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버드 대학 출신의 헹 스위 킷 부총리 역시 국가 지도자급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리콴유 전 총리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진출한 그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싱가포르 재무부 장관에 취임해 나라 살림을 총괄했으며 2019년부터는 싱가포르 부총리를 맡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국가 정상급에 준하는 인물과의 만남에서는 아이스 브레이킹이 필요하다. 초면에 긴장감을 해소하며 상대가 어떤 성향을 지녔는지 판단하는 시간이다. 그런데 헹 스위 킷 부총리와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그런 시간이 없었다. 두 사람은 멀리서부터 서로를 알아보고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리고 헹 스위 킷 부총리의 입에서 “오랜만입니다. 친구”라는 말이 나왔다. 김동연 지사는 헹 스위 킷 부총리와 구면이었다.
두 사람은 김동연 지사가 대한민국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헹 스위 킷 부총리가 싱가포르 재무부 장관이던 2017년부터 돈독한 친분을 쌓은 사이다. G20 정상회의, 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 연합)+3 등 경제협력체의 재무장관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국제금융기구의 연례총회에서 수차례 만나며 유대를 쌓았다. 두 사람은 함께 회의에 참석하고 별도의 양자면담을 갖는 등 양국의 경제협력 강화를 논의했고 이후에는 개인적인 대화까지 나누는 사이로 발전했다.

헹 스위 킷 부총리는 “우리는 재무장관 시절부터 오랜 친구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많은 나라의 재무장관을 만났지만 김동연 지사는 경제와 금융에 대한 지식이 깊으셔서 대화에서 얻는 것이 항상 많았다”라고 김 지사를 치켜세웠다. 김동연 지사가 국제 사회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동연 지사는 “마지막으로 만난 것이 2018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였다. 늦은 밤까지 계속된 공식 회의를 마치고 헹 장관과 따로 만나 솔직한 대화를 나눈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반갑다”라고 맞받았다.
이날 두 사람은 미래산업 혁신을 위한 R&D 교류, 인적교류, 청년교류 등 새로운 분야에서의 협력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김동연 지사의 여러 제안에 헹 스위 킷 부총리는 “좋은 생각”이라고 맞장구치며 적극 호응했다. 교류협력 강화를 위한 고위급 실무그룹 구성, 청년 교류 등의 사안이 급물살을 탈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이런 원활한 협력의 배경에는 김동연 지사의 폭 넓은 인맥이 자리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김동연 지사는 32년의 공직 생활, 특히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시절 세계 최정상급 지도자 및 재무장관들을 만나며 글로벌 인맥을 쌓아왔다.
2017년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이자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으며 김동연은 안으로는 민생과 재정에서 밖으로는 G20 정상회의, 경제장관회의 등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실제로 김동연이 경제부총리였던 2017~2018년 정부의 국가 신용도, 경상 수지, 재정 수지 등 경제 지표는 최근 10년간 가장 좋은 수치를 기록했다.

국가 재정의 안정화와 각종 경제 지표들은 대한민국의 신인도를 크게 높이는데 기여했다. 이는 기업에도 든든한 뒷배로 자리했다. 대한민국이 세계 경제의 흐름과 커플링(일치) 하던 시기다.

김동연의 글로벌 인맥은 경기도지사가 된 후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경기도를 찾아 김동연 지사와 재회했다. 두 사람은 2017년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에서 인연을 맺었다.

캐서린 레이퍼 주한 호주 대사(2021년 7월 정치 입문 직전),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2014년 국무조정실장 시절),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 주석(2018년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시절) 등도 경기도지사가 된 김동연을 다시 만났다. 이 외에도 김동연 지사에게는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맺은 글로벌 인맥들이 줄을 잇는다. 신뢰와 관계성을 중시하는 글로벌 파트너십에서 이런 김동연의 인맥은 값을 매길 수 없는 자산이라는 해석이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