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봉주 전 의원이 강북을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 전 의원은 “민주당답지 않다”, “내부 총질하는 의원” “정체성이 의심되는 사람”이라는 발언을 쏟아내며 박용진 의원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1월 31일 서울 민주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예비후보자 면접 자리에서도 정봉주 전 의원은 강북을 출마 이유에 대해 “민주당을 공격하는 의원이 있어서 출마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용진 의원은 “당을 사랑하니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며 “좋은 친구는 그런 역할(쓴소리)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고 대응하기도 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정 전 의원이 강북을 출마를 선언하고 박용진 의원에 대한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내자 ‘자객공천’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왔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당대표가 정 전 의원을 통해 ‘대리전’을 꾀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들렸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 민주당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의 약점인 사법 리스크를 집중 공략했기 때문이다. ‘친명 자객공천’ 같은 얘기가 흔히 나오는 건 현재 민주당이 그만큼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다수의 언론에서 ‘친명 자객공천’ 지역구로 강북을을 첫손으로 꼽는 건 그만큼 정봉주 전 의원과 박용진 의원의 정치적 체급이 높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또한 한편으로는 그만큼 박용진 의원이 당내 권력에 맹종하지 않고 대립각을 세워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용진 의원은 민주당 내 대표적인 쓴소리 메이커다. 20대 국회에선 민주당 비주류 소신파인 ‘조금박해’(조응천, 금태섭, 박용진, 김해영)의 일원으로 분류됐다.
박용진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녀 교육 관련 문제가 불거졌을 때 해명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면서도 민주당의 ‘묻지마 엄호’에는 선을 그었다. 박원순 시장의 유고로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졌을 때도 민주당의 귀책으로 발생한 선거에 후보를 내선 안 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후보를 냈고 참패했다. 지난 대선 경선과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도 이재명 후보의 사법리스크를 거론했다.

선거법 위반으로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됐으나 2017년 문재인 정부에서 피선거권이 복권된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당시 금태섭 의원이 있던 강서갑 출마를 선언했으나 민주당 공관위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후 열린민주당에 몸담았다가 2022년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합당으로 다시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한다.
2021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고 이후 이재명 의원이 당권을 잡자,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에 임명됐다. 초선이지만 20여 년간 활발한 정치, 방송 활동과 크고 작은 이슈에 휘말리며 인지도는 전국구급이다.
다만 정봉주 전 의원이 당심을 등에 업고 있다 하더라도 경쟁 없이 강북을에 단수공천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앞서 언급한 박용진 의원의 체급 때문이다. 박 의원은 초선 시절 비리유치원 명단 공개 및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 학교급식법)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21대 국회에서도 상법 개정안, 자본시장법, 독점규제법 등을 연이어 발의하며 재벌 저격수로서의 명성을 높였다.
그래서인지 강북을 유권자들은 대체로 경선을 예상하고 있었다. 지역에서는 이재명 체제에 복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박용진급의 의원을 잘라내는 건 총선 전체에 심각한 악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강북을의 독특한 특성도 집안싸움을 바라보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정봉주 전 의원이 당심, 명심이라는 뒷배를 지녔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승패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강북을이라는 지역의 특수성 때문이다.
박용진 의원은 전북 장수 출신이지만 강북을에 토박이 수준의 두터운 연고를 지니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초등학교 때 경찰 공무원인 부친을 따라 서울 강북구로 이사했다. 화계초등학교, 신일중, 신일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공교롭게도 화계초, 신일중, 신일고는 모두 강북을 지역구 내에 위치한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동문들의 수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의원이 강북을에 처음 출마한 것은 민주노동당 창당 직후인 16대 총선이다. 29세의 그는 8321표(13.26%)를 얻으며 민노당 출마자 중 서울지역 최고 득표율을 달성했다.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박용진은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후보가 13.72%를 득표했음에도 51.08%라는 득표율을 거뒀다. 21대 총선에서는 64.45%라는 득표율로 압승했다. 강북을 유권자들 사이에선 민주당 간판보다 박용진 개인에 대한 선호도를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