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인 40대 교사 A 씨가 자해로 인해 응급수술을 받고 병원에서 회복 중이다. 최근 A 씨의 건강이 다소 호전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세상을 떠난 피해 학생의 이름이 공개된 상황에서 여전히 피의자인 교사는 A 씨로만 보도되고 있는데, 경찰은 신상정보 공개를 검토 중이다.

2월 10일 오후 4시 30분~ 5시 교사 A 씨는 하교 중이던 하늘 양에게 ‘책을 주겠다’며 시청각실로 유인해 흉기를 휘두른 뒤 자해했다. 하늘 양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급히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세상을 떠났다. 하늘 양을 살해한 뒤 자해한 A 씨는 목과 팔 부위에 상처를 입은 채 발견됐고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수술을 받았다.
응급수술을 앞두고 A 씨는 경찰에게 “‘어떤 아이든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 맨 마지막으로 나오는 아이에게 ‘책을 주겠다’고 시청각실로 유인했다”며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은 A 씨가 응급수술을 받은 뒤 대면 조사를 이어갔지만 갑자기 A 씨의 혈압이 상승하면서 조사가 중단됐다. 그나마도 수술 후 대면조사는 단답형식으로 이뤄져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그동안 경찰은 주변 수사에 집중했다. 우선 A 씨 주거지와 차량, 학교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A 씨의 휴대전화와 PC 등 확보해 포렌식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A 씨가 범행 당일 살해 도구와 과거 살인 사건 기사 등을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주변 CC(폐쇄회로)TV를 확보하고 인근 탐문 수사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범행 당일 A 씨가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학교 밖으로 무단 외출해 인근에서 흉기를 구입한 것이 확인했다.
이미 A 씨가 응급수술을 앞두고 범행을 자백한 상황에서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분석해 계획 범행 여부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현재 전담수사팀은 담당 의료진과 협의 중인데 의료진은 2월 25일 A 씨에게서 산소호흡기를 제거한 뒤에도 경찰 대면조사를 받을 만큼 호전된 상태는 아니라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지만 경찰이 3월 7일 체포영장을 집행해 피의자 신병을 확보한 만큼 곧 대면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의료진과 협의를 거쳐 체포영장을 집행한 만큼 조사를 받을 수 있을 건강이 회복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찰 수사는 대면조사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 대면조사를 통해 마지막 확인 과정만 거치면 검찰 송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A 씨의 신상공개 여부도 결정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신상 공개는 유가족 동의를 거쳐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에서 충분한 검토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라는 원칙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다.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중대범죄신상공개법)은 국가, 사회, 개인에게 중대한 해악을 끼치는 특정중대범죄 사건 피의자의 신상정보(피의자의 얼굴, 성명 및 나이)를 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무 이유 없이 초등학생을 흉기로 살해한 교사인 A 씨는 중대범죄신상공개법이 정한 특정중대범죄 피의자로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고, 피의자가 그 죄를 범하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는 등 신상공개 요건을 갖추고 있다.
다만 피해자 보호 필요성, 피해자(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피해자의 유족을 포함한다)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신상정보 공개 대상인 특정중대범죄 피의자일지라도 신상공개로 인해 피해자의 신상까지 외부에 알려지는 등 피해자 보호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미 피해자 김하늘 양의 이름과 나이, 사진 등이 이미 공개된 데다 유가족이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를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신상은 이미 어느 정도 공개된 상황이기도 하다. 우선 하늘 양 부친이 건양대병원 응급실 앞에서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가해자는 48세 여자 분이다. 아들은 이번에 수능을 봤다고 한다. 2학년 3반의 담임이자 정교사”라고 말했다. 이후 온라인에선 출신 대학과 학번 등 A 씨 관련 구체적인 정보가 유출됐다. 심지어 약하게 모자이크 처리된 한 여성의 사진이 A 씨 사진이라고 공유되고 있다.
경찰에서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할지라도 실제 공개까지는 다시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중대범죄신상공개법에 신상공개 대상자의 인권 보호와 방어권 보장을 위한 절차가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우선 피의자에게 신상정보 공개를 통지한 날부터 5일 이상의 유예기간을 둬야 하는데 피의자가 서면으로 이의 없음을 표시하면 유예기간 없이 바로 공개할 수 있다. 또 수사기관은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된 피의자에게 행정심판법과 행정소송법에 따라 불복할 수 있음을 공지해야 한다. 이런 절차를 활용해 우선 5일의 유예기간을 확보한 뒤 이 기간 동안 신상정보 공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및 신상정보 공개 처분 취소 청구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화성 오피스텔 여자친구 살인사건’의 김레아, ‘화천군 북한강 토막 살인 사건’의 양광준, ‘자경단 성착취물·딥페이크 제작 및 유포 사건’의 김녹완 등이 이런 제도를 활용했다. 이로 인해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된 뒤 실제 공개까지 김레아는 17일, 양광준은 6일, 김녹완은 17일이 걸렸다.
전동선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