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후에도 KERI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주전자재료 등과 후속 연구를 진행했고, 용해·공침 현상의 상세 메커니즘 규명을 통해 고체전해질 생산 시간 단축과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최적화된 업그레이드형 공침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공침법은 원료를 고르게 용액 속에 녹여내고, 이를 침전시킨 후 필터로 걸러내는 과정이 핵심이다. 하윤철 박사팀은 먼저 리튬과 황, 촉매를 적정 비율로 혼합해 리튬의 순차적인 용해 정도에 따라 리튬폴리설파이드와 황화리튬이 연속적으로 형성되는 과정을 분석했다. 이를 3원소(Li3PS4 등) 및 4원소(Li6PS5Cl 등) 고체전해질의 합성 공정에 적용해 다양한 원료들이 빠르고 균질하게 용해·공침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대주전자재료는 실제 고체전해질 양산에 적용될 연속 공정에 관련 기술을 접목했다. 이렇게 산·학·연의 꾸준한 협력으로 고체전해질 생산 시간을 14시간에서 4시간으로 대폭 줄일 수 있는 업그레이드형 공침법이 탄생한 것이다.
최적으로 합성된 고체전해질은 품질도 향상됐다. 기존 제조법들은 양산화(스케일업, Scale-up) 과정에서 낮은 이온전도도를 보여 고질적인 문제가 됐었다. 하지만 이번 업그레이드형 공침법을 양산화 과정에 적용하면 고체전해질의 이온전도도는 5.7 mS/cm를 기록해 액체전해질(~4 mS/cm) 수준을 넘어선다.

관련 연구결과는 높은 평가를 받아 에너지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스(Energy Storage Materials)’에 논문(Lithiation-driven cascade dissolution coprecipitation of sulfide superionic conductors)이 게재됐다. 학술지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JCR Impact Factor’는 18.9로, 해당 분야 상위 4.2%에 속한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이 고체전해질 합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성 코팅막 제조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고, 최근 특허 출원까지도 마쳤다.
KERI 하윤철 박사는 “기존 성과는 고체전해질 제조 방식에 공침 기술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면, 업그레이드형은 공침법의 원리를 상세하게 분석해 최적화를 실현하고, 더 좋은 결과물도 만들어낸 성과”라며 “전고체전지를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생산하는 시대를 활짝 여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