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장면부터 남달랐다.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그림 같은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더욱 눈길을 끈 것은 골장면 이후였다. 정승원은 쏜살같이 자신의 골대 방향으로 내달렸다. 골대 뒤는 대구 FC 팬들이 자리한 원정 응원석이었다.
이 같은 장면이 눈길을 끈 이유는 대구가 과거 정승원이 활약하던 팀이기 때문이다. 정승원은 대구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 2016시즌부터 2021시즌까지 활약을 이어간 바 있다. 하지만 이적 이후 은연중에 섭섭함을 드러내 주목을 받았다.
정승원은 득점 이후 웃는 얼굴로 대구 팬들을 향해 달려가면서도 한쪽 귀에 손을 가져다 댔다. 이는 팬들이 도발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제스쳐였다.
마치 과거 토고 출신 공격수 에마누엘 아데바요르의 셀러브레이션을 연상케하는 장면이었다. 잉글랜드 아스널에서 활약하던 그는 불화 끝에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했다.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 아스널을 상대로 득점 이후 상대 응원석까지 달려가 도발했다. 이는 현재까지도 장기간 회자되는 장면이다.
정승원의 보기 드문 셀러브레이션에 즉각적인 반응도 나왔다. 서울 동료들조차 급히 달려와 정승원을 제지했다. 대구 일부 선수들은 정승원을 향해 강한 항의의 뜻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양측 선수단이 한데 엉켜 혼란이 빚어졌다.
대구는 정승원의 골로 분위기를 내준듯, 후반 막판 연속골을 허용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전반전 제시 린가드의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내리 두 골을 넣으며 대구는 한 차례 역전에 성공했었다. 하지만 정승원과 문선민에게 골을 내줬고 2-3 재역전패를 당했다.
경기가 마무리되고난 이후에도 정승원에게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중계방송사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 주인공으로 역전골을 넣은 문선민이 아닌 정승원을 골랐다. 정승원은 친정팀 대구 관련 질문에 "그동안 이적 이후 대구를 상대할 때, 골을 놓친 것이 많아 집중하려 노력했다. 골이 들어 갔을 때 너무 기뻤다"며 말을 아꼈다.
정승원의 설명대로 그의 커리어에서 대구를 상대로한 골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시즌 수원 FC 유니폼을 입고 리그에서만 11골을 넣으며 득점에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친정팀 대구의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팀을 떠난지 4년차인 이날 경기에서야 골을 넣었고 그 기쁨을 가감없이 표현했다.
자연스레 다음 정승원과 대구의 만남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오는 5월 18일, 대구와 서울은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을 갖는다. 대구iM뱅크파크에서 열리는 대구 홈경기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