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F는 일반 사모펀드보다 규제가 느슨하다. 앞서 2021년 금융위원회는 사모펀드를 일반 사모펀드와 PEF로 나눴다. 일반 사모펀드는 전문 투자자나 3억 원 이상 투자자만, PEF는 기관투자자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했다. 일반 사모펀드는 매달 업무보고서를 제출하고 펀드보고서를 분기별로 금융당국에 내야 한다. PEF는 업무보고서 제출 의무는 없다. 펀드보고서는 반기에 한 번 제출하면 된다. ‘선수들의 영역’인 PEF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려는 조치였다.
그러나 최근 PEF가 기업의 장기 성장보다는 단기적인 이익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규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연구원에 사모펀드 제도 전반에 대한 연구용역을 맡긴 상태다. 지난 3월 26일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모펀드 관련 글로벌 스탠더드 규제와 비교할 때 우리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짚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PEF 규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윤상 법무법인 정윤 변호사는 “PEF는 기업을 인수한 후 5~7년 후에는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선다. LP(기관투자자)들에게 이익을 남겨주기 위해서다”며 “PEF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졌는데 아예 방치만 할 수는 없다. 보완할 부분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규제 방법이 거론된다. 우선 PEF에 공시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반 공시를 할 경우 LP들이 PEF 운용사들을 감시·감독할 수 있고,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PEF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모펀드가 대기업만큼 규모가 커졌다. PEF의 운용 자금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또 PEF 출자자 정보 등을 일반에 공시하면 ‘먹튀’ 행위는 줄어들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한편에서는 PEF를 운용하는 PEF 운용사 진입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기관전용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PEF 운용사는 422개사에 달한다. 노윤상 변호사는 “PEF 운용사가 난립해 있는 면이 있다”며 “진입 허들을 높일 필요도 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한국보다 PEF 규제가 한층 촘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는 PEF 운용사에 분기별로 LP에 펀드 성과 등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매년 외부 감사도 의무화하고 있다. EU는 AIFMD(대체투자펀드 운용사 지침) 규정을 통해 PEF의 과도한 차입을 제한하고 있다.
다만 PEF 규제 강화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금감원 출신 한 교수는 “홈플러스 신용등급이 떨어질 걸 알면서도 PEF가 CP(기업어음) 등을 발행해 CP 투자자를 기만한 것은 사실 PEF가 아니라 다른 경영자였어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며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기존의 시장 질서에서 잘 다루면 되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PEF 활동을 과도하게 규제했다가 기업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PEF 운용사 한 관계자는 “PEF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PEF의 장점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PEF 규제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금감원장은 지난 3월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기관전용 사모펀드는 경기변동 과정에서 산업 구조조정을 하는 등 한국 경제 재편에 도움을 많이 줬다”며 “사모펀드의 본질적인 기능을 훼손하는 방법으로 제도를 바꾸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 다른 관계자는 “아직 규제의 방향성을 정하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보완할 부분은 보완하겠지만 하루아침에 제도를 뜯어고칠 수는 없다”라고 답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