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밖으로 튀어나온 듯…다른 쪽에서 보면 두 개의 벽뿐
이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작품은 아마도 ‘하우스’ 시리즈일 것이다. 이 작품이 흥미로운 이유는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인다는 점이다. 리히텐슈타인 고유의 색깔과 원근법으로 표현됐기 때문에 마치 액자 속에 있는 그림이 밖으로 튀어나와 자리잡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
1990년대 후반에 제작된 ‘하우스’ 시리즈는 두 개의 벽이 버팀목 없이 서있는 단순한 형태다. 흰색, 빨간색, 노란색이 특징인 이 집들은 보는 사람이 서있는 위치에 따라 모양이 극적으로 변화한다. 정면에서 볼 때는 입체적으로 보이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갑자기 입체적으로 보였던 집은 온데간데없고 두 개의 벽만 서있다. 요컨대 원근법을 활용한 장난기 넘치는 작품인 셈이다.
1996년에 제작된 ‘하우스 1’은 현재 워싱턴 D.C.에 있는 국립미술관의 ‘조각 정원’에 전시되어 있으며, ‘하우스 3’은 애틀랜타의 ‘하이 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 ’하우스’ 시리즈의 최종 버전인 이 작품은 리히텐슈타인이 1997년 73세의 나이로 사망한 후 ‘로이 리히텐슈타인 재단’의 의뢰에 따라 제작되었다.
반면, ’하우스 2’는 개인 소장품이기 때문에 현재 공개되지 않고 있다. 2013년, 베니스에서 열린 리히텐슈타인 전시회에서 일반에게 공개된 게 마지막이었다. 출처 ‘래핑스퀴드’.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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