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소재 골재 공장, 사토·모래 섞어 재판매해 안전 우려…업자, 품질인증서 제시 ‘정상품 판매’ 항변
콘크리트는 제조 시 시멘트에 모래 등의 골재를 섞어 만든다. 이 때문에 모래는 콘크리트의 품질을 좌우하는 중요 건설자재다. 시멘트에 모래 등의 골재를 섞으면 열 반응에 의해 단단해지는데, 이물질이 포함되면 열 반응이 원하는 수준으로 일어나지 않아 강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이런 이유로 골재는 정부가 엄격하게 관리하는 주요 건설자재다. 불량 골재를 사용해 최근 발생한 사건은 검단신도시 LH 아파트 주거동 및 광주광역시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등을 주된 사례로 들 수 있다.
모래 등의 골재를 건설자재로 사용할 경우에는 골재채취법에 따라 미리 허가를 받아 골재용으로 적합한지 품질검사를 득한 후 사용해야 한다. 특히 토석채취 허가 과정에서 ‘토목용’이나 ‘쇄골재용’이라는 용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토목용으로 허가받으면 토목현장에 재활용이 가능하고, 쇄골재로 허가받으면 골재용으로 가공해 레미콘 재료로 사용이 가능하다. 바다모래인 해사는 세척과정을 거치지 않는데 이는 물에 세척된 상태에서 채취하기 때문이다. 강모래(육사)는 흙성분(토분)이 함유돼 있어 세척이 필수다. 토분이 많은 모래는 콘크리트를 배합할 때 물을 순식간에 빨아들여 압축강도가 37%나 떨어진다는 국가기술연구원의 연구결과가 있다.
부산 에코델타시티는 낙동강 늪지대를 메워 대지를 만든 곳으로 퇴적된 모래가 많다. 아파트를 건축하기 위해 터파기를 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모래는 사토로 처리(버리는 행위)한다. 이렇게 사토 처리하는 모래를 따로 수집해 가공 후 되파는 업체가 김해 지역에 있다.
에코델타시티 현장에서 나온 모래는 일차적으로 이것만 수집하는 전문 수집상에게 무대(값을 치르지 않음)로 전달된다. 이들은 이후 골재선별·파쇄업자에게 헐값으로 넘긴다. 문제는 사토를 받은 골재선별·파쇄업자가 이를 정상적인 모래로 둔갑시킨다는 의혹을 낳고 있는 점이다. 일반 모래와 사토를 함께 섞어 되파는 것이다.
정상적인 모래 통상가격이 1㎥당 1만 5000원이라면 대략 1㎥당 7250원의 이익이 발생하고, 25t 덤프트럭에 17㎥를 실으면 12만 3250원의 부가수익이 발생한다. 에코델타시티에서 골재선별·파쇄업자에게 넘어간 사토가 10만㎥라고 하니, 그 수익은 7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모래는 김해시 H 레미콘, P 레미콘 등으로 납품돼 현재 명지 에코델타시티 아파트 건설현장 등으로 유입되고 있다.
김해에 소재한 골재선별·파쇄업자 공장에는 건설현장에서 나온 모래를 세척하는 장비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해당 업자는 “정상적인 모래와 섞는다”라고 사실상 관련 내용을 인정했다. 다만 콘크리트용 골재로 사용할 수 있는 품질인증 결과서를 제시했다. 자신들이 정상적인 제품을 판매했다는 것을 항변한 셈이다.
설령 해당 모래가 품질인증결과에 적합하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2017년 12월 8일 창원지방법원은 “토석을 채취해 토목용으로 사용하지 않고, 허가내용과 다르게 분쇄해 쇄골재로 사용했다”는 이유를 들어 골재채취법 위반 혐의를 받은 업자에게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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