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선수의 극적인 버저비터 결승골로 포항이 경남을 꺾고 FA컵 대회에서 우승했다. 2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2012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포항은 연장 후반 15분에 터진 박성호의 결승골로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포항 황선홍 감독은 눈물까지 흘리며 우승을 기뻐했다.
박성호 선수는 포항의 황선홍 감독이 정통 공격수가 없는 팀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겨울 영입한 선수다. 팀 이적 이후 동계 훈련 연습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박성호 선수는 지난 2월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촌부리 전에서 포항 데뷔골을 집어넣으며 이번 시즌을 기대케 했다.
그렇지만 시즌 초반 박성호의 활약은 기대 이하였다. 기대치가 높았던 만큼 구단과 팬의 실망도 컸다. 자칫 박성호 선수가 새 팀에 적응하지 못한 채 위축돼 버리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는 분위기였다.
그럼에도 황선홍 감독은 박성호 선수를 꾸준히 기용하며 사기 진작에 신경 썼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통 공격수 출신 감독의 믿음과 배려는 서서히 박성호 선수의 킬러 본능을 일깨웠다. 점차 경기력이 살아나기 시작한 박성호 선수의 지난여름 이후 포항에서 없어서는 안 될 공격수로 거듭났다.
박성호 선수는 지난 20일 열린 경남과의 FA컵 결승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15분 농구의 버저비터 같은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박성호의 멋진 백 헤딩골이 성공되고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경기는 종료됐다. 이로써 포항은 2013년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했다.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포항 데뷔골을 성공시킨 박성호 선수가 팀의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의 일등 공신이 된 것. 박성호 선수의 내년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맹활약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믿음을 준 공격수 박성호 선수의 결승골은 황선홍 감독에게도 커다란 선물이 됐다. 포항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아직 우승컵이 없는 황선홍 감독에게 첫 우승컵을 안긴 것. 부산 감독 시절엔 우승 경험이 있지만 포항에선 이번 우승이 처음이다. 경기 직전 “우승이 절실하다”라고 말한 황선홍 감독의 절실함을 애제자 박성호 선수가 해결해줬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