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장충기 부사장, 윤순봉 부사장, 최지성 사장, 이인용 전무 | ||
이 전무 승진 여부에 못지않게 주목받은 것은 바로 이학수 부회장(그룹 전략기획실장)과 윤종용 부회장의 향후 거취였다. 이건희 시대의 노신(老臣)들이 이재용 전무의 경영권 승계에 자칫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는 까닭에서다. 지난 2005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수시인사도 결국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앞날을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풀이된 바 있다. 그러나 이 부회장과 윤 부회장이 결국 유임되면서 에버랜드 재판과 대통령 선거를 맞이한 시점에서 이 회장이 안정적 운영을 위한 선택을 했다는 평이 뒤를 따랐다.
이학수 윤종용 두 노신이 자리보존을 했지만 이번 인사과정에서 이재용 전무 시대를 위한 ‘포석 깔기’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평이다. 인사 발표 이후 가장 많은 시선을 끈 곳은 홍보라인이다. 지난 6년간 삼성그룹 홍보파트를 이끌어온 이순동 기획홍보팀장이 전략기획실장 보좌역(사장)으로 승진해 기획홍보팀장직은 장충기 부사장이 물려받았다. 윤순봉 삼성경제연구소 부사장은 전략기획실로 전보돼 홍보업무에 합류하게 됐다. 그룹 홍보라인 수뇌부의 세대교체 작업이 이뤄진 것이다.
장 부사장은 그룹 내 기획업무와 정보 수집·분석 업무에 관해 가장 탁월하다는 안팎의 평가를 받아왔다. 이 전무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 이론·실무적 토대를 제공할 수 있는 인물로 거론되기도 한다.
▲ 이재용 상무. | ||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인사 또한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 인사를 두고 다수 업계인사들이 ‘삼성전자가 이 전무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무대로 꾸려졌다’는 평을 내리는 것이다.
이기태 정보통신총괄 사장이 기술총괄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정보통신총괄 사장직을 물려받은 최지성 사장에게 관심이 쏠린다. 최 사장의 IT산업 총괄 시대가 열리면서 이재용 전무가 정보통신 분야에서 입지를 넓혀갈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이다.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07’에서 이 전무는 최 사장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 향후 두 사람이 한 분야에서 궁합을 맞추게 될 것이란 전망을 낳은 바 있다.
삼성전자 국내 홍보를 총괄해온 김광태 전무가 안식년을 받으면서 그동안 해외홍보 업무를 주로 담당해온 이인용 전무가 삼성전자 홍보라인을 사실상 장악할 것이란 평도 대두된다. MBC 앵커 출신인 이 전무는 이재용 전무와 서울대 동양사학과 선후배 사이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