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실장은 이 인터뷰를 통해 세 가지 메시지를 전달했다. 하나는 내년 초 인사시즌이 다가오면서 설왕설래가 잦아지고 있는 윤종용 부회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 “추측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고, 이재용 상무가 삼성의 “유력한 단일 후계자임에 분명”하고 그룹 내에서도 그의 전무 승진을 추진했지만 “본인이 고사해” 승진이 미뤄지고 있어 그의 승진은 당연하다는 점, 또 이 실장 본인을 두고 “참모 참모 하는데…원래 현장경영에 더 강한…”이라며 자신이 ‘전문 경영인’ 체질임을 새삼 강조했다. ‘이 회장 개인 비서’ 내지 ‘가방모찌’라는 세간의 이미지가 잘못돼 있다는 얘기다.
재미있는 점은 이 실장의 이 인터뷰가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는 것. 특히 윤 부회장 등 삼성 사장단 인사에 대해 다른 경제지에선 인터뷰가 나간 뒤 바로 ‘삼성사장단 인사태풍 불까’라는 기사를 통해 이 실장의 발언을 뒤집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재계에선 이 실장의 인터뷰가 신문 간의 미묘한 신경전을 불러왔다고 평하면서도 삼성의 내년 초 인사태풍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에 대해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