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 씨가 발견된 장소는 서천읍내 중심부와 멀지 않은 곳으로 인근 아파트 단지와 불과 400m가량 떨어진 장소다. 피해자 A 씨의 집과도 불과 1km 정도 떨어진 가까운 곳이다. 경찰은 A 씨가 공터 부근 인도를 걷다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했다. 범행 현장은 왕복 4차로 옆 인도로 평소에는 밤 9시에서 10시 무렵에 주민들이 많이 오가는 곳으로 A 씨처럼 운동 삼아 이 길을 오가는 주민들이 많은 산책로였다. 다만 그날은 비바람이 몰아쳐 인적이 드물었다.
읍내 중심부와 멀지 않은 곳이었지만 범행 현장 인근에 방범용 폐쇄회로(CC)TV는 없었다. 적어도 아무데서나 벌어진 살인 사건은 아니다. 범인이 CCTV 없는 장소를 물색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경찰은 실종사건을 살인사건으로 전환해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주변 상가 CCTV 등을 토대로 용의자로 30대 남성을 특정했다. CCTV 등에 비 내리는 밤거리를 후드 모자를 눌러 쓴 한 남성이 우산도 쓰지 않은 채 같은 길을 반복해서 오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렇게 이 남성은 이날 밤 8시 반부터 1시간 넘게 이 거리를 배회했다. A 씨는 9시 45분 무렵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현은 경찰 조사에서 “숨진 여성과는 처음 본 사이”라고 진술했다. 이지현은 범죄 현장 일대를 한 시간가량 오가며 범죄 대상을 물색하다가 A 씨를 발견하고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대상으로 물색된 ‘아무’에게나 흉기를 휘두른 전형적인 ‘묻지마 살인’이다.
살인 동기에 이지현은 경찰 조사에서 “금융사기를 당해 돈을 좀 많이 잃어 너무 큰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며 “세상이 나를 도와주지 않는 것 같아 힘들어 일단 흉기를 가지고 밖을 나왔다가 피해자를 보고 충동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살인에 쓰인 흉기는 며칠 전 길에서 주워 집에서 보관하던 것이라고 한다.
이지현은 3월 5일 구속됐다. 대전지법 홍성지원은 이날 이지현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대전지법 홍성지원에서 취재진을 만난 이지현은 “죄송하고 너무 미안하다. 인생이 너무 답답하고, 뭐를 좀 해보려고 했는데 다 막혀서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3월 7일에는 충남경찰청이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이지현의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했다. 다만 5일의 유예기간을 두고 3월 13일에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중대범죄신상공개법)에 따르면 피의자가 서면으로 이의 없음을 표시하지 않는 경우 피의자에게 신상정보 공개를 통지한 날부터 5일 이상의 유예기간을 둬야 한다.

한편 이지현은 지적장애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현은 3년 전부터 서천군 산하기관 등에서 행정업무 보조 등의 업무를 해왔는데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지만 업무 수행 과정에서는 일반인과 큰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이번 사건으로 경찰에 체포된 뒤에도 수사관의 조사 과정에서 소통에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또 신상정보도 공개가 결정된 뒤 이의를 제기해 5일의 유예기간을 활용하는 등 중대범죄신상공개법이 보장하는 신상공개 대상자의 인권 보호 및 방어권 보장을 위한 절차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이지현은 변호사를 선임해 경찰 조사 과정부터 조력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유족은 YTN과 인터뷰에서 “계획범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신질환 주장하면서 감형을 받으려고 한다면 그런 일은 우리나라에서 있으면 안 되고 최대한 형량을 무겁게 해서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동선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