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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일 귀순한 북한군 병사가 군 발표와는 달리 일반전방소초(GOP) 생활관까지 직접 걸어 들어와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북한 병사가 비무장지대를 지나 우리 측 철책을 뚫고 넘어 GOP 소초까지 도달할 3시간 동안 22사단은 전혀 몰랐던 셈이다. 만약 귀순이 아니라 침투 목적으로 들어왔다면 상상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졌을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2일은 군이 강릉 경포대 앞바다에서 북한 잠수정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 경계를 강화하겠다고 공언한 날이어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북한 병사 귀순 당시 GOP에 근무하는 40여명의 장병 중 15명이 철책 경계근무를 하고 있었다. 생활관에는 상황근무자 1명과 불침번 1명이 근무 중이었다고 한다. 군사분계선 바로 아래쪽 최전방 경계초소(GP)와 그 다음의 3중 철책, 그리고 GOP 등에 경계 근무 병사들이 있었으나 귀순 병사를 발견하지 못했다. 통상적으로 GP에는 2인 1조의 경계병이 지키고 철책에는 야간의 경우 400~500m 간격으로 병사들이 투입된다. 이 때문에 정상적인 경계근무를 섰는데도 북한 병사가 철책을 뚫고 넘어온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군 당국의 은폐 시도도 뭇매를 맞고 있다. 당초 군은 GOP 소초 인근까지 내려온 북한 귀순 병사를 생활관 밖에 설치된 CCTV를 통해 확인한 뒤 우리 초병이 신병을 확보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한 군은 귀순 사실을 숨겨 오다 사건 발생 6일 뒤인 8일에야 국회 국방위의 합참 국감에서 관련 질의가 나오자 공개했다. 10일 합참 관계자는 “처음에는 CCTV로 발견했다고 보고했지만 다음 날 오후 북한군 병사가 소초 문을 노크했다고 다시 보고했다. 하지만 보고를 받은 합참 상황실 근무자가 착오로 이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철책 경계근무 소홀과 상급부대에 대한 허위 보고 등에 대한 대대적인 문책과 징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