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국민연금의 주주활동 첫 단계인 ‘비공개 대화 대상 기업 선정’조차 이뤄지지 않았으며, 사전절차에 해당하는 비공개 면담만 13개 기업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같은 시기에 도입된 산업안전 항목에서 4개 기업이 비공개 대화 대상으로 선정된 것과 비교해 현저히 저조한 수치다.
또한 기후변화 사안과 관련해 비공개 대화 대상 기업을 ‘3곳 내외’로 제한한 규정 자체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해외 주요 연기금들이 매년 수십, 수백 개 기업과 기후 리스크 개선을 위한 대화를 진행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민연금이 운용하는 자산은 1200조 원에 달하며, 투자 기업 중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시한 312개 기업 금융배출량은 우리나라 전체 배출량의 약 4%를 차지한다. 특히 한국전력공사, 포스코홀딩스, 현대제철 등은 국민연금이 최대주주 또는 주요주주로 영향력이 크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기업들로 꼽힌다. 금융배출량은 금융기관이 투자나 대출 등 금융활동을 통해 간접적으로 기여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말한다. 금융배출량은 금융기관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측정하고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사용된다.

황보은영 기후솔루션 기후금융팀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겉으로는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구체성과 실효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해외 연기금에 비해 부족하다”며 “국민의 노후 소득을 책임지는 사회 안전망이자 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 세계 3대 연기금으로서, 기업의 기후위기 대응 강화를 유도하여 장기적인 수익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국민연금이 실효성 있는 기후 리스크 관리를 위해선 △중점관리 기업을 확대하고 한전·포스코·현대제철 등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을 우선적으로 관리할 것 △해외 투자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해외 기업과의 대화를 강화할 것 △모든 과정에서 정보공개 범위를 확대할 것 △관여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필요 시 강력한 후속 조치를 이행할 것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