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17일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문재인·안철수 후보. 두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안철수 후보의 갑작스런 사퇴로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사진제공=문재인 |
<일요신문>은 지난 11월 5일 안철수 후보의 단독회동 제안으로 시작된 문안 단일화 19일 전쟁의 대드라마를 날짜별로 상세하게 추적해보았다. 과연 아름다운 드라마를 보여주지 못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었던 것일까.《11월 5일》 여야 후보단일화 협상의 서막이 열린다. 문재인 후보의 끈질긴 단일화 협상 요구에 웃음만 흘리던 안철수 후보는 그날 전남대 강연 자리에서 ‘단독회동을 갖자’고 선언했다. 안 후보의 전격제안 시점은 미묘했다. 당시만 해도 안 후보는 특유의 ‘애매모호 전술’을 펴며 민주당의 애를 태웠다. 때문에 야권 지지층도 서서히 피로감을 보이고 있었다. 바로 그때 안 후보는 단일화 협상을 받아들인다고 선언했다. 안 후보는 선언 전날 문재인 후보가 “나에게 유리한 시기와 방법을 고집하지 않겠다. 모든 방안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논의를 시작하자”며 단일화 논의를 공식 제안하는 카드를 꺼내들자 ‘때’가 왔음을 직감한 것이다.
▲ 6일 1차 단독회동. 이종현 기자 |
먼저 안철수 후보는 11월 5일 단일화 협상 선언 이전부터 민주당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고 신뢰도 상당부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안철수 후보 측의 고위관계자가 한 모임에서 했던 발언을 토대로 그의 대 민주당 정서를 유추해본다.
안 후보는 단일화 합의 전부터 이미 민주당 등 야권에 대한 기대나 신뢰가 많이 흔들리고 있었다고 한다. 사실 출마선언 때만 해도 그는 자신을 야권 후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국민의 후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상황이 민주당과 같이 가야 하는 쪽으로 흘러가자 안 후보도 자신의 당초 생각과는 좀 다르지만 조금씩 맞춰가면서 변화하고 적응하고자 했다. 그렇게 해서 어느새 야권후보 반열에 올랐다. 애초 그가 생각했던 국민의, 제3의 후보 개념과는 동떨어진 것이었지만 그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어떻게 보면 ‘순진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안 후보는 ‘야권이 네 편, 내 편 가르지 않고 문재인과 안철수 둘 중 누구를 선택하느냐의 분위기로 갈 것’으로 생각했다”는 게 캠프 고위관계자의 증언이다. 하지만 그런 안 후보의 기대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앞서의 고위 관계자 말에 따르면 “단일화 합의 전부터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빨리 단일화 하라’는 압박이 심해졌고, ‘광화문 가서 촛불시위 하면 된다. 항복 안하고 별 수 있겠느냐’는 식의 말들도 민주당 주변에서 나왔다. 안 후보로서는 ‘이 사람들이 나를 불쏘시개로 삼으려 하는 구나’ 하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사실 11월 6일 문-안 단일화 합의 직후 문재인 캠프는 단일화 총력전에 이미 들어가 있었다. 국회에서는 의총이 열렸고, 당사에서는 전국지역위원장단회의가 열렸다. 이들 자리에서 문 후보는 “누가 단일후보가 돼도 본선에서 이기기만 하면 된다고 안일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전 조직에 ‘안철수한테 줄 섰다간 죽는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문 후보의 이 선전포고가 안철수 후보 측을 직접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안 후보 측은 “공룡 재벌기업격인 민주당이 자금과 조직을 총동원해 우량 중소기업을 집어삼키려 한다”는 피해의식도 상당히 깊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안 후보 측은 이에 대해 “단일화 본격 협상 전 이미 호남에 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내려갔고 거기에 시·도의원, 구의원까지 해서 완전히 조직선거를 하고 있다. 2년 있으면 지방선거인데 의원들이 다 공천권 쥐고 있지 않느냐. 수백 명이 3주 동안 호남에서 뛰면서 하는 결과들이 나오고 시작해 우려스러웠다”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14일 협상중단 선언 직전 터져 나온 ‘안철수 후보 양보론’ 보도는 협상중단 선언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었다. 안 캠프는 그 진원지로 이목희 기획본부장을 지목하고 즉각 항의했다. 그날 열린 ‘새정치공동선언’ 협상 테이블에서 안 캠프 측은 ‘안철수 양보론’, 백원우 전 의원의 이태규 비판 페이스북 글 등을 모두 거론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문 캠프 인사들이 “‘안철수 양보론’을 누가 얘기했는지 어떻게 아느냐. 이목희나 백원우나 원래 그런 사람들이니 신경 쓰지 마라”며 맞받아쳤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 과정에서 민주당 선대위의 한 고위관계자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했던 발언록이 통째로 안 후보 측에 흘러들어갔는데, 그 내용도 상당히 안 후보 측을 자극했다고 한다. <일요신문>이 입수한 발언록 가운데 일부분을 소개해본다.
“(한국일보에 보도된 ‘안철수 양보론’ 기사 논란에 대해) 안철수 캠프 측에서 왜 저러는지 모르겠는데 우리가 핵심 관계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 모르지만 그런 얘기를 한 사람이 없다. 이목희도 통화했는데 절대 아니라고 한다. 그런 실수를 할 사람 없다. 물론 우리가 200~300명 되는데 입을 다 막을 수는 없는 거고 그걸 저렇게까지 대변인이 나서서 말할 거리인가. (중략) 정말 아마추어들이랑 일을 못 하겠다. 오늘 왜 새정치공동선언 발표를 안 하나. 그게 무슨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는 사안도 아니고 20분이면 되는 건데 20분도 시간을 못 낸다는 게 말이 되나. (중략) 내가 서울시장 선거 때 박선숙 유민영 김윤재랑 같이 일해서 스타일을 잘 안다. 그 사람들은 돌파형이 아니고 관리형이다. 후보의 뜻을 거스르지 않으려는 사람들이다. 나는 그 사람들한테 후보가 무슨 최고의 전략가냐며 후보 말만 들어선 안 된다고 했다. (중략) 안철수가 호남에서 몇 가지 실수를 했다. 김성식이 팀장으로 나온 것도 호남 사람들이 보고 있고 국회의원 의석 수 줄이자는 것도 인구 적은 호남부터 줄이자는 말밖에 안 된다. 우리도 지역구 40여 명 축소한다고 했는데 내가 광주 라디오 나가니까 사회자가 농촌 많은 호남에서 줄이는 거 아니냐고 질문하더라. 그래서 내가 비례대표에서 그런 부분 보충하겠다고 했는데 안철수는 대답할 말이 없다. 신당창당은 호남에서 완전 쥐약이다. 신당 창당은 분당을 전제로 하는 것 아니냐. 또 부산 X들이 와서 당을 쪼개자는 얘기로 들리는 거지.”
안 캠프 측의 발끈 대응에 문 캠프는 백원우 전 의원을 정무특보에서 물러나게 만들고, 페이스북 글도 내리게 조치했다. 사과의 뜻도 함께 전달됐다. 하지만 문 후보 측이 진정성을 가지고 사과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문제없다’는 식의 적반하장 격 해명이 안 캠프의 협상중단 선언을 유발시켰던 것이다.
《11월 15일》 협상중단 다음날 문 후보는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안철수 후보 측의 단일화 협상 중단 선언과 관련, “제가 대신해서 사과를 드리고 싶다”라고 말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선다. 이에 11월 16일 안 후보는 “선 민주당 쇄신, 후 회동”을 제안하며 맞받아친다. 이때 안 후보는 “문재인 후보가 제대로 보고를 못 받고 있다”는 발언까지 하며 몰아붙이는데 이것이 문 후보의 기분을 언짢게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더구나 문 후보는 안 후보가 민주당의 조직동원을 문제 삼고 실무진들의 말조심 등을 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에 없던 민주당의 인적쇄신까지 덧붙여 요구하고 나선 것에 대해 상당히 불쾌해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안 후보가 하나를 들어주면 또 다른 것을 요구하는 식으로 협상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게 문 후보의 판단이었다.
이에 문 후보는 협상중단 뒤 사과하며 몸을 낮췄지만 하루 만에 강경대응으로 돌아선다. 특히 문 후보는 단일화 협상팀에서 퇴진한 친노 9인방 중 한 명인 윤건영 보좌관이 언론사 인터뷰에 배석했다는 논란에 대해 “정색해서 말하겠다. 배석해서 안 될 이유가 무엇이냐. 친노라는 이유냐”며 격앙된 반응을 표출했다. ‘젠틀맨’ 문재인이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서 안 후보에게 ‘간접적으로’ 화를 내는 장면이 목격됐고, 이런 언짢은 기류는 후에 TV 토론회에서까지 이어지게 된다.
《11월 17일》 문-안 두 사람은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조우했지만 어색한 장면만 연출하고 말았다. 이렇게 양측의 기 싸움이 만만치 않게 전개되다가 결국 문 후보가 먼저 ‘항복’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11월 18일 낮 12시 이해찬 등 민주당 최고위원이 총사퇴를 선언한다. 안 후보의 인적쇄신 요구 일부를 수용한 것이다. 이에 안 후보는 12시 15분, 문 후보에게 회동을 제안한다. 그리고 12시 30분 문 후보는 단일화 방식을 안 후보에게 ‘백지 위임’하며 협상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 안 후보 측은 예상치 못한 문 후보의 전격 양보에 당혹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 18일 2차 단독회동. |
민주당 쪽(김기식 의원)에서 안 후보 측에게 화가 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문 후보가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제안을 안 후보 측이 내놨다는 것이다. 19일 협상에서 안철수 캠프는 ‘여론조사+공론조사’ 방식을 제안했다. 사실 문 캠프는 안 캠프가 ‘100% 여론조사’를 제안할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공론조사’를 꺼내자 상당히 당혹스러워했다는 것이다. 이때만 해도 민주당쪽에서는 안 후보 측의 협상능력을 과소평가했던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민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초반에 안철수를 너무 만만하게 봤다. 대선이 가까워지면 그냥 두 손 들고 도와주겠지 싶었다. 하지만 협상 과정을 되돌아보니 민주당을 다 먹으려고 덤비는 것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아니면 해체해서 완전히 새 판을 짜려고 했든지. 그렇지 않고서야 말도 되지 않는 희한한 룰을 들고 와서 이렇게까지 애를 먹일 수 있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11월 18일 기자회견 때 문 후보는 “여론조사든, 여기에 국민 참여가 보장되는 공론조사를 가미하든 모든 방식 결정을 안철수 후보에게 일임하겠다”고 말했다. ‘공론조사’라는 말을 문 후보가 먼저 꺼낸 바 있으니 그 자체로 거부할 명분은 없었다. 안 후보 측이 섭섭해 할 만도 했다.
둘째, 안철수 캠프가 언론플레이를 했다고 민주당은 보고 있었다. 협상 실패 소식이 터져 나온 20일에 발행된 <한겨레>의 ‘안 캠프가 여론조사+공론조사를 제안했는데, 문 캠프가 거절했다’는 보도가 문 후보 측을 상당히 자극했던 것이다. 특히 당시 협상 내용이 보도된 신문은 <한겨레>와 <조선일보> 두 군데뿐이었다. 김기식 의원이 볼 때는 안 캠프 쪽이 ‘피가 거꾸로 솟구칠 만큼’ 아주 악의적으로 언론에 협상내용을 흘렸다는 것이다. 이는 협상내용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양측의 ‘신사협정’을 안 후보 측이 먼저 깼다는 쪽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안 후보에게 비교적 우호적이라는 일각의 평가를 받고 있는 <한겨레>의 보도내용을 볼 때 안 캠프에서 협상내용을 유출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 21일 문재인 안철수 TV토론. |
급기야 황석영 등 문화 예술계 인사들과 시민사회 인사들이 그날 오후 ‘양자대결+적합도 조사’라는 중재안을 제시하기에 이른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문 후보 측은 그동안의 비밀협상을 접고 진보진영 인사들이 제안한 절충안을 공개적으로 던졌다. 안 후보 측은 22일 밤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문 후보 측에 “우리가 제안했던 실제 대결(가상대결)안과 문 후보 측이 제안한 최종안이었던 지지도를 절반씩 혼합한 안으로 조사에 들어갈 것을 제안한다”면서 “마지막 제안”이라고 맞섰다. 하지만 문 후보 측 또한 상대의 ‘마지막 제안’에 대해 ‘안 후보 측에 유리한 일방적 제안이어서 수용하기 어렵다’는 부정적 기류가 강했다.
▲ 눈물의 사퇴 안철수 후보가 11일 23일 저녁 전격적으로 후보 사퇴를 발표했다. 안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라고 선언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
11월 5일 安, 단독회동 제안(전남대 강연)
6일 文-安 1차 단독회동(백범기념관)
7일 새정치공동선언 실무팀 가동
11일 安, 단일화 방식 협의 제안(공평동 캠프)
12일 단일화 방식 협의 시작
13일 새정치공동선언문 가합의
14일 安, 단일화 방식 협의 중단(공평동 캠프)
15일 文, 安에게 사과(부산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
16일 安, 先민주당 쇄신 後회동 제안(공평동 캠프)
18일 이해찬 등 민주 지도부 총사퇴
18일 安, 회동 제안(광주 오피니언리더와의 오찬)
18일 文, 단일화 방식 安에게 위임(영등포 민주당 당사)
18일 文-安 2차 단독회동(서울 중구 달개비)
18일 새정치공동선언문 발표
20일 공론조사 놓고 양측 실무팀 난항
21일 여론조사 문항 놓고 또다시 난항
21일 安, 단일화 방식 협의 담판 언급(방송기자클럽 토론회)
21일 文-安 TV토론(백범기념관)
22일 文-安 3차 단독회동 결렬(서울 서대문구 그랜드 힐튼 호텔)
23일 文-安 특사 회동 (文: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 安: 박선숙 공동선대위원장) 단일화 룰 협상 결렬
23일 安, 대선후보 사퇴 선언
거짓 보고 논란안철수 눈 귀 가린 자 누구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문재인-안철수 후보 모두 ‘보고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양측 참모진의 보고체계와 신뢰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특히 문재인 후보는 TV토론회에서 안 후보를 향해 공개적으로 ‘보고를 잘 못 받고 있는 것 아니냐’며 따지듯 물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안 후보의 눈과 귀를 가리는 참모들이 있었던 것 아니냐”며 협상 난항의 원인제공자를 찾기도 했다.
사실 문 후보가 TV토론회에서 안 후보에게 상당히 민감한 문제인 참모들의 보고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에는 단일화 룰 협상 때 안철수 쪽 협상팀(하승창 강인철 금태섭)이 당초 원안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는 데 대한 강한 불만이 배경이 되었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안 후보와 단독으로 만날 땐 일이 술술 잘 풀려갈 것 같은 느낌을 받은 문 후보가 실무진들이 협상을 하기만 하면 잘 안 된다는 보고를 받고 그 원인에 대해 상당히 의문스러워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문재인 쪽 협상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런저런 수정안을 제시해도 안 캠프 쪽에선 꿈쩍도 안했다. 그래서 ‘무슨 협상을 이렇게 하느냐’고 따지니까 그쪽에서 ‘저희는 재량권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그럼 가서 오더를 받고 와서 다시 만나자’고 했다. 정회 끝에 다시 만나면 똑같은 얘기만 반복했다”고 전했다. 문 후보가 이런 보고를 받고 황당할 수밖에 없었던 대목이다. 그런데 안철수 후보가 TV토론 때 “원안만 고수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얘기하니까 문 후보로서는 ‘협상팀이 안철수에게 거짓 보고를 하고 있나보다’라고 생각했고 그 질문을 공세적으로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누가 안철수 후보의 눈과 귀를 가렸다기보다는, 그게 안 캠프 쪽의 전략인 것 같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가상 양자대결 방식(박근혜 대 문재인, 박근혜 대 안철수)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할 경우 경쟁력 조사를 하든 지지도 조사를 하든 모두 안 후보가 지는 것으로 나왔다. 안 후보 측으로선 ‘절대’ 양보할 수가 없는 부분이다. 문 캠프 쪽에서는 “그냥 버티면서 문 캠프가 양보하기를 기다릴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성]
협상 뒷얘기
“두 달만 일찍 시작했다면…”
19일 동안 이어진 문재인-안철수 후보 간의 단일화 전쟁은 수많은 얘깃거리를 남기고 있다. 안철수 캠프 측의 한 핵심 관계자는 승부를 떠나 “두 달만 먼저 시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그에 따르면 일단 민주당을 업은 문재인 후보와 안 후보 간의 조직력 차이가 너무 큰 것이 문제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각에서 안 캠프 내부의 전문가그룹과 정치인그룹 간의 파벌이 있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각자 생각은 다 있는 것이고 그게 잘 녹아들어야 하는 건데. 여기저기서 모인 사람들이 소통하고 뭔가 일을 하기 위해서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안 후보가 두 달만 먼저 출발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한 중견 언론인은 이에 대해 “안철수가 조금 먼저 뛰어들어서 문재인과 국민참여경선 방식으로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을 치렀다면 말할 것도 없이 안철수의 승리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안철수는 시간을 끄는 쪽을 택했고, 그 결과 여론조사에서도 밀리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결국 그것이 단일화 협상에서도 고전을 하는 원인이 됐고 마지막까지 몰리다 결국 사퇴한 것”이라고 말했다.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