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서 잘나가는 김대호 ‘흥행카드’…KBS 개그우먼 김민경 기용…SBS 박태환 수영 해설로 시선몰이
#‘감사합니다’만 “감사합니다”(?)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가 무서운 기세를 보여주고 있었다. 7월 20일 4회 방송이 13.7%(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찍었고 26일에도 12.1%를 기록했다. 최근 MBC 금토 드라마가 다소 주춤한 분위기인 데다 차기작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이 8월 16일부터 방송돼 당장은 경쟁자도 없는 상황이다.
MBC는 올림픽 기간 동안 금토 드라마를 쉬고, SBS도 올림픽 생중계 때문에 결방이 많을 수밖에 없다. 7월 27일 ‘굿파트너’도 결방되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감사합니다”를 외친 것은 tvN 토일 드라마 ‘감사합니다’다. ‘굿파트너’가 결방한 27일 6.7%를 찍더니 28일에는 7.8%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올림픽 기간 동안 저녁 시간대 드라마와 예능을 대부분 결방하고 올림픽 생중계를 해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 방송이 반사효과를 누리고 있다. 올림픽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이번에는 더 초조하다. 축구는 예선탈락하고 야구는 종목에서 배제되는 등 인기 구기종목 경기가 없기 때문이다.
올림픽 생중계를 안 할 수는 없지만 시청률이 안 나오는 탓에 중계를 할수록 손해일 수 있다. 7월 27일 새벽 2~6시 지상파 3사가 생중계한 2004 파리 올림픽 개막식 시청률은 KBS1 1.4%, MBC 1.0%, SBS 0.6%에 불과했다. 2020 도쿄 올림픽 개막식 생중계 당시 KBS1 8.4%, SBS 4.8%, MBC 4%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소위 말하는 애국가 시청률이다.
다행히 7월 28일 오상욱이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것을 시작으로 올림픽 초반부터 금메달이 연이어 나오면서 지상파 올림픽 생중계가 조금씩 활력을 되찾아 가고 있다.
#막강한 김성주 김대호 투톱의 MBC
방송가에선 ‘잘 키운 아나운서 하나가 열 스타 부럽지 않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스타로 성장한 아나운서도 많다. 특히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선 MBC가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MBC에는 프리를 선언한 지 오래지만 여전히 대형 스포츠 이벤트마다 캐스터를 전담하는 김성주가 있다. 비록 김성주가 올림픽 축구 경기 캐스터를 맡은 모습을 이번 파리 올림픽에선 볼 순 없지만 대신 다른 종목에서 볼 수 있다.
28일 생중계 된 ‘여자양궁 단체전’ 결승전에서 임시현·전훈영·남수현 등은 올림픽 10연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된 경기 중 하나였는데 시청률 경쟁에선 MBC가 승리했다. 김성주 캐스터와 장혜진 양궁 해설위원을 기용한 MBC가 수도권 가구 기준 10.0%로 시청률 1위에 오른 것. 믿고 보는 카드 김성주를 확보한 MBC의 경쟁력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MBC에는 또 다른 흥행 카드가 있다. 김대호 아나운서다. 김대호 아나운서는 28일 생중계된 서승재와 채윤정이 출전한 배드민턴 혼합복식 예선과 김가은이 출전한 여자단식 예선 경기를 통해 생애 첫 올림픽 생중계에 나섰다. MBC는 이 두 경기에서 모두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배드민턴의 레전드 방수현 해설위원의 역할도 컸지만 요즘 예능에서 한창 잘 나가는 김대호 아나운서의 힘이 분명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실용사격 국대이자 해설위원 김민경의 KBS
KBS는 지상파 방송사 중 유일하게 현장 생중계를 진행하며 2004 파리 올림픽 개막식 시청률 1위를 기록했지만 고작 1.4%에 그쳤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경기 생중계에서 KBS는 28일 사격 여자 공기권총 10m 결승전에서 6.4%로 1위에 올랐다. 이광용 캐스터와 전 사격 국가대표 이대명 해설위원이 호흡을 맞췄는데, 여기에 비장의 카드가 하나 더 있었다. 실용사격 국가대표이자 KBS 사격 특별 해설위원인 김민경이다. 김민경은 유명 개그우먼이자 태극마크를 달고 2022년 11월 태국에서 진행된 사격 국제대회 ‘2022 IPSC 핸드건 월드 슛’에 출전했던 실용사격 국가대표다.
KBS는 김민경 외에도 자사 아나운서 출신 전현무가 역도, 조우종이 골프 캐스터를 맡아 눈길을 끈다. 전현무는 2024 파리 올림픽이 생애 첫 올림픽 생중계다.
#진종오 리스크 직면한 SBS
SBS에도 배성재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다. 배성재의 축구 중계를 볼 순 없지만 다른 종목에선 그를 만날 수 있다. 특히 배성재 캐스터와 박태환 해설위원의 막강 조합이 나서는 수영 종목에서 SBS의 힘이 드러났다. 김우민이 동메달을 획득한 수영 남자 400M 결승, 황선우와 김우민이 나선 자유형 200m 예선, 이주호가 나선 100m 예선 등에서 SBS는 시청률 1위에 등극했다. 황선우와 김우민이 남자 200m 자유형 결승 진출에 실패하는 등 수영 대표팀이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게 SBS 입장에선 아쉬울 수밖에 없다.
SBS는 이제는 정치인이 된 인물을 해설위원으로 참여시켰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진종오 국회의원이다. ‘사격황제’로 불리는 진종오 의원이 본인의 주종목이던 사격 남자 10m 공기 권총 결승전에 특별 해설위원으로 참여한 것. 그렇지만 국회에서 며칠째 필리버스터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국회를 떠나 올림픽 생중계에 참여한 것을 두고 뜨거운 논란이 불거졌다. ‘국회의원이 시간이 많은가 보다’ 등의 댓글이 이어지자 진종오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목동 SBS와 여의도는 차로 15분 거리다. 저의 올림픽 해설 관련은 모두 무보수”라며 “대한민국 국가대표들, 압도적 승리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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