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럴드경제배는 한해의 장거리 최우수마를 가리는 ‘스테이어(Stayer) 시리즈’의 첫 관문으로 매년 서울과 부경의 장거리 강자들이 대거 출전한다. 특히 올해는 작년 트리플크라운(최우수 국산 3세마)을 차지했던 ‘석세스백파’ 외에도 5전 5승의 ‘원평스톰’, 우수한 혈통으로 꾸준한 기대를 받아온 ‘스피드영’, 최근 압도적인 장거리 성적을 자랑하는 ‘미러클마린’ 등이 출전해 배당에서부터 호각을 다퉜다. 해당 네 두의 단승률이 각각 4.0배, 5.0배, 5.9배, 4.7배였던 점에서도 이번 경주가 얼마나 박빙이었는지를 짐작된다.
출발대가 열리자 4번 게이트에서 빠르게 출발한 ‘미러클마린’이 안쪽에서 선행에 나서며 편안하게 선두에 자리 잡았다. ‘미러클마린’은 2코너까지 여유롭게 경주를 이끌었고, 그 2마신 뒤를 ‘석세스백파’가 따랐다.
그러다 4코너를 지나 직선주로에 들어서자 ‘미러클마린’은 걸음이 무뎌지며 선두권에서 물러났고 ‘스피드영’이 빠르게 추입해 나왔다. ‘스피드영’은 마지막까지 ‘석세스백파’와 치열한 접전을 벌였지만, 결승선을 먼저 통과한 건 ‘석세스백파’였다. 두 마리의 도착차이는 겨우 머리차였다.
이로써 ‘석세스백파’는 모마 ‘백파’와 외삼촌 ‘백광’의 영광을 재현하며 올해 장거리 최우수마 자리에 한발자국 먼저 다가서게 됐다.
이날 경주 직후 인터뷰에서 서승운 기수는 “예전에 ‘미러클마린’에 기승했기 때문에 선행을 갈 걸 알고 있었다. 조교사님과 상의한 작전대로 잘 이뤄진 것 같아 기쁘다”며 “‘석세스백파’는 어릴 때 타보고 오랜만에 탔는데 그간 많이 성장한 게 느껴져 앞으로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YTN배에는 ‘글로벌히트’가 출전할 것 같은데 붙으면 재밌는 경주가 될 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돌봄의 손길 기다리던 구조마 ‘유니콘’ 마사회 품에 안겨

2006년, 마사회가 승마용으로 독일에서 수입한 말인 유니콘은 이후 두 차례 소유자 변동 끝에 문제의 공주 소재 목장으로 이동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한 채 학대와 방치 상태에 놓였던 유니콘은 지난해 11월 극적으로 구조돼 경기도 이천의 임시 보호소에서 4개월간 생활하며 안정을 찾았으나, 24세의 고령이라는 이유로 입양자나 입양기관을 만나기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한국마사회는 유니콘이 더 이상 낯선 곳을 전전하지 않고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입양을 결정하고,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유니콘이 지냈던 한국마사회 장수목장(전북 장수군 소재)에 새 보금자리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오랜 시간 사람을 위해 살아온 유니콘이 이제는 넓은 초지를 편안히 뛰놀며 자유롭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한국마사회의 말 전문 수의사를 비롯한 전문인력들이 직접 보살필 계획이다.
한국마사회 유성언 말등록복지센터장은 “이번 입양을 통해 말이 단순한 소유물이 아니라 평생 돌봄을 받아야 할 생명체라는 인식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 학대받거나 방치된 말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우리 사회가 말과 공존할 수 있는 선진적인 복지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