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후보 측은 “모든 언론들이 박근혜 후보에 유리한 상황에서 우리의 돌파구는 SNS다”며 ‘카페트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은 문재인 후보 트위터. |
▲ 박근혜 후보 측은 현실적인 SNS 상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선대위에 독자적인 본부를 설치하는 등 조직의 힘으로 맞서고 있다. 사진은 서포터즈 ‘빨간 마우스’. |
여야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최대 격전장으로 떠오른 ‘SNS’ 선거전을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규모’의 싸움에서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현격하게 압도하지만 ‘조직 체계’ 면에서는 단단히 칼을 갈고 준비한 박 후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번 대선 SNS 주요 통로는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이다. 최근에서야 계정이 만들어진 카카오톡을 제외하고 ‘페이스북-좋아요’ ‘트위터-팔로어’ 등 모든 수치에서 문 후보가 박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표 참조).
문용식 문재인 시민캠프 공동대표 겸 온라인 대변인은 “우리에게 있어서 SNS 전략은 무척 중요하다. 모든 언론시장이 여당 박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언론의 90% 이상이 보수 일색이다. 실로 9:1의 싸움을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 의미에서 결국 우리의 돌파구는 SNS다. 여기서 SNS를 통한 소통과 정보 확산을 통해 불균형한 미디어 환경을 9:1에서 5:5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의 SNS 전략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20~30대 청년층의 투표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SNS 주 이용층이 이들 청년층이다. 이들의 지지율이 아무리 높아도 투표참여율이 떨어진다면 아무 소용없다. 다른 어떤 것보다 SNS를 통한 투표참여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해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 캠프의 SNS전략의 헤드쿼터는 민주 캠프나 선대위 내 조직이 아닌 시민캠프의 ‘SNS 지원단’이다. 지원단 내에는 모니터링팀, 콘텐츠제작팀, 그리고 파워 트위터리안으로 구성된 외부 지지그룹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외곽의 시민캠프 산하 기구라는 점에서 ‘조직력’ 측면에서 약점이 지적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SNS는 결국 주체적 판단과 자기 공감을 통해 확산된다. 위에서 아무리 지시를 내리고 지침사항을 전달해서 확산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율성을 통한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 진영에서 내세운 또 다른 야심작은 ‘문재인 TV’다. ‘문재인 TV’는 SNS를 비롯해 아프리카, 유튜브, 유스트림을 기반으로 제공되는 문 후보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다. 문 후보는 ‘문재인 TV’를 기반으로 각종 활동사항을 유권자들에게 실시간으로 보고하고 있다.
‘변화’와 ‘조직’의 측면에서는 오히려 박 후보를 더 주목할 만하다. 여전히 ‘규모’의 측면에서는 문 후보에 압도적으로 뒤지고 있지만 이를 만회하기 위한 준비를 단단히 한 모양새다. 강요식 SNS소통자문위원장은 “솔직히 말해서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 박원순 당시 후보는 SNS를 선거에 적극 활용하는가 하면, 홍보물 페이지 하나하나에 QR코드가 박혀있더라. 당시 우리는 아무 준비도 없었다. 이길 줄 알고 ‘자뻑’만 하다 당한 거였다. 올해 4월 선대위 준비과정에서 이에 대한 각성이 시작됐고 이후부터는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아예 중앙선대위 산하에 독자적인 SNS본부를 설치했고 캠프 내에 SNS소통자문위원회까지 설치했다. SNS와 관련한 본부장급 기구가 두 개나 설치된 것이다. SNS본부가 시스템 관리와 SNS에 실어 나를 콘텐츠 제작 등 내부 관리를 담당한다면 SNS소통자문위는 본격적인 외연 확대를 담당한다.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이 일명 ‘빨간 마우스’로 명명된 SNS서포터즈다. 박 후보 지지자들을 공개 모집해 SNS 활동 전반에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빨간 마우스’ 내에는 고위층 사회인사들로 이루어진 ‘자문단’, 온라인 보수논객들로 이루어진 ‘논객단’, 청년들로 이루어진 ‘ 울림단’, 문화계 인사로 이루어진 ‘소셜멘토단’으로 구성돼 있다. 페이스북 계정도 공약 발표 등 공적인 소통 공간인 ‘친근혜’와 일반 지지자들의 일종의 놀이 공간인 ‘그네가 있는 놀이터’로 양분해 효과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박 후보 역시 SNS를 통한 청년층과의 소통에 무척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SNS를 통해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박 후보만의 인간미 넘치는 ‘콘텐츠’가 흥미를 끌고 있다.
최근 박 후보는 카카오톡을 통해 ‘박근혜, 이런 모습 처음이야’라는 사진첩을 공개했다. 이 온라인 사진첩 안에는 박 후보가 도복을 입고 단전호흡을 하는 장면, 막 뽑은 가래떡을 아들 뻘 되는 기자들에게 먹여주는 장면, 박 후보가 직접 커피를 뽑거나 피아노를 치는 장면 등이 담겨 있다.
하지만 박 후보 진영에서 역시 애로점은 SNS를 통해 소통하는 지지자들의 ‘규모’ 문제다. 강요식 위원장은 이에 대해 “나름대로 조직은 잘 갖췄지만 그 안의 외연적 규모는 아직 아쉽다. 아무래도 주요 지지층의 연령대가 높기 때문에 스마트폰 보급률 등에서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또 진보진영의 조국, 진중권, 공지영 등 거물급 소셜테이너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에 맞설 인물이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며 현실적인 아쉬움을 피력하기도 했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 박근혜 후보가 카카오톡을 통해 ‘박근혜, 이런 모습 처음이야’라는 사진첩을 공개했다. |
‘플러스친구’는 박이 앞서
이번 대선의 SNS대전에서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곳은 바로 카카오톡이다. 현재 카카오톡 국내 이용자수는 약 3000만 명이다. 페이스북의 3배, 트위터의 4배 이상 되는 수치다.
(주)카카오는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각 후보에게 유료서비스인 ‘카톡 플러스친구’를 무료로 제공했다. ‘카톡 플러스친구’는 ‘친구 동의’를 한 이용자들에게 대량의 콘텐츠 살포가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다. 각 후보는 이 서비스를 통해 ‘친구 동의’를 한 유권자들에게 각종 유세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전파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선거 동안 각 후보가 이 서비스를 통해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의 양은 딱 18개다. 각 후보는 선거 기간 동안 이 18번의 기회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를 두고 머리싸움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팔로어 숫자에서 크게 뒤지는 박 후보 진영은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지지자를 늘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새누리당 SNS본부 조용환 팀장은 “다른 SNS는 다 뒤지고 있지만,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는 우리가 훨씬 앞선 상황이다. 이 부분에 사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