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후원금 중 고액후원금 비중’ 국힘 40% 민주당 21%…‘고액후원자 30명 이상’ 국힘 13명 민주당 1명
[일요신문] 345억 원 중 73억 원(21%), 213억 원 중 86억 원(40%). 2024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원회가 모금한 총액과 연간 300만 원 초과 기부자의 후원금(고액후원금) 총액이다. 고액후원금이 국민의힘으로 쏠리는 현상이 극명하게 나타났다.
지난 3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일요신문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받은 ‘2024년 국회의원 후원회 연간 300만 원 초과 기부자 명단’을 분석한 결과, 민주당 국회의원 170명이 받은 고액후원금은 총 73억 원이었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이 받은 고액후원금은 총 86억 원이었다. 국민의힘 의원 숫자는 민주당보다 적다. 그런데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한 고액후원금이 민주당보다 많았다.
전체 후원금에서 고액후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2배였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이 받은 총 후원금은 213억 원이었다. 이 중 고액후원금 86억 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했다. 민주당 의원 170명은 총 후원금이 345억 원이었다. 고액후원금 73억 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1%였다. 국회의원 1인당 평균 후원금은 국민의힘 1억 9722만 원, 민주당 2억 294만 원으로 비슷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고액후원금 비중은 국민의힘을 제외한 다른 정당보다는 높았다. 고액후원금 비중이 조국혁신당은 2%(약 14억 원 중 4295만 원), 개혁신당 15%(약 4억 원 중 6900만 원), 진보당 5%(약 3억 원 중 1750만 원), 사회민주당 3%(약 1억 4000만 원 중 500만 원)였다.
선관위는 하나의 국회의원 후원회에 300만 원을 초과해 기부한 사람의 이름과 생년월일, 직업, 기부일자 등을 공개하고 있다. 정치자금법상 개인은 하나의 국회의원 후원회에 연간 최대 500만 원을 기부할 수 있다. 1인당 총 기부한도는 2000만 원이다. 국회의원 후원회는 기부금을 연간 최대 1억 5000만 원 모을 수 있다. 2024년처럼 선거가 있는 해에는 지역구 의원에 한해 기부금을 최대 3억 원까지 받을 수 있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2024년 12월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대식 의원은 2024년 고액후원금을 가장 많이 받은 국회의원이었다. 사진=연합뉴스2024년 고액후원자가 가장 많은 의원은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김대식 의원은 초선임에도 고액후원자가 41명으로 가장 많았다. 41명에게 받은 후원금은 2억 200만 원이었다. 부산 사상구에서 당선된 김대식 의원은 장제원 전 의원 일가가 운영하는 경남정보대 총장을 역임했다. 부산 사상구에서 3선을 지낸 장 전 의원이 지난 총선에 불출마한 뒤 김 의원이 국민의힘 공천을 받았다.
김대식 의원 고액후원자 중 김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주민은 소수였다. 고액후원자 41명 중 주소를 부산 사상구로 기재한 사람은 4명(9.7%)에 불과했다. 주소가 부산인 후원자는 22명(53.6%)이었다.
고액후원자가 두 번째로 많은 의원은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4선 윤영석 의원 고액후원자는 36명이었다. 36명에게 받은 후원금은 1억 7980만 원이었다. 고액후원자 중 12명(33.3%)은 윤 의원 지역구인 경남 양산 주민이었다.
건설사 동원개발 장복만 회장과 장호익 부회장 부자(父子)는 각 500만 원을 윤 의원에게 후원했다. 동원개발 계열사는 양산에서 골프장 ‘동원로얄컨트리클럽’을 운영 중이다. 또 교육재단을 통해 양산에서 동원과학기술대를 운영하고 있다. 본사를 양산에 둔 송월타올 박병대 회장도 윤 의원에게 500만 원을 후원했다.
고액후원자가 3~5번째로 많은 국회의원 역시 국민의힘 소속이었다. 국민의힘 배준영 이철규 박수영 의원 고액후원자는 각 35명이었다. 고액후원금 총액은 배준영 의원 1억 7470만 원, 이철규 의원 1억 7300만 원, 박수영 의원 1억 7204만 원 순이었다.
세 의원 역시 고액후원자 중 지역구 주민 비중은 절반이 안 됐다. 배준영 의원은 지역구인 인천 강화군, 중구, 옹진군에 사는 고액후원자가 8명(22.8%)이었다. 이들을 포함해 인천이 주소지인 고액후원자는 11명(31.4%)이었다. 이철규 의원은 지역구인 강원 동해시, 태백시, 삼척시, 정선군 주민인 고액후원자가 13명(37.1%)이었다. 박수영 의원은 지역구인 부산 남구에 사는 고액후원자가 8명(22.8%)이었다. 주소가 부산인 고액후원자는 24명(68.5%)이었다.
고액후원자가 30명 이상인 국회의원은 총 14명이었다. 이 중 13명이 국민의힘 소속이었다. 나머지 1명은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었다. 김대식(41명) 윤영석(36명) 박수영·배준영·이철규(35명) 곽규택·김용태·박지원(34명) 장동혁·성일종(32명) 정성국·정점식(31명) 이성권·권성동(30명) 순으로 고액후원자가 많았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2024년 민주당 의원 중 고액후원금을 가장 많이 받은 의원이었다. 사진=박은숙 기자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고액후원자 34명에게 받은 후원금은 총 1억 7000만 원이었다. 34명 중 6명(17.6%)은 박 의원 지역구인 전남 해남군, 완도군, 진도군 주민이었다.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KBS교향악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건수 동아일렉콤 회장은 박 의원에게 500만 원을 후원했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고액후원자가 0명이었다. 이 대표는 2024년 2월 16일 “후원회 오픈 34분 만에 모금액을 가득 채웠다”며 “전체 후원자의 99.78%가 10만 원 이하 소액”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올해 후원금 대부분도 소액후원금이다. 이 대표는 지난 2월 6일 “후원회 오픈 25분 만에 모금액을 가득 채웠다”고 페이스북에 밝혔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고액후원자가 19명이었다. 고액후원금은 총 9470만 원이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처남인 서홍민 리드코프 회장,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 방산업체인 휴니드테크놀러지스 김유진 회장, 서정호 한국앤컴퍼니 부사장은 권 위원장에게 500만 원을 후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고액후원자가 7명이었다. 고액후원금은 총 3400만 원이었다. 고액후원자 중 이준석 의원 지역구인 경기도 화성시 주민은 한 명도 없었다. 고액후원자 7명 중 4명은 주소가 대구였다. 윤석열 대통령 전속 사진가를 지낸 김용위 놀부 대표는 이준석 의원에게 500만 원을 후원했다.
고액후원자 43% 1960년대생…최고령 95세, 최연소 20세
국회의원에게 연간 300만 원 초과하는 돈을 건넨 고액후원자는 어떤 사람들일까. 고액후원자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1960년대생이 가장 많았다. ‘2024년 국회의원 후원회 연간 300만 원 초과 기부자 명단’에서 생년월일이 기재된 3044명 중 1321명(43.3%)은 1960년대생이었다. 뒤이어 1950년대생 727명(23.8%), 1970년대생 702명(23.0%), 1980년대생 268명(8.8%), 1940년대생(7.5%) 순이었다.
1990년대생 고액후원자는 64명(2.1%), 1930년대생은 34명(1.1%)이었다. 2000년대생은 3명, 1920년대생은 단 1명이었다. 최고령 고액후원자는 1928년생으로 후원 당시 만 95세였다. 그 주인공은 신영균 전 국민의힘 상임고문이었다. 신 전 고문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에게 500만 원을 후원했다. 신 전 고문은 2024년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 의원 후원회장을 맡는 등 나 의원을 오랫동안 후원해왔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이종현 기자최연소 고액후원자는 2003년생 김 아무개 씨였다. 2003년생 김 씨는 만 20세였던 2024년 3월 황명선 민주당 의원에게 500만 원을 후원했다. 김 씨 가족으로 추정되는 1971년생 또 다른 김 씨도 같은 날 황명선 의원에게 500만 원을 후원했다. 두 김 씨는 주소가 같았다. 두 김 씨는 황 의원 지역구인 충남 논산시 주민이었다.
차연소 고액후원자는 2002년생 최 아무개 씨였다. 2002년생 최 씨는 만 21세였던 2024년 8월 복기왕 민주당 의원에게 500만 원을 후원했다. 2002년생 최 씨와 주소가 같은 1966년생 또 다른 최 아무개 씨도 복기왕 의원에게 2024년 3월 500만 원을 후원했다. 두 최 씨는 복기왕 의원 지역구인 충남 아산시 주민이었다.
선관위는 국회의원 후원회 연간 300만 원 초과 기부자의 직업도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고액후원자 직업 대부분이 ‘회사원’ ‘자영업’ 등으로 두루뭉술하게 기재된 탓이다. 일례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직업은 회사원으로 기재됐다.
직업이 기재된 고액후원자 3060명 중 1056명(34.5%)은 직업이 자영업으로 기재됐다. 901명(29.4%)는 회사원, 577명(18.8%)은 ‘기타’로 직업이 적혀 있다. 이외에는 사업 66명, 주부 34명, 기업인 28명, 무직 23명, 의사 21명, 변호사 14명 등이었다.
여러 국회의원에게 후원한 사람의 직업이 국회의원 후원회마다 제각각으로 기재되기도 했다. 서홍민 리드코프 회장은 2024년 3명의 국회의원(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김용만 민주당 의원,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에게 각 500만 원을 후원했다. 그런데 서 회장 직업은 각각 ‘사업’ ‘프리랜서’ ‘자영업’으로 적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