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이 취소된 뒤 공우이엔씨는 367억 원을 대위변제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서울 신길동 사옥을 담보 삼아 군인공제회로부터 차입한 현금 480억 원으로 급한 불을 껐다. 한 익명 제보자는 “공우이엔씨 자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시발점”이라고 지적했다(관련기사 [단독] 밑 빠진 독 신세? 군인공제회 자회사 공우이엔씨 자금 리스크 추적).
쎄시오 리조트 사업은 당초 2015년 ‘디오마레 리조트 사업’으로 첫 발을 뗐다. 디오마레 리조트 사업은 ‘옵티머스 저수지’로 지목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곳 중 하나다. 사업이 옵티머스 비자금 조성 창구로 활용됐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였다.
2020년 10월 당시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는 옵티머스 핵심 관계자로부터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영흥도 리조트 수익권으로 200억 원을 파킹시켰다고 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요신문이 입수한 디오마레 리조트 PF(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 약정서에 따르면 D 사는 두 SPC를 통해 40억 원과 70억 원을 조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35억 원이 옵티머스 자금인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SPC의 경우 자금 출처 등을 알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당시 검찰은 디오마레 리조트 사업을 둘러싼 정·관계 로비 가능성을 살피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각종 인허가 이슈를 비롯해 수익자와 수익권을 임의 조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비자금이 로비에 쓰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던 까닭이다. 이 과정에서 군인공제회 ‘전관’이 옵티머스 고문으로 활동한 정황도 포착됐다.

2021년 8월 9일 전주혜 전 국민의힘 의원은 “옵티머스 펀드 사기사건 핵심은 정·관계 로비 의혹이었다”면서 “검찰이 유력 인사로 구성된 옵티머스 고문단을 수사했지만, 전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했다.
전 전 의원은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밝힐 키맨인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에 대한 수사 없이 유력 인사들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결국 (검찰이) 정·관계 로비 의혹에 연루된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디오마레 리조트 사업은 군인공제회를 떼놓고 말할 수 없는 사업이었다. 시공사 공우이엔씨와 신탁사 대한토지신탁이 모두 군인공제회 자회사였기 때문이다. EOD 상황에서 공우이엔씨는 하이투자증권과 함께 대주단을 다시 꾸렸다. 이때 사업 명칭이 디오마레에서 쎄시오로 바뀌었다. 쎄시오 금융주관사와 대주단이 새로 꾸려졌고, 동시에 브릿지론을 통해 디오마레 대주단 채무를 상환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 안팎에선 차환 대출을 통해 옵티머스 사태에 연루된 사업장을 되살려낸 상황을 이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했다고 한다. 부실 사업장의 자금 투입 절차에 배임 소지가 있다는 취지의 지적도 불거졌다.

‘배임 소지’가 제기될 당시인 2020년 무렵엔 사업을 살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런데 2년 만에 군인공제회는 돌연 ‘배임 소지가 있다’는 근거로 사업을 취소했다.
영흥도 리조트 사업 취소는 제20대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 이뤄졌다. 2022년 2월 19일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는 2심 재판서 투자금을 부실채권 인수 및 펀드 돌려막기에 쓴 혐의로 징역 40년형을 선고받았다. 1심 징역 25년형 대비 형량이 대폭 늘어난 판결로 주목받았다. 사실상 김 대표에 대한 중형이 확정된 시점으로 그의 ‘재기 가능성’이 0%에 수렴하기 시작한 때이기도 했다.

김 전 이사장이 이끌던 군인공제회는 2022년 3월 대선을 코앞에 두고 영흥도 리조트 사업 취소를 결정했다. 이는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2심 중형 선고와 맞물리며 묘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안팎에선 영흥도 리조트 사업이 단순한 개발사업이 아니라, 정치권 파워게임과 무관하지 않은 사업이란 분석도 나왔다.
디오마레 리조트 사업이 쎄시오 리조트 사업으로 개편되면서, 금융주관사는 메리츠증권에서 하이투자증권으로 바뀌었다. 하이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했던 증권사 중 하나였다. 하이투자증권은 여전히 옵티머스 사태 이후 관련 송사를 치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연인지는 몰라도, 영흥도 리조트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서 옵티머스, 군인공제회 등 키워드가 지속적으로 얽혀 있었다”면서 “사업이 취소된 시점도 옵티머스 대표에 대한 중형이 사실상 확정된 때였다”고 돌아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은 1616억 원 규모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어려워진 자금 사정과 맞물려 공우이엔씨가 ‘군 관사 관리비’를 유용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관련기사 [단독] 자금난 막는데 썼나…공우이엔씨 ‘군 관사 관리비’ 유용 의혹).
앞서의 익명 제보자는 “쎄시오 리조트 사업 취소 이후 공우이엔씨 자금난이 본격화 됐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군인공제회의 지원뿐”이라면서 “옵티머스와 자꾸 얽혔던 쎄시오 리조트 사업을 배임 소지가 있다는 근거로 취소한 것이 더 큰 배임 소지를 낳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옵티머스가 영흥도 리조트 사업 초기 자금을 투입한 사안과 관련해 군인공제회 측은 “군인공제회와 관계가 없는 일”면서 “검찰에서도 (당시) 다 조사를 했는데 군인공제회 관련해 특별하게 나온 이야기가 없다”고 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