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부터 후원 시작…새 스폰서 협약에 관심
우즈는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이키와의 결별을 알렸다.
그는 "27년전, 나는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시작하는 행운을 쥐었다. 그날부터 놀라운 순간과 기억이 이어졌다"면서 "창업자 필 나이트의 열정과 비전은 나이키와 나이키골프의 파트너십을 하나로 묶어줬다. 함께 일할 수 있었던 직원들, 함께했던 선수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나이키는 우즈가 PGA에 입회했던 1996년부터 파트너십을 시작했다. 이전까지 골프와 관련이 적었던 나이키는 우즈와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우즈가 곧 나이키이자 나이키가 우즈였다. 나이키는 우즈만을 위한 별도의 로고를 제작해 의류, 모자 등에 새기기도 했다. 농구에 마이클 조던이 있다면 골프에는 우즈가 있었다.
타이거 우즈의 화려한 커리어 속에서도 가장 멋진 샷을 꼽는다면 2005년 마스터스 최종라운드 16번 홀의 칩샷 거론된다. 이는 현지에서 '더 샷(The Shot)'으로 불리기도 한다.
골프 역사를 통틀어서도 가장 극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 크리스 디마르코와 우승을 두고 각축을 벌이던 상황이었다. 1타 차이로 앞서던 우즈는 스코어를 벌려야했으나 16번 홀에서 우즈는 티샷을 러프로 보냈다. 칩샷을 최대한 홀컵에 붙여 파 세이브라도 노려야 했다.
우즈가 날린 티샷은 약 15초간 그린 위를 굴러갔다. 정확한 방향으로 구르던 볼은 홀컵 앞에서 멈췄다. 모두가 숨을 죽인 순간, 이윽고 공은 홀컵 안으로 떨어졌고 우즈는 포효했다. 승부는 연장까지 흘렀으나 결국 우즈는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했다. 약 3년만의 메이저 우승이었다.
이 장면은 '의도치 않은 나이키 최고의 광고'로 불리기도 한다. 가장 극적인 순간, 잠시 멈춘 볼에 나이키 로고가 또렷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27년의 인연도 끝을 내게 됐다. 앞서 한 차례 조짐이 보였던 관계였다. 나이키골프는 2010년대 들어 하락세를 걸어왔다. 이에 2016년에는 골프클럽과 골프공 시장에서 철수했다. 의류, 신발 등의 제품만을 생산했다. 일각에서는 나이키가 골프 시장에서 발을 빼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이키는 모든 유망주들에게 꿈의 스폰서로 여겨졌다. '라이징 스타' 김주형과의 계약에도 자연스레 화제를 모았다.
자신의 상징과도 같았던 나이키 로고가 새겨진 검은색 모자와 빨간 셔츠를 벗는 우즈의 다음 선택에 눈길이 쏠린다. 갖가지 스포츠 용품사의 이름이 거론된다. 우즈는 자신의 행선지에 대해 별다른 힌트 없이 다음을 기약했다. 그는 "사람들은 나에게 또 다른 시작이 있을 것이냐고 묻는다. 나는 그 말에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우즈는 2월 15일 열리는 제네시스 대회에 나설 전망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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