런 활동으로 씨앗을 틔우면 편견 없는 세상의 꿈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연예관계자들은 이번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의 수사가 소속사 이적 등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지드래곤에게 오히려 날개를 달아줬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조성해 이사는 자신을 “지드래곤과 전속계약을 체결한 갤럭시코퍼레이션의 조성해 이사”라고 소개하며 발언을 시작했음에도 질의응답 과정에서 “갤럭시코퍼레이션과 권지용 씨가 계약을 체결한 것이 맞습니까”라는 기자들의 질문이 나왔다. 그만큼 이번 이적이 예상 외의 선택이었다는 의미다.
2019년 설립된 갤럭시코퍼레이션은 국내 최초의 AI 메타버스 아바타 기업으로 IP(지식재산권), 콘텐츠, 커머스, 테크를 메타버스 아바타와 융·복합하여 사업을 진행하는 회사다. 연예계에선 다소 낯선 회사지만 2020년 방영된 Mnet ‘부캐선발대회’, 2021년 방영된 TV조선 ‘부캐전성시대’, 2022년 방영된 TV조선 메타버스 음악쇼 ‘아바드림’ 등을 제작했다. MBC 소속으로 ‘피지컬: 100’을 연출한 장호기 PD가 갤럭시코퍼레이션의 콘텐츠 레이블 회사인 스튜디오27로 이적해 CCO(최고제작책임자)를 맡고 있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의 대표는 최용호 CHO(Cheif Happiness Officer)로 2023년 10월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국빈 방문 당시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동행했다. 1989년생인 최 CHO는 당시 경제사절단 최연소자였으며, 당시 엔터 기업 관계자는 CJ ENM 임원과 최 CHO뿐이었다.
여전히 지드래곤이 기존 연예기획사로의 이적이나 개인 기획사 설립 등의 선택이 아닌 AI 메타버스 아바타 기업인 갤럭시코퍼레이션과의 전속계약을 체결한 것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다. 그렇지만 마약 수사를 통해 형성된 화제성이 이런 의아함을 크게 반감시켰다. 기자회견 명칭도 단순 이적 소식 발표가 아닌 ‘마약 투약 의혹 무혐의 처분 및 향후 활동 관련’이었을 정도다.
게다가 지드래곤의 과거 행보를 둘러싼 각종 물의도 대폭 정리되는 이미지 개선 효과까지 누리게 됐다. 지드래곤은 이미 2011년에도 마약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일본의 한 클럽에서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것. 지드래곤은 모르는 사람이 준 담배를 피웠는데 그게 대마초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마약 검사 결과 극소량의 마약 성분만 검출됐으며 대마초 초범인 점을 감안해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그런데 이번에 또 다시 마약 논란에 휘말렸고, 경찰 소환 조사 당시 취재진 앞에서 보인 어눌한 말투와 횡설수설하는 모습이 의혹을 증폭시기도 했다. 그렇지만 경찰은 구체적인 제보를 토대로 전반적으로 수사를 진행했지만 범죄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 결국 불송치 결정이 나면서 지드래곤은 마약 근절 재단까지 설립하며 마약 관련 이미지를 깔끔하게 극복할 수 있게 됐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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