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표정으로 ‘묵비권’ 행사…경찰, 정신감정 의뢰 검토
20대 여성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60대 여성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일이 발생했다. 이른바 '묻지마 살인'이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던 60대 여성 한 아무개 씨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최 아무개 씨(23)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6일 밝혔다.
최씨는 5일 오후 6시경 울산시 남구의 한 건물 3층 복도에서 흉기로 한 씨의 가슴 등을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 씨는 과다출혈로 숨졌다.
최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검거 당시 최 씨는 범행 현장 옆 사무실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가만히 앉아 있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한 씨와 최 씨는 서로 모르는 사이여서 원한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올 2월 대학을 졸업한 뒤 대학에서 조교일을 하고 밤에는 부산의 한 백화점 화장품 코너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해왔다고 한다.
그러다 올 9월께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화장품 코너가 폐업한 뒤 매장 재고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해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학교에 알려졌고, 이때부터 조교 업무를 소홀히 해 학교에서도 권고사직을 당했다고 한다.
최 씨 어머니는 경찰 조사에서 “원래부터 말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일자리가 없어진 9월께부터 웃지도 않고 묻는 말에 대답도 잘 안 했다”고 진술했다.
현재 최 씨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경찰 질문에 철저하게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눈물을 흘리거나 심리적으로 불안한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최 씨를 상대로 정신감정 의뢰를 검토할 계획이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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