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사생활, 그만 신경 써” vs “의혹 키운 건 당사자” 네티즌 갑론을박도
지난 3월 15일 류준열과 한소희의 하와이 목격담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퍼지면서 이들의 열애설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당시 류준열의 소속사 씨제스 스튜디오와 한소희의 소속사 9아토엔터테인먼트 모두 "하와이에 머물고 있는 것은 맞으나 배우의 개인 휴가일 뿐"이라고 일축했으나 이미 온라인 상에서는 이들이 연인 사이라는 것이 암묵적으로 인정되는 분위기였다.
이들의 열애설이 보도되자 류준열의 전 연인으로 2017년부터 2023년 11월까지 사귀었던 배우 혜리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재밌네"라는 글을 올리면서 '열애설'은 순식간에 '환승 연애설'로 튀기 시작했다. 류준열과 한소희가 연인이 되기 전 이른바 '썸'을 타던 시기를 예측하던 네티즌들 사이에서 류준열·혜리의 이별 기간과 류준열·한소희의 만남이 겹친다는 의혹이 불거지던 차에 혜리의 글이 기름을 부었던 셈이다. 이 글이 올라온 시점에 혜리가 자신이 팔로우 하고 있던 류준열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언팔로우'한 사실도 더해지면서 온라인상에서는 "혜리의 글이 류준열, 한소희를 겨냥한 것이 맞는다"는 주장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이슈가 된 두 배우의 소속사는 최대한 논란이 번지는 것을 막으려 했지만, 한소희가 돌발 행동을 벌였다. 열애설이 불거진 당일 혜리의 글에 맞불을 놓듯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저는 애인이 있는 사람을 좋아하지도, 친구라는 이름 하에 여지를 주지도, 관심을 가지지도, 관계성을 부여하지도, 타인의 연애를 훼방하지도 않습니다" "환승연애 프로그램은 좋아하지만 제 인생에는 없습니다. 저도 재미있네요"라는 메시지를 올린 것. 워낙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표현해 온 한소희였기에 이번 논란에 대해서도 직접 대응한 것으로 보이지만, 앞서 혜리의 글이 주어를 알 수 없게 모호하게 적혀있던 것에 비해 한소희의 맞불 글은 대놓고 혜리를 저격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또 한 번 네티즌들이 들끓기 시작했다.
혜리는 2010년 데뷔(걸스데이 기준, 배우 데뷔는 2011년), 한소희는 2017년 데뷔로 까마득한 선배인 혜리에게 공개적으로 무례를 저질렀다는 것이었다. 이 점이 지적되면서 한소희 역시 해당 스토리를 삭제한 뒤 3월 16일 새벽 자신의 블로그에 공식적인 열애 인정과 함께 혜리에게 사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소희는 "(류준열과) 좋은 감정을 가지고 관계를 이어 나가는 사이는 맞는다. 그렇지만 환승이라는 단어는 배제해주셨으면 한다. 사진전(류준열의 사진전, 2023년 11월 10일~2024년 1월 21일 진행)을 통해 만난 건 사실이지만 포토그래퍼인 제 친구를 통해 전시관람을 목적으로 간 것이고 (류준열과) 같이 작품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소식을 듣게 돼 인사차 들리게 된 것"이라며 "제 인스타 스토리 찌질하고 구차했다. 그저 가만히 있으면 됐을 걸 제가 환승을 했다는 각종 루머와 이야기들이 보기 싫어도 들리고 보이기 때문에 잠시 이성을 잃고 결례를 범했다. 이 점은 그분(혜리)께도 사과 드릴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글에서도 자신의 환승 연애 루머를 해명하기 위해 류준열과 혜리의 연애 기간을 언급하는 실수를 저질러 또 다른 질타를 받기도 했다. 한소희는 "서로 마음을 주고 받았던 당시는 이미 2024년의 시작이었고, 그분(혜리)과의 이별은 2023년 초에 마무리가 됐고 결별기사는 11월에 나왔다고 들은 바 있다. 이 사실을 토대로 저는 제 마음을 확인하고 관계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당사자인 류준열과 혜리 모두 공식적으로 이별 시점이 정확히 언제인지 밝힌 적이 없는 상황에서 제3자인 한소희의 입을 통해 공개됐다는 점을 두고 네티즌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그는 "결별 시기는 사적으로 들은 게 아니고 작년 6월 기사를 토대로 정리해서 쓴 것인데 무례하다면 삭제하겠다"고 답했다.
비판이 거세지면서 결국 한소희는 오래도록 팬들과 소통해 온 자신의 블로그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인스타그램도 함께 비공개였으나 3월 18일 오전 기점으로 다시 공개로 바뀌어진 상태다. 블로그는 철저히 개인 공간이지만 인스타그램은 한소희의 공식 계정이면서 광고 등이 얽혀 있기 때문에 비공개를 유지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류준열의 소속사 씨제스 스튜디오와 마찬가지로 한소희의 소속사 9아토엔터테인먼트도 이날 오후 악플과 명예훼손에 법적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9아토엔터테인먼트 측은 "한소희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에 대중의 관심은 감사한 것이라 여기며 많은 분들께서 보내주시는 사랑과 응원에 보답하고자 노력해 왔다"며 "하지만 배우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무분별하게 작성되는 추측성 게시글과 악의적인 댓글에 심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당사는 악성 내용의 경중을 떠나 아티스트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훼손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 작성자 및 유포자에게 강경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예인들의 연애가 늘 대중들의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지만 이번 류준열·한소희 커플의 경우는 도가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속사의 공식입장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기존의 '열애' 연예인들과 달리 이례적으로 직접 대응한 한소희가 그 성급함으로 다소 실수를 저지르긴 했어도 여전히 구체적인 근거가 없는데도 '환승 연애'라는 딱지를 붙이며 "당사자(한소희)가 의혹을 키웠다"라고 책임을 떠넘기고 있기까지 하다는 것. 실제로 한소희에게 화살을 돌리는 이들의 대다수는 류준열처럼 소속사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이슈가 잦아들 때까지 가만히 있어야 하는데 하는데 굳이 그가 직접 나섰다가 도리어 집중 포화를 맞은 것이라고 스스로의 행위를 변호하고 있었다.
반면 이들의 자기 변호와 과열된 반응을 비판하는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어차피 연인들의 사정은 자신들끼리만 아는 것인데 어느 한 쪽에 과하게 감정 이입하면서 한소희를 마냥 '빌런'처럼 취급할 수는 없다" "연예인의 열애가 과연 사회, 정치 이슈보다 더하게 관심을 받고, 당사자들이 범죄자보다 더한 비난과 명예훼손을 당해야 맞는 것인지 악플러들은 스스로를 되돌아 봐야할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한편 한소희는 이날 오후 하와이 여행에서 돌아온다. 류준열은 전날인 17일 혼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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