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원 A씨는 “포드나 스텔란티스에 협상하기 위해서 시도는 하고 있지만 만나주려고 하지도 않는다. 작년도 당기순이익의 거의 90%가 (고환율, 즉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환차익으로 났다. 실제 영업이익은 거의 없다. 이 상황에서 100억 가까운 관세를 물게 되면 저희는... 도산할 수밖에 없다”라고 절규했다.
이어 “중소업체들 입장에선 협상대응력도 부족할 뿐더러 자금력도 취약한데 경기도가 저희 고객(포드, 스텔란티스)들과 협상이 끝나기 전까지라도 일부 관세를 보조해 주면 감사할 것 같다. 또 정부는 힘들더라도, 경기도가 사절단을 만들어 관세를 협상할 수 있는 창구라도 만들어주셨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대림대 자동차과 김필수 교수는 “김동연 지사가 제안한 (경제특명)전권대사가 굉장히 중요하다. 트럼프는 관세를 먼저 질러놓고 맞상대, 카운트 파트너와 딜을 하려 하는데 국내엔 패키지 딜을 할 수 있는 카운트 파트너가 없다. 그러다 보니 일방적으로 몇 달 동안 얻어맞을 수밖에 없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김 교수는 “1%, 2% 영업이익률 상태에서 관세가 부과되면 부품사는 그냥 엎어진다. 아무도 못 견딘다. 경기도에서 김 지사가 주관이 돼 정부의 역할을 주도해서 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미시간주는 지난 3월 28일~30일 1인치 이상의 얼음 강풍(‘아이스 스톰’)으로 인해 극심한 피해를 입은 상태였다. 휘트머 주지사가 3월 31일 주내 10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을 정도다.
대형재난으로 인한 긴급상황임에도 휘트머 주지사는 김동연 지사와 만나겠다고 화답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을 이끄는 미시간주의 주지사로서 트럼프발 관세 쇼크 문제의 중대성을 인식해서인 것과 동시에 김동연 지사와의 파트너십도 작용했을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동연 지사는 관세 문제에 손을 놓고 있다시피 한 정부와 정치권이 “우리 경제에 죄를 짓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 일이 있다. 대선 출마 선언 이후의 금쪽같은 시간이지만, 중소기업인들의 간절한 요구가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여겨진다.

광진 아메리카는 GM으로부터 우수부품 공급업체로 22번이나 선정된 탄탄한 회사다. 그런 회사의 임직원들도 평택항 간담회와 비슷한 톤의 대화가 오갔다. “관세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우려의 말들이다.
김동연 지사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전쟁’이 “미국 경제와 국제경제에 대한 자해행위”라고 규정했다. “트럼프의 관세정책으로 공급망 체제가 흐트러지게 되면 자칫 한국산업의 공동화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했다.

김동연 지사는 11일(현지시간) 휘트머 주지사와 만날 예정이다. 회담에 앞서 현지에 진출해 있는 자동차 부품기업 7개 사와 ‘관세 민관 공동대응 라운드 테이블’도 마련했다. 관세 공동대응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김동연 지사는 “절실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왔다. 자동차 문제에 경기도와 미시간주가 협력할 일이 많은데 제가 있는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