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의 부활’ 시청률, ‘7인의 탈출’보다 저조…원조 막장 임성한 작가도 비슷한 행보 보여
2024년 3월 SBS는 또 다시 김순옥 작가를 기용했다. ‘7인의 탈출’의 후속 시즌인 ‘7인의 부활’을 3월 29일부터 새 금토 드라마로 편성한 것. 그렇지만 이번에는 더욱 참혹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SBS 금토 드라마는 ‘7인의 탈출’에 이어 ‘마이데몬’까지 흥행에 참패했지만 ‘재벌X형사’를 통해 확실한 반등 포인트를 잡았다. 이 시점에 다시 등판한 김순옥 작가. ‘밤에 피는 꽃’이 흥행에 크게 성공했지만 후속 ‘원더풀 월드’가 확실하게 치고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라 ‘7인의 부활’의 역할이 더욱 중요했다. 다시 MBC의 기세를 꺾고 SBS 금토 드라마의 전성기가 이어질지, 더 깊은 침체기로 접어들지가 결정되는 편성이기 때문이다.
결과는 최악에 가깝다. 1회에서 4.4%를 기록한 뒤 3.2%, 3.8%, 2.7%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비록 꾸준히 5~6%대 시청률에 머물렀지만 5% 밑으로는 내려가지 않았던 ‘7인의 탈출’에 비교해도 시청률이 반토막 났다. 이제 시청률이 1%대까지 떨어질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이다.
tvN ‘눈물의 여왕’이 워낙 기세가 대단한 터라 금토 드라마와 토일 드라마들이 대부분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MBC ‘원더풀 월드’에도 크게 밀리고 있다는 부분이 SBS 입장에선 뼈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실제로 ‘원더풀 월드’는 ‘눈물의 여왕’ 여파를 크게 받고 있다. 금요일과 토요일 시청률이 매우 심하게 널뛰기를 하고 있는 것. 금요일인 3월 29일 11.4%를 찍으며 두 자릿수 시청률로 대박 드라마의 반열에 오르는가 했지만 다음 날인 30일엔 9.2%로 하락했다. 다시 4월 5일 11.4%로 올라갔지만 6일에는 6.8%로 폭락했다. 하루 사이에 시청률이 4.6%나 급락하는 일은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국가적인 스포츠 이벤트 생중계가 동시간대에 편성될 때나 벌어지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눈물의 여왕’ 역시 일정 부분 ‘원더풀 월드’의 영향을 받고 있다. 토요일엔 다소 시청률이 낮아지고 일요일에는 오르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 토요일인 3월 30일 12.8%를 기록하고 31일엔 16.1%로 급등했다. 4월 6일 15.6%로 주춤했지만 7일에는 19%를 찍으며 20% 돌파를 목전에 뒀다.
이처럼 ‘눈물의 여왕’이 일정 부분 ‘원더풀 월드’의 견제를 받으면서도 꾸준한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가는 동안 ‘7인의 부활’은 아무런 존재감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제 1%대 진입까지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다.
방송가에서는 미니시리즈 작가로 변신한 연속극 출신 ‘막장 대모’들의 몰락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아내의 유혹’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 등의 연속극으로 막장의 대모로 등극한 김순옥 작가는 ‘황후의 품격’으로 변신을 시작해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통해 미니시리즈 작가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막장의 요소는 그대로 이어가면서 드라마 형식을 연속극에서 미니시리즈로 변화하며 큰 성공을 거둔 것. 막장이긴 하지만 재미있는 드라마라는 이유로 ‘순옥적 허용’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을 정도였다.
SBS와 함께 ‘펜트하우스’ 시리즈의 대박 신화를 완성한 김순옥 작가가 다시 ‘7인의 탈출’과 ‘7인의 부활’을 선보였지만 이번에는 연이은 실패로 SBS 금토 드라마를 위기에 몰아넣었다. 소위 말하는 ‘김순옥 월드’의 붕괴 조짐은 2023년 3월 방영된 tvN 드라마 ‘판도라 : 조작된 낙원’부터 시작됐다.
김순옥 사단의 일원인 현지민 작가가 대본을 쓰고 ‘펜트하우스’에 출연했던 이지아와 봉태규가 출연한 ‘판도라 : 조작된 낙원’에서 김순옥 작가는 크리에이터로 참여해 힘을 실어줬다. 그렇지만 3~4%대 시청률에 머물다 종영하면서 많은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5개월여 뒤인 2023년 9월 김순옥 작가가 직접 대본을 쓴 ‘7인의 탈출’을 통해 김순옥 사단이 부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다시 아쉬움만 남기고 말았다. ‘7인의 부활’에 이르러 ‘김순옥 월드’의 붕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원조 막장의 대모인 임성한 작가의 행보 역시 비슷하다. ‘보고 또 보고’ ‘인어 아가씨’ ‘왕꽃 선녀님’ ‘하늘이시여’ ‘보석비빔밥’ ‘신기생뎐’ ‘오로라 공주’ 등 연속극 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선보인 임성한 작가는 2015년 ‘압구정 백야’를 끝으로 활동을 중단했다. 2021년 ‘결혼작사 이혼작곡(결사곡)’을 통해 미니시리즈 작가로 돌아왔는데 임성한이 아닌 ‘피비(Phoebe)’라는 새로운 필명을 썼다.
‘결사곡’ 역시 ‘펜트하우스’처럼 시즌3까지 제작돼 큰 사랑을 받았다. 그렇지만 피비 작가의 최근작인 TV조선 ‘아씨두리안’도 그리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꾸준히 시청률을 끌어 올려 8.1%로 종영했지만 평균적으로는 5~6%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순옥 작가의 ‘7인의 부활’처럼 참혹한 수준은 아니지만 ‘결사곡’과 비교하면 상당한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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