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소송 미참여자 금원 지급 놓고 해석 분분…포스코 “동일 기준 적용, 혼란 최소화 위한 것”
#포스코 사측-노조 신경전
포스코 노조는 오는 7월 포스코를 상대로 통상임금 소송에 나설 방침이다. 포스코 노조는 통상임금에 △정비기술장려금 △상주업무몰입장려금 △교대업무몰입장려금 △업적금 △명절상여금 △경영성과급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포스코 노조 조합원은 총 7113명이다.
포스코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소송 참여를 독려했다. 포스코 노조는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소송에 참여하지 않으면 소송 기간만큼의 법정 이자를 포함한 금원을 지급받을 수 없다”며 “만약 회사가 소송 미참여자에게도 소급한다면 배임에 해당될 수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 사측은 노조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포스코는 지난 5월 포스코 법무실의 의견을 빌려 사내 온라인망에 “법원 확정 판결 결과에 따라 회사가 전 직원들에게 동일한 결과를 적용할 시 업무상 배임 등 법적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노조는 “임금 청구권은 법률이나 계약에 의해 발생된다”며 “법무실 의견은 의견일 뿐, 법적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맞서고 있다.
포스코 노조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미 지난 4월 사내 게시판 등을 통해 통상임금 소송에 참여하지 않아도 전 직원에게 동일한 금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호 포스코 노조위원장은 지난 4월 노보를 통해 “회사가 많이 급한지 무리수를 뒀다. 그에 대한 대가는 혹독할 것”이라며 “노조는 대한민국 정부, 언론, 사회단체 등과 협업해 주주가치운동을 할 것이며 법적 대응도 병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포스코가 소송 미참여자에게 금원을 제공하는 것이 배임에 해당하는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가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에게 통상임금 소송 결과를 적용할 의무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미참여자에게 소송 결과를 적용한다고 해서 그게 배임에 해당하는지는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라고 전했다.
포스코 노조는 사측의 움직임에 대해 소송 미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시도로 보고 있다. 포스코 노조 관계자는 “포스코는 소송 미참여를 유도하려 한 것 같다”면서도 “조합원이 약 8000명인데 이 중 7113명이 최종적으로 참여했다는 것은 포스코의 여론전이 효과가 없었던 셈”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포스코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직원들 간 유불리도 발생하다보니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인화 회장에 시선집중
포스코 노조에 따르면 조합원 수는 올해 초 1만 명이 넘었지만 현재는 8000명대로 줄었다. 포스코 노조는 인사고과, 정년 퇴직자 재채용 등을 빌미로 직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포스코 노조는 지난 4월 8일 “포스코가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며 포스코를 고용노동부에 고발하기도 했다.
장인화 포스코 회장은 지난 3월 21일 취임했다. 재계에서는 장 회장의 첫 과제로 노사갈등 해결을 꼽았다. 장 회장은 전임 최정우 전 회장에 비하면 소통에 노력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 회장은 취임 후 ‘100일 현장경영’에 돌입하면서 첫 방문지로 노경협의회 사무실을 찾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장인화 회장이 취임한 지 오래되지 않아 당장 노사관계를 평가하기는 이르다”며 “최정우 전 회장 시절에는 노사갈등이 극심했는데, 포스코의 최근 내부 문제는 최 전 회장 측 인사가 진행한 것인지 장 회장의 뜻인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포스코 노조는 지난해 포스코DX 노조, 포스코SNNC 노조, 포스코인터내셔널 노조, 포스코엠텍 노조 등과 포스코그룹 노동조합연대(포스코 노조연대)를 출범했다. 노사갈등이 격화되면 포스코그룹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셈이다.
한편, 포스코 노조는 통상임금 소송과 별개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배포한 임단협 초기안에는 기본급 8.3% 인상, 본인 및 가족 연간 1억 원 한도 의료비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포스코 노조는 임단협을 앞두고 강경한 투쟁을 예고했다. 그러나 포스코가 노조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포스코의 실적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에 대해 “2분기에도 예정된 고로와 열연 압연라인 개보수, 1분기 대비 반제품 재고 활용 축소로 철강 판매량은 799만 톤(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앞서의 포스코 관계자는 “임단협은 협상 결과가 어느 정도 나오기 전까지는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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