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이 파악한 김건희 여사 명의 계좌는 신한투자증권·DB금융투자·대신증권·미래에셋증권·DS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 등 총 6개다.
앞서 기소된 권 전 회장 등 사건 1·2심 재판부는 이 중 3개(대신증권·미래에셋증권·DS투자증권)를 유죄로 인정된 시세조종 행위에 동원된 것으로 판단했다. 나머지 2개(신한·DB)는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는 이유로 별도 판단을 내리지 않았고, 1개(한화)는 시세조종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로 봤다.

검찰은 이번 수사결과 발표에서 표를 만들어 계좌별로 판단 근거를 설명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미래에셋증권 계좌다. 이 계좌는 2차 작전 ‘선수’ 이종호 씨가 대표로 있던 블랙펄인베스트가 김 여사로부터 일임 받아 관리했다. 통정매매 35회로 김 여사 명의 계좌 중 유죄 인정 거래가 가장 많았다.
검찰은 미래에셋증권 계좌의 범행 관련 거래 기간을 2010년 11월 3일에서 12월 13일까지로 봤다. 그런데 검찰이 특정한 범행 시작일보다 일주일 전 4일에 걸쳐 이 계좌에서 도이치모터스 주식 14만 주를 사들인 기록이 있다.
SBS가 지난 2022년 2월 입수한 사정당국 작성 김 여사 명의 증권계좌 거래내역에 따르면 김 여사 명의 미래에셋증권 계좌에서 2010년 10월 28일 5만 3520주(평균 매수가 3121원), 10월 29일 9290주(3220원), 11월 1일 5만 3500주(3409원), 11월 2일 2만 4000주(3529원) 등 총 14만 주를 매수했다. 이들 거래는 통정거래로 분류되지 않아 검찰 기소장이나 법원 판결문에 표시되지 않았다.

대신증권 매도 거래에 대해서 재판부는 권 전 회장 일당과의 의사소통 하에 이뤄진 통정매매라고 판단했다. 검찰도 2차 작전 ‘주포’ 김 아무개 씨가 주가조작에 필요한 주식 수급을 위해 권 전 회장에게 저가에 주식 물량을 달라 요청했고, 이에 권 전 회장이 김 여사에게 연락해 주문이 나온 것이라고 봤다.
만약 김건희 여사가 직접 주문을 한 것이라면, 권 전 회장이 향후 주가상승 전망 사실을 알리지 않았는데 2번이나 낮은 가격에 매도하고 더 비싼 가격에 다시 매수하는 거래를 했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10월 28일부터 작전 세력이 미래에셋증권 계좌 권한을 일임 받아 매매 주문을 냈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주식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김 여사의 대신증권 계좌 내 주식을 저가로 넘겨받았는데, 당일 다시 본인들이 관리하는 김 여사의 미래에셋증권 계좌로 주식을 더 비싸게 사들이는 행태 역시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김 여사가 낮은 가격에 매도하고, 더 비싼 가격에 매수한 앞서의 거래에 대해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진행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검찰은 이 4일간의 거래에 대해 주문 넣은 주체나 주문형태 등을 밝히지 않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 4일간 거래에 대해 “거래량을 늘리기 위한 주포들의 자전거래 작전에 일단 협조해, 김 여사가 보유물량을 내어줘 매도했다”며 “하지만 향후 작전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을 알고 있었기에 수익보전 차원에 다시 자신의 보유물량을 확보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검찰은 ‘혐의를 입증할 달리 증거가 없다’고 하지만, 이러한 김 여사의 모습은 2차 작전세력의 시세조종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정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검찰이 기어코 김건희 여사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에 대해 면죄부를 상납했다”며 “누가 봐도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깊이 개입했다는 정황과 증거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철저히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