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식 공정은 습식 공정보다 친환경적인 데다, 이차전지의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로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활물질·도전재·바인더를 균일하게 혼합하는 데 많은 한계가 있었다.
이에 KERI와 KIMS는 식품이나 제약 업계에서 널리 사용될 정도로 양산성이 검증된 ‘분무 건조(spray drying)’ 기법을 건식 공정에 활용했다. 먼저 KIMS 연구진은 활물질과 도전재를 액체 슬러리 형태로 섞은 다음 유리관으로 된 고온의 챔버에 분사했다.

분무 건조 기법으로 만들어진 활물질-도전재 복합 분말은 건식 공정의 오랜 노하우와 기술력을 보유 중인 KERI 연구진에 의해 고용량 전극으로 탄생했다. 연구진은 활물질-도전재 분말을 바인더와 혼합한 뒤, 특수 설계된 장비를 통해 바인더를 실처럼 가닥으로 늘려내는 일명 ‘섬유화(Fibrillation)’ 작업을 진행했다.
이러한 섬세한 공정을 통해 활물질·도전재·바인더가 구조체로서 더욱 잘 엮어지고, 정교하게 결합됐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결합된 활물질·도전재·바인더를 밀도가 균일한 얇은 필름 형태로 만들어내는 ‘캘린더링(Calendering)’ 과정을 거쳤고, 배터리용 전극까지 제조했다.

공동 연구진은 다수의 실험을 통해 도전재 함량을 기존 건식 전극 문헌에 보고되는 2~5%에서 0.1% 수준까지 획기적으로 낮췄고, 활물질 함량은 세계 최고 수준인 98%까지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방식으로 제조된 건식 전극은 상용 전극(2~4mAh/㎠)의 2배에 달하는 약 7mAh/㎠의 면적당 용량(Areal Capacity)을 달성했다. 관련 연구결과는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재료 및 화학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논문이 최근 게재(IF 13.3 / 상위 3%)됐다.

한편 KERI와 KIMS는 모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출연(연) 간 융합 연구의 모범 사례로 꼽힐 만한 이번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 융합연구사업(CAP21044-210)과 산업부 기계장비산업기술개발사업(RS-2024-00507321)을 통해 공동 진행됐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