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때 355척 함정 확보 공약…한국 특수선 사업 ‘미국 호위함 건조’ 도전해야
#트럼프 한국 조선업 언급에 조선주 급등
대표적으로 한화오션은 지난 7일 21.76% 급등한 데 이어 8일 6.94%, 11일 3.03% 상승하며 3거래일 동안 30% 넘게 올랐다. 한화오션뿐 아니라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현대힘스와 삼성중공업은 각각 52%, 17% 넘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HD현대중공업은 16% 넘게 올랐고,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미포 등 조선주들도 트럼프 트레이드 수혜주로 주목받았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왜 한국의 조선업을 강조했을까. 2016년 미 대통령 선거유세에서 트럼프 후보는 355척 전투함 확보를 공약하였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때 600척의 전투함을 보유해 소련을 압도했던 계획을 다시 부활시킨 것이었다. 중국과의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355척 전투함 확보는 바다를 지배해 강대국이 된 미국에게 핵심 사안이었다.
#지지부진한 미국 해군의 335척 전투함 확보
트럼프 1기 행정부의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았던 로버트 오브라이언은 10년 이내에 355척 이상의 함정을 보유하는 것이 백악관 정책 우선 사항이라고 강조하며 국방부와 의회, 그리고 각 군 수뇌부들의 적극적 참여와 실행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355척 달성을 위한 ‘30년 함정 건조 계획’의 초안은 바이든 행정부로의 정권이양을 40여 일 남겨둔 2020년 12월 9일에 나왔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로 인해 기존 전투함 건조도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이후에는 공급망 붕괴와 숙련된 기술자들이 대거 이직하면서 전투함 미국 해군 전력화도 점점 지연된다. 특히 미국 해군의 기반전력이라고 할 수 있는 호위함, 즉 경비 및 초계임무를 수행하고 대함전, 대잠전, 대공전 능력을 갖춘 전투함의 배치는 계획 대비 차질이 심각한 상황이다.
#대규모 건함사업 대차게 말아먹은 미국 해군
여기에 더해 미국 해군의 경우 2000년대 중반 이후 당대 최고의 첨단기술들을 적용한 세 가지 사업들, 호위함인 연안전투함(LCS), 줌왈트(Zumwalt)급 구축함, 포드(Ford)급 항공모함 등의 건함사업을 추진하면서 엄청난 실패를 겪었다. 이 세 가지 사업은 시작은 화려했지만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건조비용과 기간을 초래했다. 또한 취역 이후에도 기술적 문제들이 끊임없이 발생해 추가 비용이 발생했으며, 애초 기대했던 성능을 발휘하는 데도 애를 먹고 있다. 반면, 2021년 3월 기준 중국 해군의 각종 전투함은 360척으로 미국 해군의 297척을 추월했다. 각종 전투함의 배수량 기준으로는 여전히 미국 해군이 앞서지만 척수는 뒤쳐진 것이다. 특히 해군은 전투함을 3직제로 운용한다. 예를 들어 1척이 작전 중이면 나머지 1척은 기지에서 대기를 하고 나머지 1척은 정비에 들어간다.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해군에 밀려
미국 해군은 중국 해군보다 20여 척이 많은 70여 척의 이지스 구축함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3직제로 돌아가는 특성을 고려했을 때 실제 바다에서 작전하는 이지스 구축함은 20여 척에 불과하다. 이 20여 척이 전 세계 바다를 대상으로 임무를 해야 되는 것이다. 중국과의 군사적인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인도 태평양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 중국 해군은 3직제를 고려해도 가용할 수 있는 구축함 전력이 최대 20여 척에 달한다. 결국, 인도 태평양 지역의 미국 해군은 동맹국 해군의 도움 없이는 제대로 된 역량을 발휘하기 어렵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냉전이 끝나고 예산이 줄면서 미국 해군은 정비창에 대한 시설투자를 하지 않았다. 이러다보니 각종 전투함의 정비시간이 길어지면서 임무 투입이 더뎌지는 상황. 반면 중국은 일단 인도 태평양 지역이 홈그라운드이며 국영 조선소들이 중국 해군의 전투함 건조 및 보수와 수리, 정비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호위함 건조에 사활 걸 듯
내년 1월 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게 되면 355척 건함 계획에 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특히 이번 계획의 핵심은 호위함 건조가 될 것이라는 것이 미국 내 관측이다. 미국 해군은 2020년 4월 연안전투함(LCS)을 대체할 차기호위함으로 컨스텔레이션급(Constellation-class)을 채택했으나 건조지연으로 애를 먹고 있다. 컨스텔레이션급 호위함은 선도함 즉 1번함이 핀칸티에리 마리네트 마린(Fincantieri Marinette Marine) 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지만, 2026년 목표로 했던 취역이 2029년으로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해군은 2033년까지 최소 14척에서 최대 18척의 컨스털레이션급 취역을 기대했다. 하지만 납기 지연과 건조 능력의 한계로 2033년까지 계획한 수량을 맞추기는 어려운 상황. 2020년부터는 2년에 3척 건조에 들어가야 했으나 지금까지 연간 1척만 주문되었다. 컨스텔레이션급 호위함은 현재 20척이 건조될 예정이며, 향후 수량은 미국 해군의 노후 전투함의 퇴역에 따라 크게 늘어날 수 있다.
#한국 조선업 미국 해군 호위함 사업 도전 필요
이 때문에 방산업계 일각에서는 MRO 사업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특수선 사업이 미국 진출을 통해 미국 해군 호위함 건조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례로 한화오션의 경우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 조선소를 인수해 현지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6월 국내 기업 중에는 처음 미국 조선업에 진출했다. 특히, 미국 해군은 호위함의 경우 구축함과 달리 자국 내 해외 조선소에게도 사업 진출의 기회를 주고 있다, 컨스텔레이션급 호위함은 1척당 최초 14억 달러(1조 9000억 원) 정도 예상했지만 현재 16억 달러(2조 2000억 원)로 가격이 40% 가까이 올라갔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특수선 사업이 도전해볼 만한 고부가가치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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