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롯 오디션 열풍을 불러온 7인방인 미스터트롯1 TOP7 가운데 한 명인 정동원은 대표적인 트롯 신동 출신이다. 12세 때인 2018년 전국노래자랑 함양군 편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며 차세대 트롯 유망주로 주목받은 정동원은 2019년 7월 SBS ‘영재발굴단’에서 트롯 아이돌로 소개된 바 있다. 2019년 11월에는 KBS ‘인간극장’의 ‘트로트 소년, 동원이’ 편에서 정동원과 가족들의 일상이 소개된 바 있다.
그리고 2020년 1월부터 방송을 시작한 TV조선 ‘미스터트롯1’에 출연해 최종 5위에 오르며 TOP7에 이름을 올렸다. 12세 때부터 트롯 신동이라고 불리던 정동원은 그렇게 14세의 나이에 톱스타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2020년 MBN ‘보이스트롯’에 출연해 2위를 차지한 김다현도 있다. 당시 나이가 11세로 정동원보다도 어리다. 이후 김다현은 2021년 TV조선 ‘미스트롯2’ 3위, 2024년 MBN ‘현역가왕’ 3위를 기록한 뒤 같은 해 MBN ‘한일가왕전’에서는 비로소 1위에 올랐다. 트롯 신동 출신으로는 최초의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1위 등극이었다.

2024년에 벌어진 MBN ‘현역가왕1’과 TV조선 ‘미스트롯3’의 격돌에선 미성년자 출연자들이 돌풍의 주역이 됐다. ‘현역가왕1’에선 전유진(당시 17세), 김다현(당시 15세)이 맹활약을 펼치며 최종 1위와 3위에 올랐으며, ‘미스트롯3’에선 빈예서(당시 11세), 오유진(당시 15세), 정서주(당시 15세) 등이 돌풍을 이어가 결국 정서주는 최종 1위, 오유진은 최종 3위가 됐다.

빈예서는 9세이던 2022년 7월 ‘전국노래자랑’ 남해군 편에서 1등인 최우수상을 받으면서 트롯 신동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2022 청소년트로트가요제’에서는 대상을 받았다. KBS ‘전국노래자랑’ 2020~2022 연말결산에선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전국노래자랑’ 연말결산 최초의 미성년자 우승자인데 이제 막 10세가 된 때였다. 연말결산이 두 달가량 일찍 방영됐다면 9세 참가자가 최초의 대상을 받았을 수도 있었다.
#‘미스터트롯’ 3대 진에 오른 트롯 신동 출신 김용빈
사실 트롯 신동의 원조는 따로 있다. 4세 때부터 트롯을 부르기 시작해 7세이던 1999년 고향 대구의 한 백화점 노래자랑에서 상을 받은 뒤 인근 지역에서 ‘트롯 신동’으로 불리며 각종 행사 무대에 오르기 시작한 김용빈이 그 주인공이다. 젊은 시절 가수가 꿈이었던 할머니와 함께 보육원과 양로원 등에서 공연하며 ‘트롯 신동’으로 명성과 무대 경험을 쌓아 12세 때에는 이미 300곡 넘는 트롯을 외워 무대에서 소화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다. SBS ‘네트워크 고향이 보인다’, KBS ‘토요 아침마당’ 등을 방송을 통해서도 ‘트롯 신동’ 김용빈이 소개되곤 했다.

만약 지금처럼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는 시절이었다면 김용빈 역시 어린 나이에 스타의 반열에 올랐을 수도 있지만 당시 분위기는 그렇지 못했다. 그즈음 장윤정을 필두로 한 신세대 트롯 열풍이 불기는 했지만 몇몇 제한된 가수들만의 영광이었을 뿐, 한국 가요계에서 트롯의 영역은 극도로 제한돼 있었다.
김용빈 역시 10대 초중반에 ‘트롯 신동’이라 불리며 잠시 화제가 됐을 뿐, 정식 데뷔 이후에는 오랜 무명 가수 시절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김용빈의 이름은 서서히 매스컴에서 멀어졌다. 2006년 이후 김용빈의 소식은 사실상 끊겼다. 2008년에 김용빈이 일본 가요계 진출을 목표로 도쿄로 갔다는 기사가 반짝 나오기도 했지만 더 이상의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김용빈이 다시 매스컴에 이름을 올린 것은 2013년이다. 김용빈은 2012년 2집 앨범 ‘보고싶어서’를 발표하고 가요계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무명 가수였다. 그런데 2013년 KBS ‘가요무대’에 출연하면서 다시 한 번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10대 초반의 트롯 신동이 21세의 미소년으로 돌아온 것. 그의 호칭 역시 ‘트롯 신동’에서 ‘트롯 프린스’로 달라졌다.
김용빈은 이미 10대 초반에 가창력과 무대 장악력 등이 검증된 가수였다. 다만 대중이 그를 트롯 가수가 아닌 트롯 신동으로 신기하게 여기기만 했을 뿐이다. 그런데 그가 이제는 성인 트롯 가수로 다시 대중 앞에 섰다.
사실 당시에도 다른 10대 가수들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가요계에서 트롯의 영역이 너무 좁아 트롯 신동들에게는 기회가 적었지만 아이돌 그룹의 경우 오히려 10대가 중심이었다. 2000년에 이미 14세의 나이에 데뷔해 로우틴 스타로 유명했던 보아도 있다.
김용빈의 가능성을 알아본 곳 역시 아이돌을 전문적으로 키워내는 가요기획사들이었다. 당시 가요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SM엔터테인먼트도 김용빈의 가능성을 주목했다. 2014년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용빈은 “SM 이수만 선생님이 저 노래하는 거 보고, ‘아이돌 해보자’며 몇 번 전화 온 적 있지만 거절했다”라며 “아이돌 되면 금방 주목받겠지만 트롯을 못할까봐 겁이 났다”고 밝힌 바 있다.
2012년 2집 앨범 이후 김용빈은 2014년 ‘그리운 사랑’, 2017년 ‘나 아직도/사랑은 어떻게 생겼을까’, 2019년 ‘가요무대 옛노래 애창곡1, 2’ 등의 앨범을 내놓으며 꾸준히 활동했지만 여전히 오랜 무명 가수의 길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후 KBS ‘트롯 매직유랑단’, TV조선 ‘화요일은 밤이 좋아’, MBN ‘불타는 트롯맨’ 등의 방송에 출연하며 꾸준히 활동해온 김용빈은 TV조선 ‘미스터트롯3’에 출연해 대국민 응원 투표 1주 차부터 7주 차까지 내리 1위를 질주하다 결국 대망의 우승을 차지하며 ‘미스터트롯’ 3대 진이 됐다. ‘트롯 신동’이 ‘트롯 프린스’를 거쳐 ‘미스터트롯 진’이 됐다. 그렇게 김용빈은 트롯 신동 출신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우승자 대열에 합류했다.
#2000년대 초중반 양산된 트롯 신동
김용빈이 ‘트롯 신동’이라 불리며 화제를 양산했던 2000년대 초중반에는 유난히 ‘트롯 신동’이라 불리는 이들이 많았다. ‘남인수 가요제’를 기획하는 ‘남인수 선생 기념사업 중앙회’는 트롯 신동 육성을 위해 ‘남인수 꿈나무 발굴 사업단’을 운영했는데 이를 통해 김용빈이 데뷔했다. 이외에 ‘전국 어린이 트로트 가요제’, ‘동해 리틀 트로트 가요제’ 등도 있다. 여기서 수많은 트롯 신동이 배출됐다. ‘전남 완도 트롯 신동’ ‘의정부 신동’ 등 당시 방송을 통해 소개된 트롯 신동들이 많은데 현재까지 트롯 가수로 활동하는 이들은 매우 적다.
김용빈처럼 지금까지 활동 중인 ‘트롯 신동’ 출신 가수로는 양지원도 있다. 4세 때부터 트롯을 부르기 시작해 6세이던 2000년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해 ‘트롯 신동’으로 불리며 다양한 방송에 출연했던 양지원은 2005년에 남인수 가요제에서 청소년부대상을 받아 12세 때인 2006년 ‘Jiwon’s first story’를 발표하며 데뷔했다. 이렇게 남인수 가요제는 2004년에 김용빈, 2005년에 양지원을 배출했다.
양지원은 당시 가요계에서 신세대 트롯 열풍을 주도하던 장윤정, 박현빈 등의 소속사 인우기획이 키우는 신인이라 더욱 주목받았다. ‘틴에이저 트롯 선두주자’로 불릴 정도였다. 게다가 2009년에는 일본 컬럼비아 레코드에서 러브콜을 받아 일본에 진출해 엔카 가수로도 활동했다.
그렇지만 역시 오랜 무명의 길을 피하진 못했다. 트롯 오디션 열풍 초기에 ‘미스터트롯1’에 출연했지만 본선 2차전에서 탈락했다. 이후 양지원은 트롯 가수이자 프로듀서, 작곡가와 작사가 등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역가왕2’ 우승자 박서진이 된 트롯 신동 박효빈
2008년에 등장한 또 한 명의 ‘트롯 신동’이 있다. 13세의 나이에 ‘삼천포의 남자 장윤정’으로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해 화제가 됐던 박효빈이다. 박효빈은 2011년에도 기적의 목청킹2 멤버로 선정돼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했다.

16세의 어린 나이에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어부 일을 하는 ‘소년 어부’였지만 박효빈은 트롯 가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2013년에 데뷔 앨범 ‘꿈’을 발표하며 정식으로 데뷔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당시 ‘트롯 신동’들처럼 순탄하지 않은 무명 가수의 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역에서 길거리 공연을 이어가며 힘겹게 가수 활동을 이어갔다.
기회가 온 것은 2017년이다. KBS ‘아침마당’의 ‘도전 꿈의 무대’ 코너에 출연해 5연승을 기록한 뒤 왕중왕전까지 휩쓸었다. 어린 시절 ‘트롯 신동’과 함께 ‘장구 신동’이라는 별칭을 얻었던 박효빈은 ‘아침마당’에서도 특유의 장구 실력을 뽐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달라진 부분이 있다. 본명인 박효빈 대신 예명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바로 박서진이다.
2018년 박효빈이 아닌 박서진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밀어 밀어’가 엄청나게 히트를 치면서 비로소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한다. 그해 7월에는 KBS ‘뮤직뱅크’에도 출연했는데 당시에는 트롯 가수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8월에 첫 단독 콘서트를 가졌는데 10여 분 만에 전석 매진에 성공했다. 그렇게 박서진은 ‘장구의 신’이 됐다.

당시의 아쉬움은 ‘현역가왕2’를 통해 모두 풀어냈다. 꾸준히 주간 대국민 응원투표 순위에서 1위 자리를 지켜 낸 박서진은 프로그램 중반부부터 대세론을 형성해 별다른 이변 없이 당당히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이렇게 박서진 역시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차지한 트롯 신동 출신 가수 계보를 이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은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