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희 삼성 회장 | ||
일각에선 올 초 현금배당을 통한 삼성전자의 현금 확보가 삼성전자 경영권의 안정적 유지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주를 보유한 덕분에 배당받은 금액 990억 원을 비롯해 삼성중공업 배당액 101억, 삼성테크윈 배당으로 78억 원, 삼성전기 배당으로 88억 원, 삼성정밀화학 배당으로 13억 원, 삼성 SDI 배당액 57억 원 등을 받게 됐다. 삼성전자가 계열사 지분 보유를 통해 받게 된 배당액만 총 1327억 원인 셈이다. 5대 재벌 총수일가 인사들 전체의 배당액보다도 많은 돈이다.
업계 인사들은 ‘삼성전자가 배당액을 자사주를 사들이는 데 사용했을 것’이라 보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현금배당이 마무리되던 시점인 1월 중순께부터 자사주를 매집하기 시작했다. 1월 18일 당시 1852만 9612주였던 것을 2월 27일 현재 1978만 9829주까지 늘려놓은 상태다. 한 달 사이에 100만 주 이상 사들인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자사주 지분은 13.44%다. 자사주엔 의결권이 없지만 적대적 인수 합병 시도가 있을 때 해당 지분을 우호세력에 넘겨 경영권 방어를 위한 의결권 행사에 활용할 수 있다.
주주배당액이 삼성전자 자사주 지분을 단기간에 대폭 늘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삼성전자 지분 1%를 사들이는 데 9000억 원에 가까운 돈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사주 매집은 주가 하락 방지에 도움을 준다는 차원에서 적대적 인수 합병 시도를 미연에 차단하는 역할에 일조한다고 볼 수 있다. 올 초에 이뤄진 삼성그룹 계열사 고액 배당과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집이 삼성전자 경영권 수성에 윤활유 역할을 해준 것만큼은 분명한 셈이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