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심 재판에서 김호중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 뒤 피해자와 합의서, 피해자가 작성한 선처를 바란다는 탄원서 등을 법원에 제출했다. 법정에서 유·무죄를 따지는 대신 양형을 낮추는 전략으로 재판에 임했지만 결국 징역 2년 6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2심 재판에서도 김호중 측은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했다. 다만 소위 ‘술타기 수법’이라 불리는 ‘사고 후 고의 음주’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부인했다.
지난 2월 12일에 열린 항소심 첫 공판기일에 김호중 측 변호인은 “술타기 할 생각이었다면 경찰에도 스스로 술을 마셨다고 밝혀야 할 텐데 김호중은 오히려 부인했다”며 “솔직하지 못한 점은 대단히 잘못했지만 술타기 수법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술타기 할 생각이었다면 캔 맥주가 아닌 독한 양주를 마셨을 것”이라며 “3500페이지가량의 방대한 수사 기록에서 술타기 수법 관련 내용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수사기관도 술타기 의혹은 의심하지 않았던 걸로 보이는데 검찰은 항소 요지에서 술타기 의혹을 단정적으로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결심공판에서도 김호중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술타기 수법을 쓰지 않았다. 과도하게 오해받아 과도한 처벌로 이어져선 안 된다”며 “1심 형량이 지나치게 무겁고 김호중에게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요청했다.
항소심에서 김호중 측 전략은 양형을 낮추는 데 집중했다. 위험운전을 했으며, 사고 후 조치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사고 은폐를 위해 소속사 차원에서 매니저에게 대리 자수를 지시했으며 소속사 본부장이 사고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폐기한 것도 사실이다. 또 김호중이 사고 직후 사라졌다가 17시간이 지난 뒤에야 경찰서에 출석해 음주 측정을 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사실 관계를 다퉈 유·무죄를 따질 상황은 아니다.
다만 ‘사고 후 고의 음주’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사고를 낸 뒤 집이 아닌 경기도 구리시 소재의 한 호텔로 향한 김호중은 호텔 인근 편의점에 가 캔맥주 네 캔을 구입했다. 검찰은 김호중을 기소하는 과정에서 음주운전 혐의는 적용하지 못했다.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차례 술을 마신 점을 고려하면 역추산 계산만으로 음주 수치 특정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고 후 고의 음주’가 대표적인 사법 방해 행위로 거론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통상적인 술타기 수법의 경우 사고 후 더 독한 술을 마신 뒤 경찰에 그 사실을 알린다. 반면 김호중은 독한 술이 아닌 맥주를 마셨고, 그 사실을 경찰에 알리지도 않았다. 김호중의 변호인은 “젊은 30대 남성이 음료수 대신 맥주를 산 건 상식적인 일”이라며 술타기 수법과는 무관한 단순 음주라고 주장했다.
‘술타기 수법’이 쟁점이 된 이유는 김호중 사건 이후 ‘사고 후 고의 음주’ 등 사법 방해 행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도 김호중 사건과 관련해 강도 높게 사법 방해 행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일선 검찰청에 엄정 대응을 지시했다. 이후 이와 유사한 사고 후 고의 음주 관련 사건이 빚어질 때마다 김호중의 이름이 거론됐다.
또 가장 핵심 혐의인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과도 연결된다. 음주 수치가 특정되지 못해 음주운전 혐의가 적용되지 못한 상황에서 위험운전치상은 당시 김호중이 얼마나 위험한 수준으로 취해 있었느냐가 중요하다. 1심 재판부는 음주운전 사고 직전과 직후 폐쇄회로(CC)TV에 찍힌 김호중의 모습이 음주로 비틀거렸다는 점을 객관적인 증거로 언급했다. 이 부분에 대해 김호중의 변호인은 김호중이 어린 시절부터 발목이 좋지 않아 걸음거리가 비틀거리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선고공판은 4월 25일로 예정돼 있다. 김호중은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았는데 징역 3년 이하라 정상 참작 사유가 있다면 집행유예도 가능하다. 김호중도 항소심 결심 공판을 앞두고 반성문 100장을 채워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 측은 꾸준히 김호중의 발목 통증이 심하다는 부분도 법원에 호소해 왔다.
전동선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