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측 관계자는 오전 10시 22분 “현장 접수가 지연되고 있다”고 다시 공지했다. 이어 “의결권 위임장을 검사하면 오후에 개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기주총에는 법원이 선임한 검사인이 참석해 의결권 위임장을 검사하는 등 주총이 적법하게 진행되는지 조사하는 역할을 맡았다. 사측은 오전 10시 27분 현장 접수를 마감했다.
주총 참석을 위해 평일 오전 충주까지 온 주주들은 발걸음을 다시 본사 밖으로 옮겨야 했다. 사측 관계자는 오전 10시 40분 “의결권 위임장 검사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오후 2시에 주총을 개최하겠다”고 안내했다.
정기주총은 4시간이 지연된 오후 2시에도 열리지 않았다. 김영우 대표는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주주들 사이에선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냐”는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사측이 고용한 주총 진행요원과 주주 간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정기주총은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양측이 의결권 위임장을 얼마나 모았는지에 따라 표결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김영우 씨씨에스 대표 측은 씨씨에스 지분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김 대표 측은 이사회 과반을 차지해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김 대표 측은 주주들로부터 발행주식총수 약 25%에 달하는 약 1286만 주를 위임받았다면서 지난 3월 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었다. 김영우 대표 측은 지난 3월 7일 임시주총에서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2명을 신규 선임했다.
김 대표 측은 경영권 분쟁 상대방인 최대주주 그린비티에스 측은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이 제한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린비티에스 측이 씨씨에스 지분 약 912만 주(약 14%)를 보유하고 있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지분 전량 매각 명령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그린비티에스 측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명령에 불복해 소송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의결권이 제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씨씨에스 소액주주들이 결성해 지분 약 8%를 모은 주주연대는 그린비티에스 측을 지지하고 있다. 그린비티에스는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주장해 화제를 모은 권영완 교수가 공동대표로 있는 회사다. 애초에 씨씨에스가 주식 시장에서 주목받은 건 2023년 11월 권영완 교수를 사내이사로 영입했기 때문이었다.
주주연대와 그린비티에스 측은 지난 3월 7일 임시주총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주연대와 그린비티에스 측은 김영우 대표 측이 의결권 위임장을 위조해 정족수를 채웠다면서 지난 3월 13일 검찰에 고소했다. 임시주총에 참여한 검사인은 “위임장 위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지난 3월 17일 보고서를 냈다. (관련기사 [단독] ‘초전도체 테마주’ 씨씨에스 주총 위임장 위조 논란…끝없는 경영권 분쟁)
이날 정기주총이 계속 지연되자 그린비티에스 측 관계자는 오후 2시 5분 주주들 앞에 섰다. 이 관계자는 “김영우 대표는 주총장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시간을 계속 연기하고 있다. 주총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2시 30분까지 기다려도 김 대표가 안 오면 주총을 거부하는 걸로 알고 우리끼리 주총을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영우 대표 측이 검사인과 중복 위임장 처리 문제로 계속 싸우고 있다. 우리가 받은 위임장에는 ‘혹시라도 다른 위임장이 발견되면 그것은 철회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는데도 김 대표 측은 중복 위임장이라 인정하지 못한다는 식”이라며 “오늘 참석한 우리 측 지분은 36%다. 김 대표 해임도 가능하다. 김 대표는 해임당할까 봐 무서워서 안 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오후 2시 30분이 돼도 주총장에 오지 않았다. 그린비티에스 측은 주총 진행요원에게 “계속 기다릴 수는 없다”며 “2시 40분까지 기다리겠다고 김 대표에게 다시 전해달라”고 말했다.
결국 그린비티에스 측은 오후 2시 40분경 정기주총을 개최했다. 그린비티에스 측은 김영우 대표가 주총 진행을 포기해 대표이사 유고 상황에 해당한다며 정평영 사내이사가 김영우 대표 대신 주총 의장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정평영 사내이사는 권영완 교수와 함께 그린비티에스 공동대표도 맡고 있다.

그린비티에스 측은 발생주식총수의 약 36%인 약 2233만 주를 모았다면서 김영우 대표이사 해임 안건을 가결시켰다. 그린비티에스 측 주식 약 912만 주를 제외해도 소액주주 약 1321만 주가 그린비티에스 측을 지지한 셈이다. 지난 3월 7일 임시주총에서 김영우 대표 측 표로 집계된 1286만 주보다 많다. 위임장 위조 논란과 별개로 그린비티에스 측 지지 의사를 밝힌 주주가 더 많다는 의미다.
이날 정기주총은 오후 3시에 마무리됐다. 이후 그린비티에스 측 씨씨에스 이사진은 이사회를 개최해 권영완 교수를 씨씨에스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권 교수는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떤 형식이든 정리를 하지 않으면 회사(씨씨에스)가 망가지니까 총대를 메기로 했다”고 말했다. 권 교수 측 법무사는 이사회 이후 법원 등기소로 이동해 대표이사 변경 등기를 신청했다.
경영권 분쟁 불씨는 아직 남아있다. 김영우 대표 측은 오후 3시 40분경 일요신문과 통화에서 “정평영 이사가 주주총회를 자기네 마음대로 열었다. 정식 주주총회는 방금 했다”며 “등기소에 항의 방문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오후 3시 50분경 씨씨에스 본사 정문 앞에서 김 대표를 잠시 만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주총 결과를 자세하게 써서 공시하겠다”는 말을 남긴 채 차를 타고 등기소로 이동했다. 김 대표 측은 이날 오후 늦게 정기주총 결과를 공시했다. 김 대표가 진행했다는 주총에서는 김 대표 해임 안건이 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됐다. 김 대표 측은 “검사인이 위임장 전부를 조사하는 동안 정평영 사내이사가 일부 주주들과 정기주총을 진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향후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공시했다.
충주=남경식 기자 ngs@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