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진료 진행 장면. 사진=그린닥터스 제공](https://storage2.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421/1713696412956934.jpg)
평생 어로활동에 지친 주민들은 대개 무릎관절, 척추, 어깨 등 정형외과 질환들을 호소했다. 다른 농어촌지역들과 비교해도 특이하게, 이날 임시진료소를 찾아온 대항 주민 대부분의 혈압이 정상치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대항마을 등 3개 마을이 가덕도신공항 부지에 포함되면서 연내 이주문제로 정부당국과 첨예하게 갈등을 빚으면서 주민들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봉사단에 동참한 온종합병원 인공신장실 배형규 간호사가 수액처방을 받고 있던 지친 주민들을 위로하려고 즉석에서 노래 ‘황진이’를 힘차게 불렀고, 비로소 주민들은 밝은 표정을 지으면서 간호사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의료봉사 활동 참가자들의 기념촬영 모습. 사진=그린닥터스 제공](https://storage2.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421/1713696433167783.jpg)
주민들은 임시진료소에서도 끼리끼리 모여서 소리 높여 얘기하거나, 쑤군거리며 신공항 건설에 따른 이주문제를 상의하느라 바빴다. 살짝 귀를 기울이니, 금방 다가와서 그들은 하소연을 파도처럼 토해냈다.
“대대로 살아오던 삶터를 떠나는데, 보상은 턱없이 부족하다”, “지금 우리가 꼭 보상금 때문에 이러는 건 아니다. 태어나서 늘 함께 살아가던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면 모두 뿔뿔이 흩어질 텐데, 그때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가슴 답답하다는 거다”라는 얘기들이 줄을 이었다.
![정근 이사장의 진료 장면. 사진=그린닥터스 제공](https://storage2.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421/1713696452431405.jpg)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은 “이번 대항마을에서의 의료봉사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주민들의 말에 마음이 더 아팠다”며 “공공개발을 위한 주민들의 집단이주는 어쩔 수 없는 조치이지만, 물적 보상 말고도 정든 고향을 떠나야 하는 주민들의 아픈 마음을 돌보는 일도 정책적으로 배려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주민들과의 이주문제 논의과정에서 당국의 적극적인 관심을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