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태국은 일찍이 국내 작품 완성작의 수출 및 리메이크 시장으로 크게 주목 받아왔다. 2010년대 초반부터 ‘커피프린스 1호점’ ‘가을동화’ ‘풀하우스’ ‘미안하다 사랑한다’ ‘별에서 온 그대’ 등 로맨스에 중점을 둔 작품은 기본, ‘보이스’ ‘터널’ ‘시그널’ 등 다양한 장르물이 태국식으로 리메이크됐다. 이런 리메이크 작품은 태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타 국가에도 역수입돼 큰 인기를 끌며 관련 시장에 새로운 판도를 열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태국에서 소비되는 문화콘텐츠 가운데 한국 콘텐츠의 소비 비중은 전체 평균의 31.1%를 차지하며 소비 비중이 가장 높은 콘텐츠는 드라마(35.5%)로 나타났다. 최근 수년 동안 해외 OTT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젊은 시청자들이 새로운 한국 드라마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게 되고, 이미 완성도와 인기가 입증된 작품들의 리메이크를 통해 기존의 시청층과 새로운 시청층을 한데 아우르며 높은 시청률과 호감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K콘텐츠의 완성작은 물론, 리메이크 판권 수출도 활발해지면서 국내 방송 프로그램 수출액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2020~2023년) 동안 꾸준히 증가하며 2023년에는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2023년 12월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방송산업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방송 프로그램 수출액은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한 5억 6129만 달러로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조사에서는 OTT 등을 통한 K드라마의 수출 증가가 곧 방송 프로그램 수출액 증가의 주요 요인이 된 것으로 평가됐다.
이 같은 해외 시장의 확장은 최근 빙하기를 맞이한 한국 콘텐츠 제작 및 투자 현장에 조금이나마 훈훈한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한 콘텐츠 투자사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거치며 국내에선 전반적인 불경기가 닥쳐 제작이나 투자가 위축되긴 했지만, 반대로 이 기간 동안 해외에서 K드라마나 영화를 이전보다 더 빠르고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것이 주목할 만한 점”이라며 “이처럼 완성작품의 수출과 함께 다양한 나라에서 같은 IP를 이용한 리메이크 작업도 활발해지는 콘텐츠의 ‘확산의 재확산’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를 토대로 얼어붙은 국내 제작 시장을 타개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