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후 3월 6일 이뤄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부산 방문은 중요한 변곡점이 됐다. 당시 방문에서 부산 시민들 사이에서는 양대 과제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았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는 ‘북극항로 개설’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을 뿐 두 가지 핵심 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당시 회동에서 박형준 시장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는 “북극항로 문제가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며,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에 대해서는 “검토해보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부 금융권에서는 ‘조기 대선’이 이뤄지면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이 사실상 무산될 것이라는 얘기마저 거론하기 시작했다. 이에 부산 시민사회에서 전방위적으로 나서 부산의 양대 당면과제에 대한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을 사랑하는 시민사회연합’과 60개 연계단체는 3월 10일 오후 2시 부산시청 앞 도로변 광장에서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과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의 빠른 촉구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권, 특히 야당인 민주당을 향해 거센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이날 회견에서 “부산시가 추진하는 부산글로벌허브도시조성특별법 제정과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을 위해 박형준 부산시장이 여의도 국회를 찾아갔으나, 면담조차 해주지 않고 홀대했다. 특히 이번 이재명 대표의 부산 방문 시 박 시장의 간곡한 협조 요청에 아예 얘기조차 들어 주지 않으며, 무시하는 것은 민주화의 성지인 부산과 부산 시민 전체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이제부터는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부산을 버릴 것인지를 부산 시민에게 답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과 부산글로벌허브도시조성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속도감 있게 서둘러 부산이 세계적인 ‘물류도시, 금융도시, 첨단산업도시, 교육도시, 관광도시’로 태어나 부산 시민이 염원하는 지역 산업발전과 일자리 창출 등이 조속히 해결되길 강력히 요구한다”며 “부산 시민과 나아가서는 균형 잡힌 대한민국 국민이 한층 더 나은 행복한 삶을 살고, 찾아오는 내 고장 부산이 될 수 있도록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함께해주시길 간곡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역 정치권과 경제계를 넘어 시민사회 전반으로 번진 양대 핵심과제 해결에 대한 요구에 지역 야권조차 당 지도부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부산시당 한 관계자는 “지도부의 정무적인 판단이 요구되는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부산을 사랑하는 시민사회연합’ 이은철 상임공동대표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방이 소멸되면 국가의 위험도는 높아질 것”이라며 “지방과 국가가 함께 존속되도록 하려면, 국가 균형발전의 일환으로 정책적으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에 빠르게 이전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민주당이 조속한 협조를 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전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