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이후 흥행 기세 크게 꺾여…1000만 관객 돌파는 점점 요원해져
‘베테랑2’의 10월 3일 기준 누적 관객수는 677만 4011명이다. 1000만 관객까지 300만 명을 조금 넘게 남겼다. 개봉 첫 주 누적 관객수가 468만 6563명이나 됐을 당시만 해도 쉽게 1000만 관객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렇지만 추석 연휴가 끝난 뒤 급속도로 힘이 빠졌다.
다시 10월 1일부터 퐁당퐁당 연휴가 시작됐다. 그렇지만 ‘베테랑2’는 10월 1일 11만 4346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이날 개봉한 외화 ‘조커: 폴리 아 되’(16만 6508명)에 밀려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일일 박스오피스에서 2위로 밀려났을 정도다.
평일인 10월 2일에는 5만 9903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지만 그나마 ‘조커: 폴리 아 되’(5만 7698명)를 밀어내고 다시 일일 박스오피스 1위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2위와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다시 휴일인 10월 3일에는 11만 342명의 관객을 동원했는데,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하루 70만~80만 관객을 모았던 기세는 사라져 버렸다.
‘베테랑2’는 무시무시한 스크린 점유율과 상영 점유율, 좌석 점유율 등을 기록하며 개봉했다. 그만큼 대한민국 극장가가 확실하게 밀어줬다. ‘베테랑2’의 엄청난 기세로 인해 경쟁작 다수가 대목인 추석연휴를 포기하고 개봉 일정을 조정한 덕을 크게 봤다. 여기에 정부도 일조했다. 정부가 10월 1일 국군의 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추석 연휴가 끝나고 채 2주도 되지 않아 다시 한 번 퐁당퐁당 연휴를 맞이했다. 연차를 적절히 사용하면 9일에서 최장 12일까지 쉴 수 있는 연휴가 탄생한 것이다. 그렇지만 ‘베테랑2’는 실관람객들의 평가가 그리 좋지 못하게 나오면서 10월 초 연휴까지 흥행 기세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1000만 관객 달성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베테랑2’를 대신할 경쟁작이 여전히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조커: 폴리 아 되’가 그나마 대항마가 되고 있지만 더 기대치가 컸던 영화는 애니메이션 ‘와일드 로봇’은 아직 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미국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동화작가인 피터 브라운의 동명 동화소설을 원작으로 한 ‘와일드 로봇’은 드림웍스 30주년 기념작이기도 하다. 게다가 최근 한국 극장가에서 애니메이션이 거듭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는 부분도 호재로 분석됐다.
그렇지만 개봉 첫날인 10월 1일 5만 3494명으로 ‘조커: 폴리 아 되’와 ‘베테랑2’에 밀려 일일 박스오피스 3위에 머물렀다. 평일인 2일에는 1만 398명으로 순위는 5위까지 밀렸다. 다시 휴일인 3일에는 6만 4385명으로 반등해 3위로 올라왔다. 다만 애니메이션은 서서히 흥행세가 거세지는 경향이 있어 ‘베테랑2’를 견제할 수 있을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10월 개봉 예정 경쟁작으로는 10월 16일 개봉하는 ‘보통의 가족’, 17일에 개봉하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10월 23일 개봉하는 ‘더 킬러스’, ‘오후 네시’, ‘베놈: 라스트 댄스’, 30일에 개봉하는 ‘아마존 활명수’ 등이 거론되는데 그리 강력한 흥행력을 갖춘 것으로 예상되는 작품은 많지 않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12월까지 극장가가 비수기에 접어드는 터라 기대작들의 개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베테랑2’가 지금 기세라도 꾸준히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평일 5만 명대, 휴일 10만 명대 관객을 모을 수 있다. 그렇다면 한 주에 50만 명대 관객 동원이 가능하다. 단순히 계산하면 남은 10월 4주 동안 200만~250만 명의 관객을 더 동원할 수 있다. 그럴지라도 1000만 관객까지 남은 300만 명을 채우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미 개봉한 ‘조커: 폴리 아 되’와 ‘와일드 로봇’을 비롯해 개봉을 앞둔 경쟁작들이 모두 기대 이하의 흥행 성적을 유지해야 ‘베테랑2’가 지금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지만, 최대치는 900만 관객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만약 10월 말까지 9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유치한다면 어떻게든 극장에서 버텨 1000만 관객 돌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소위 말하는 ‘좀비 상영’이다. 이는 상처뿐인 영광일 수밖에 없다. 관객들이 극히 일부 화제작에만 관객이 몰리고 다른 영화들은 철저히 외면하는 행태가 제대로 확인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좀비 상영’을 통해 1000만 관객 영화가 탄생하더라도 극장가는 화제작 밀어주기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다. 또한 한국 영화에 대한 투자 역시 일부 화제작에만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까지 진행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극장가가 ‘베테랑2’에 대한 전폭적인 밀어주기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10월 1일 좌석점유율을 보면 ‘조커: 폴리 아 되’가 34%인 데 반해 ‘베테랑2’는 21.9%에 불과했다. 이는 일일 박스오피스에서 ‘조커: 폴리 아 되’가 1위로 등극한 원동력이 됐다.
특히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보통의 가족’은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 등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화제작이라 이 영화가 개봉하는 10월 16일을 즈음해 ‘베테랑2’의 스크린 점유율과 상영 점유율, 좌석 점유율 등이 대거 낮아질 전망이다. 현재의 흥행 기세를 이어갈 조건 자체가 매우 빈약해지는 셈이다. 화려하게 개봉한 ‘베테랑2’의 1000만 관객 돌파는 점점 요원해져가고 있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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